인스타그램 좋아요 수 감추면 업계 문법 바뀔까

MAU 줄면 광고슬롯 단가 하락 가능성 있어

인터넷입력 :2019/11/19 07:11

인스타그램이 게시물에 달린 ‘좋아요’ 수를 숨기는 기능의 적용 대상을 계속해서 확대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를 매개로 광고해오던 브랜드나 디지털 마케팅 전문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14일(현지시간)부터 한국, 미국,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추가로 좋아요 수 숨기기 조치를 적용했다. 해당 국가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이용자의 타임라인 게시물에서는 좋아요 수가 보이지 않게 된다. 인스타그램은 이미 지난 5월경부터 캐나다,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등 7개 국가에서 좋아요 수를 숨기고 있다.

인스타그램 좋아요 수 노출 제한

좋아요 수 노출 제한 실험의 대상이 된 이용자는 일반 콘텐츠나 광고 콘텐츠(스폰서드 콘텐츠)에 집계된 구체적인 좋아요 수를 볼 수 없다. 대신 'OO님 외 여러 명이 좋아합니다', 'OO님 외 1천 명 이상이 좋아합니다' 등으로 표출된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좋아요 수 숨기기는 지난 5월 (캐나다 등 1차 적용) 이후 한국, 미국 등에서도 적용됐다”며 “앞으로 시기를 특정할 순 없지만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많은 좋아요 수를 받지 못한 이용자들이 박탈감을 느낀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이에 일부 브랜드, 디지털마케팅 업체들 사이에서도 인스타그램에서의 전략을 변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스타그램부터가 손해를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좋아요 기능은 인스타그램이 월간이용자수(MAU) 10억명 이상으로 성장하도록 한 주요 기능 중 하나였다. 게시물에 대한 호감을 좋아요 클릭 한 번으로 쉽게 나타낼 수 있었다.

그런데 좋아요 수가 보이지 않게 되면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에서 이전과 같은 효용을 느끼지 못해 플랫폼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이에 따라 MAU가 줄어들면 인스타그램의 주요 매출원인 광고 사업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광고주는 광고 콘텐츠를 게시하기 전 미리 카테고리·도달률 등을 정해놓고 선불로 비용을 지불한다. 광고주 콘텐츠가 좋아요를 많이 받는다고 해서 인스타그램에 추가 비용을 내는 등의 방식이 아니라는 것. 그런데 MAU가 떨어지면 인스타그램이 타 플랫폼에 비해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결국 인스타그램의 광고 슬롯 단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마음이 뜨면 플랫폼 자체로나 광고주 모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광고를 팔 수 있는 판 자체의 가치가 떨어져 가령 100명이 보던 거를 90명밖에 안 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아요 수 없애기가 플랫폼의 건강(사업 건전성)을 단기적으로 해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외 대다수 이용자를 고려하는 게 인스타그램에선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좋아요 수 숨기기로 인해 콘텐츠 파급력이 줄어드는 것은 막연한 짐작일 뿐 결과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A 업체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이 좋아요 수를 안보이도록 한다기에 동향을 예의주시하고는 있다”며 “하지만 우리 비즈니스 모델에 직접적으로 직접 영향을 받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어 “왜냐하면 인스타그램 게시물 본문에 특정 상품에 대한 구매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를 넣어봤자 링크가 활성화 되지 않는다”면서 “다만 게시물이 아닌 프로필에 링크를 넣으면 활성화 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부분을 활용한 디지털마케팅을 제휴하고 있어, 우리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좋아요 수 숨기기는 일괄적으로 한 번에 도입한 게 아니라, 일부 사용자에 한해서 테스트하는 중으로 (광고주 등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며 “그래서 비즈니스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