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성, 美 실리콘밸리서 '애플의 심장'을 겨누다

'체험 매장' 팔로알토점 갤S20·Z플립 전시...'카메라 놀랍다' 호평

홈&모바일입력 :2020/02/16 11:00    수정: 2020/02/17 15:39

[샌프란시스코(미국)=이은정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의 안방' 미국에서 체험 매장을 곳곳으로 확대하며 갤럭시 혁신 전파에 나섰다. 지난해 12월에는 애플 본사가 위치한 실리콘밸리에도 첫 번째 공식 매장을 오픈했다. 적진 심장부에 칼을 겨눈 셈이다.

12일(현지시간) 방문한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 팔로알토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는 평일임에도 삼성전자가 전날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 '갤럭시S20'과 새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을 체험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팔로알토 매장은 휴스턴, 롱 아일랜드,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지난해 12월 12일 미국에서 네 번째로 오픈했다. 일반 소비자들은 최신 갤럭시 5G 제품 체험, 맞춤형 고객 서비스, 제품 수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업용 제품 판매와 녹스 워크스페이스 등 삼성 모빌리티 솔루션도 직접 접할 수 있다.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팔로알토점 외관.(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의 아픈 손가락 '5G' 전면에...신제품 맞춰 공간 재구성

팔로알토 매장 입구 밖에서는 통유리 절반을 차지하는 '5G' 글자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애플이 올 하반기에나 상용화할 5G를 삼성 체험 매장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진법의 1과 0을 표시하는 불빛 막대 장식을 설치해 실리콘밸리의 혁신 전통에 대한 경의를 표현했다.

경제문 미국법인 리테일담당 부장은 "팔로알토점은 특히 최신 5G가 소비자들의 일상 생활과 업무 환경에 줄 변화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며 "5G를 활용한 클라우드 게임, 조명·도어 원격 제어 등 커넥티드 리빙 솔루션도 체험 가능하다"고 말했다.

매장에 들어서자 중앙에는 판매를 앞둔 갤럭시S20 수십대가 즐비하게 전시돼 있었다. 바로 우측에는 투명 큐브 속 갤럭시Z 플립이 자태를 뽐냈다. 매장은 레이아웃을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모듈식으로 디자인됐다. 신제품의 스토리나 소비자들의 흥미와 니즈에 따라 공간을 재구성한다.

또 천장에는 붉은빛이 도는 특유의 노란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갤럭시 팬들을 환영한다는 뜻에서 중립적인 색상을 사용했다는 게 매장 직원의 설명이다. 독특한 아치형 천장은 가능성과 해방감을 주고 계절에 따라 조명 분위기가 바뀌기도 한다.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팔로알토점 내부.(사진=지디넷코리아)

■실리콘밸리서 혁신 전파...'애플 텃밭' 미 서부 공략 본격화

이곳 매장은 위치 특성상 팔로알토 인근 IT 기업과 스타트업 직원부터 스탠포드 학생들이 자주 찾는다. 방문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신제품에 대한 교육 세션과 B2B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경 부장은 "이곳 매장은 위치 특성상 팔로알토 인근 IT 기업과 스타트업 직원부터 스탠포드 학생들이 자주 찾는다"며 "방문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신제품에 대한 교육 세션과 B2B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애플스토어에서 진행되는 교육 세션과도 많이 닮아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지만, 미국은 애플 브랜드 파워가 상당히 높은 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팔로알토 매장에서 5분 정도 걸어가니 커다란 애플스토어가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 동부뿐 아니라 서부 지역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갤럭시 언팩 행사 장소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택한 결정에도 이같은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는 미국 동부인 뉴욕에서 노트 시리즈 언팩을 개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년 만에 처음으로 애플에 선두를 내줬다. 미국은 세계 최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 무선사업부 플래그십 수익과 혁신 브랜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전략지이기 때문이다.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팔로알토점 5분 거리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사진=지디넷코리아)

■갤S20·갤Z 플립 카메라·폼팩터에 현지 소비자들 '와우(WoW)'

다소 이른감이 있지만 삼성전자가 샌프란시스코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한 신제품에 대한 반응도 살펴볼 수 있었다. 전날 매장에서는 언팩 행사가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갤럭시 언팩 당일 트래픽은 평소와 비교해 80%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20은 최상위 모델을 중심으로 1억800만 화소, 10배 광학 줌, 최대 100배 소프트웨어 줌, AI 편집기능 등 역대 가장 뛰어난 카메라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갤럭시Z 플립은 위아래로 접히는 새 폼팩터를 갖췄다. 펼치면 6.7인치 화면이 나타나며, 접으면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휴대성이 강화돼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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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갤럭시S20의 줌 기능으로 매장 내에서 25~30m 떨어져 있는 글자를 촬영하고 선명하게 보인다며 놀라워했다"며 "갤럭시Z 플립은 특히 여성이나 젊은 층이 사용하기에 편리할 크기와 선호할 만한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팔로알토점에 전시된 갤럭시Z 플립. 원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제 기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사진=지디넷코리아)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14일부터 갤럭시Z 플립 판매가 시작됐다. 출고가는 165만원이다. 갤럭시S20은 국내에서 오는 20~26일 사전판매, 내달 6일 첫 출시된다. 가격은 ▲갤럭시S20 124만8천500원 ▲갤럭시20 플러스 135만3천원 ▲갤럭시S20 울트라 159만9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