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ITC 예비결정 유감…이의절차 진행"

"LG화학은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해야 할 파트너"

디지털경제입력 :2020/02/16 15:10    수정: 2020/02/17 07:34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벌이는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판결'을 내린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향후 이의절차를 진행하겠다고 16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소송이 시작된 이후 그간 법적인 절차에 따라 충실하게 소명해 왔다"면서 "결정문을 검토한 후, 향후 법적으로 정해진 이의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TC는 14일(현지시간) 앞서 LG화학 측이 요청한 조기패소 판결을 승인하는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렸다. 이번 결정의 구체적인 근거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ITC가 추가적인 사실심리나 증거조사를 하지 않고 LG화학의 주장을 인정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당초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변론(Hearing)' 등의 절차 없이, 오는 10월 5일 ITC위원회의 '최종결정(Final Determination)'만이 남게 됐다.

미국 조지아 주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ITC의 이번 결정에는 양사 간 소송 과정에서 발견된 증거 훼손, 포렌식 명령 위반 등 '법정모독 행위'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LG화학의 영업비밀침해 소송 제기 직후 이메일을 통한 소송 증거자료 삭제 지시, 3만4천개 파일·증거 인멸 등의 혐의를 받는다.

ITC위원회가 최종결정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모듈, 팩 등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이미 1조9천억원을 투자했고, 또 2공장 증설에 추가로 1조원이 투입될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에도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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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TC로부터 공식적인 결정문을 받아야 구체적인 결정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간 견지해 온 것처럼 LG화학은 선의의 경쟁관계이자,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