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로 얼음 낀 물웅덩이 달려보니

스티어링 휠 조향감 우수...주행모드 설정 다이얼 아쉬워

카테크입력 :2020/02/09 09:20    수정: 2020/02/10 09:20

5년만에 새롭게 출시된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정말 보여주고 싶은게 많은 SUV였다. ADAS 주행보조가 전 트림 모두 기본사양으로 들어가고, 온로드 주행 시 스티어링 휠 조향감(핸들링)이 뛰어난 점이 매력인 모델이다.

지난 7일 강원도 홍천군 샤인데일리조트와 모곡레저타운 등에서 진행된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미디어 시승행사에 다녀왔다. 편도 36km 거리의 온로드 주행과 약 1.5km 거리의 11가지 오프로드 체험 순서가 쉴틈없이 이어졌다.

시승차량은 D180 SE 트림으로 디젤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I4 터보 디젤 엔진과 함께 48볼트 배터리가 들어가는 구조다. 만약 차량이 시속 17km/h 이하로 주행하면 엔진 시동이 멈추고, 리튬이온배터리 등을 통해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저장시켜준다. 정차 시 불필요한 엔진 가동을 멈춰 연비 효율성을 높이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쉬운 것은 이날 시승이 거의 고속구간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체험은 할 수 없었다. 대신 차량의 스티어링 휠 조향감, ADAS, 오프로드 성능 특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I4 터보 디젤 엔진의 총배기량은 1999cc, 최고출력은 180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43.9kg.m(1500~3000RPM)이다. 연료탱크 용량은 65리터며, 스틱형 ZF 9단변속기가 장착됐다.

모든 트림에 4륜구동(AWD) 방식이 적용된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저속 와인딩 구간에서 안정적인 스티어링 휠 조향감을 나타냈다. 운전자가 크게 힘을 주고 조향을 할 필요가 없고, 불안정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접지력을 보여준다. 참고로 시승차량에는 안정적인 온로드 주행 시에는 전륜에만 토크를 배분해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인텔리전트 AWD’ 시스템이 장착됐다.

기존보다 더 입체적인 테일램프 디자인을 갖춘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사진=지디넷코리아)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실내.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10.25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카메라 룸미러 등이 들어갔다.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어시스트,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의 ADAS 주행보조 시스템들은 모든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트림에 기본사양으로 들어간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진입 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의 ADAS를 써봤다. 차선유지 어시스트는 차선 중앙 유지보다는 이탈 방지 성격이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면 차 스스로 차선 내에서 지그재그 주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제동능력은 경쟁 차종 대비 매우 센 편이다.

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가장 멀게 설정하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봤는데, 앞차가 브레이크 등을 점등시키며 속도를 줄일 때 차량이 아주 빠른 속도로 제동을 해주는 느낌이다. 사람이 살포시 밟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는 안전을 위한 세팅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약간의 울렁거림이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울렁거림이 싫은 운전자라면 차간 거리를 조금 좁히고 속도를 조금 낮추면서 주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디젤 차량이기 때문에, 주행 시 정숙성에 큰 기대감을 줄 수 없다. 오르막길 주행 시 어쩔 수 없이 가속페달을 계속 밟아야 하는데, 이 때 디젤 엔진음이 상당히 크게 들려온다. 어쩔 수 없는 디젤 차량의 한계지만, 엔진 소음은 커도, 언덕길 주행 시 차량 반응속도는 꽤 빠른 편이다. 특히 낮은 RPM 영역대에서 최대 토크를 낸 다는 점은 이 차의 매력이다.

온로드 주행중인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짧은 온로드 주행 체험을 마치고 모곡레저타운에 마련된 오프로드 체험코스에 진입했다. 쉬는 시간이 거의 없이 곧바로 진행됐고, 코스에 대한 브리핑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됐다.

하지만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오프로드 코스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운전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갖췄다.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에는 에코, 컴포트, 오토, 스포츠 등 온로드 주행에 필요한 주행모드와 눈길/잔디밭, 모래길, 진흙길 등 총 세 가지 종류의 오프로드 주행모드가 있다.

이날 오프로드 주행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총 두 종류의 도강체험 구간이다. 진흙모드로 설정을 하면 최대 600mm의 도강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 설명이다.

첫 번째 도강체험의 물웅덩이 깊이는 타이어가 약간 잠길 정도의 수준이라 무난했다. 하지만 두 번째 도강체험에서는 차량 휠하우스 일부분까지 올라갈 정도의 깊숙한 물웅덩이였다.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을 설정해야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구조였다.

당시 강원도 홍천군 지역은 눈과 기온 하락으로 인해 노면이 많이 미끄러웠다. 지디넷코리아가 방문한 7일 날씨는 괜찮았지만, 6일 내린 눈으로 인해 물웅덩이에 얼음이 고여있었다.

하지만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이에 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물웅덩이 구간을 지나갔다. 이 때 가속페달을 깊숙하게 밟지 않고 살포시 밟는 것이 중요한데, 차량은 특별한 이상 없이 주행에 성공했다.

도강 체험에 나서고 있는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스티어링 휠을 잘 잡고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주면 안정적인 물웅덩이 구간을 통과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가장 아쉬운 점은 주행모드 다이얼이다.

이 차량에는 10.25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 룸미러 카메라 등 상위급 차량에 주로 적용된 사양들이 들어갔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상위급 차량처럼 공조 장치 작동에 필요한 별도 디스플레이가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아래쪽에 원형 다이얼 두 개가 마련됐다.

가장 오른쪽 원형 다이얼은 공조장치 온도 설정과 주행모드 등 총 두 가지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만약 운전자가 주행모드를 변경하고 싶다면, 별도 버튼을 누른 다음에 다이얼을 돌려야 한다.

이같은 방식은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버튼을 누르지 않고 곧바로 다이얼 조작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맞은 주행모드를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직관적이다. 스틱형 변속기 주변에 주행모드를 위한 다이얼을 별도로 배치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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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모드와 공조장치 등을 설정하는데 쓰이는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센터페시아 오른쪽 아래 원형 다이얼 작동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2015년 출시 이후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고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프리미엄 SUV”라고 자부하고 있다.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랜드로버 디펜더 등과 함께 올해 판매 핵심 차종으로 선정하고 이를 위한 전략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국내 판매 가격은 D150 S 트림 6천230만원, D180 S 트림 6천640만원, D180 SE 트림 7천270만원, 그리고 가솔린 P250 SE 트림은 6천980만원이다. 가솔린에는 최대출력 249마 (5500RPM), 최대토크 37.2kg.m(1400~4500RPM) 힘을 내는 1997cc I4 터보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