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와이파이 특허무효소송 패소…"배상금 1조원"

미국 항소법원, 칼텍 특허 인정…배상금 감액 희망 사라져

홈&모바일입력 :2020/03/06 15:15    수정: 2020/03/06 17:0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은 지난 1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과 특허소송에서 패소했다. 와이파이 특허 침해 혐의로 8억3천780만달러(약 9천900억원) 손해배상 폭탄을 맞았다.

하지만 애플은 쟁점 특허 중 하나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이런 애플의 희망은 미국 연방항소법원 판결로 사라지게 됐다.

애플인사이더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5일(현지시간) 칼텍이 2006년 취득한 데이터 코딩 시스템 관련 특허(특허번호 7,116,710)가 유효하다는 특허심판위원회 판결을 지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씨넷)

특허 무효 소송에서 애플은 칼텍의 데이터 코딩 시스템 관련 기술이 자명하기 때문에 특허법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무효소송의 첫 판결은 2018년에 나왔다. 미국 특허심판연구원이 칼텍의 손을 들어준 것. 그러자 애플은 곧바로 항소하면서 칼텍 특허 무효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갔다. 하지만 항소법원이 특허심판연구원 판결을 지지하면서 애플의 기대는 무산됐다.

애플이 특허무효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1월 부여받은 배상금 중 일부를 감액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항소법원에서 패소하면서 침해 특허권 감소로 인한 배상액 감액 기대는 사라지게 됐다.

■ 2016년부터 공방…와이파이 특허 4개 위반이 쟁점

이번에 쟁점이 된 710 특허는 애플이 지난 1월 1조원에 육박하는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부과받는 데 핵심 역할을 한 특허권 4개 중 하나다.

당시 캘리포니아 중부지역법원 배심원들은 애플과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에 각각 8억3천780만달러(약 9천900억원)와 2억7천20만달러(3천200억원)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양측의 특허소송은 지난 2016년 칼텍이 애플과 브로드컴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칼텍은 브로드컴 칩셋이 IRA/LDPC 코드와 관련된 특허권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코드는 좀 더 간단한 암호 회로를 활용해 데이터 전송비율과 품질을 향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 기술들은 많은 애플 제품들이 사용하고 있는 802.11n과 802.11ac 와이파이 표준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들 중 하나가 710 특허다.

칼텍은 지난 2006년부터 2012년 사이에 이 특허를 취득했다.

애플을 제소한 칼텍의 와이파이 관련 특허권 개념도. (사진=미국 특허청)

소송의 타깃은 애플이었다. 칼텍은 애플이 특허 침해 사실을 알면서도 사용해 막대한 금전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특허 침해 대상 제품도 꽤 넓다. 일단 아이폰은 5이후 2016년 제소 당시까지 모든 모델이 특허 침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아이패드 역시 미니2 이후 제품들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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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애플은 애플 워치를 비롯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에 802.11ac를 지원하는 브로드컴 칩을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이후 3년 동안 브로드컴 전체 매출의 14.6%, 13.3%, 1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고객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