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미래 자율주행 시대 미리보기, 제네시스 3세대 G80

운전 스타일과 연동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사용 가능

카테크입력 :2020/05/17 11:46    수정: 2020/05/18 10:09

제네시스 3세대 G80은 미래 자율주행 시대의 미리보기와도 같다. 아직 기술 구현 수준은 냉정하게 테슬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보다 못하지만, 국내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기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될 전망이다.

2박3일간 제네시스 3세대 G80 2.5 터보를 타봤다. 3.5 터보는 이전에 열렸던 미디어 시승회에서 직접 타본 적이 있기 때문에, 660만원 이상 더 저렴한 2.5 터보의 상품성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2.5 터보의 별도 연비 시승기는 별도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바로가기)

시승차는 엔진만 2.5 터보가 장착됐을 뿐 모든 사양이 다 들어간 풀옵션 차량이다. 원래 3세대 G80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기능은 전 트림 기본으로 들어가지만 자동 차선 변경이 구현되는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기능은 별도 옵션으로 추가해야 한다.

이번에 시승차량을 타고 운전 스타일과 연동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켜봤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10월 개발한 머신러닝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술의 일환이다. 차량 스스로 운전자의 운행 패턴을 파악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적용시에도 운전자의 주행과 거의 유사하게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네시스 G80 (사진=지디넷코리아)

운전 스타일과 연동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차량 14.5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설정을 통해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드라이브 모드와 연동시키거나 운전 스타일과 연동 시킬 수 있는 등 두 가지 설정을 할 수 있다.

운전 스타일과 연동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맞춰놓으면, ‘운전 스타일 보기’라는 세부 설정이 나온다. 여기서 ‘차간거리’, ‘가속 강도’, ‘반응 속도’ 등이 나온다. 운전자 설정에 따라 차간 거리를 아주 가깝게 할 수 있고, 가속 감도를 약하게 또는 강하게 하거나 반응 속도를 느리거나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번 시승에서는 안전을 위해 모든 설정을 중간 단계로 맞췄고, 서울 강남과 분당 구간을 이어주는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에 진입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전체적으로 자신의 운전 스타일이 과격하지 않고 얌전하다고 생각이 들면, 모든 세팅을 중간 정도로 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에 차간 거리가 생각보다 너무 가깝게 느껴질 경우 스티어링 휠에 있는 차간 거리 세팅을 통해 직접 변경해주면 된다.

설정을 얌전한 운전자와 비슷하게 해놓으니, 가속과 감속은 너무 급작스럽게 이뤄지지 않았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띄워놓고 차량이 차선 중앙을 잘 유지해주는지 살펴봤는데, 차량이 차선 내 좌우로 비틀거리지 않고 알맞게 중앙을 유지해준다. 참고로 최근 출시되는 제네시스 포함 현대기아차 신차는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용도로(간선도로) 급 구간에서도 고속도로 주행보조를 작동시켜준다.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도 제네시스 G80의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을 구현시킬 수 있는 구간이다.

제네시스 G80 주행 모습. 운전 스타일과 연동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반 고속도로 주행보조가 작동중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는 전체적으로 차선이 선명하지 못한 곳이 많다. 게다가 노면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터널 구간에서는 요철 구간이 자주 나온다. 이 때문에 바퀴에 탄력이 생겨 주행보조 기능이 제대로 작동 안될 수 있다.

G80은 일부 불안정한 구간을 잘 통과했지만, 일부 터널 구간의 차선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차선이 빗물에 고였거나 아니면 윈드쉴드에 고인 빗물이 카메라 시야에 가려서 생긴 현상일 수 있다. 아직 G80은 레벨 3급 자율주행 기술이 아닌 레벨 2급 자율주행 기술이 구현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운전자는 항상 돌발 상황 발생시 항상 수동운전을 대비해야 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구현을 위한 카메라와 사이드미러 유리에 계속 빗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G80은 무난하게 주행 차선 이탈을 하지 않았다. 이 때 자동 차선 변경을 시도했는데, G80은 무리 하지 않고 천천히 차선 변경을 진행했다. 방향 지시등 작동 시 나타나는 사이드 미러 카메라는 비가 많이 와도 선명한 화면을 보여줬다.

아직까지 현대차그룹은 기존에 출시한 차량의 주행보조 기술을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 해줄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하지 못했다. G80 시승차도 마찬가지다.

제네시스 G80 14.5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운전 스타일 연동 관련 주행보조 설정이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G80의 주행보조 기술은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 어떻게 하면 안전한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할지, 그리고 앞 차와의 간격 유지는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좋은 여지를 남겨준 셈이다.

다만 HDA 기능이 작동중인 시승차량이 톨게이트로 진입할 때 해당 기능을 일시적으로 해제시켜주는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아쉽다. 다차로 하이패스 구간은 주행 차선을 계속 유지하면 통과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 한 구간은 예측 불가능한 차선 변경 구조를 운전자가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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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G80을 포함한 HDA 기능은 톨게이트 진입 시 대처하는 기술 구현을 못 보여주고 있다. 자체적으로 서행을 해준다거나, 운전자의 수동 운전을 유도시켜주는 안내 메시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좀 더 운전자의 주행 습관이나 우리나라 고속도로 주행 패턴을 시스템 자체가 더 파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이번에 G80 2.5 터보의 ADAS 테스트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