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자바 정책 수정…아파치와 갈등

일반입력 :2011/02/07 14:11    수정: 2011/02/07 18:17

오라클은 최근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스(JCP)와 협력해 오픈 자바 개발 키트(JDK)를 만든다는 내용을 담은 운영정책 초안을 공개했다. 썬과 통합하고 오픈소스 커뮤니티들과 마찰을 빚으며 미뤄졌던 자바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개발자 전문사이트 인포Q와 외신들은 지난 4일 오라클이 오픈JDK을 운영하기 위한 규약 초안을 처음으로 내놓고 프로젝트 진행을 이끌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오픈JDK 운영정책은 썬이 이를 만든 지난 2007년부터 있었지만, 지난 2009년 오라클이 썬을 인수해 조직을 통합하는 동안 운영에 차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라클은 썬이 꾸려놓은 오픈JDK 임시 운영위원회 시한을 연장해 대응해보려 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근까지 자바 7 버전 개발 상황이 답보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번 운영정책 초안을 구성하는 것도 썬의 임시위원회가 만든 규칙을 기초로 한다. 새로운 운영위원회는 의장, 부의장, 오픈JDK 프로젝트 총괄 담당자와 회원 2명으로 구성된다. 오라클은 의장과 오픈JDK 프로젝트 총괄 담당자를 뽑을 예정이며 IBM에 부의장을 선임하는 권한을 줬다.

오라클 자바 플랫폼 그룹의 마크 레이놀드 수석 아키텍트는 이달초 공개한 초안에서 (이번 운영정책은) 썬이 소집했던 오픈JDK 임시 운영위원회와 정확히 동일한 목표를 지향한다며 오픈JDK 회원사들이 개방성, 투명성, 실적주의적 자세로 움직일 수 있게 지원하고 장려해 커뮤니티 성장과 장기적인 건전성을 키우는 규칙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놀드에 따르면 오라클이 오픈JDK 프로젝트 운영 규칙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IBM과 애플이 오라클의 오픈JDK 진영에 합류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특히 IBM은 원래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SF)의 '하모니' 프로젝트 진영에 있다가 오픈JDK 쪽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해 화제가 됐다.

또 레이놀드는 블로그를 통해 외부 의견을 검토한 뒤 내달 3월까지 커뮤니티에 정식으로 비준하기 위한 최종 초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준 시점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오라클과 IBM이 상석에 앉게 되는 이번 운영위원회에서 오픈JDK에 참여하지 않는 자바 관계사들은 다소 소외되는 분위기다.

우선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임시 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인물 가운데 구글, 레드햇, 캐노니컬같은 다른 자바 후원사 출신이 없다고 보도했다.

또 오픈JDK 운영 규칙 초안 작성에 개인 개발자 자격으로 참여한 독립 자바 전문가 더그 리와 이클립스 재단의 마이크 밀린코비치 집행이사는 최근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스(JCP)를 떠난 사람들이다. JCP는 자바 플랫폼 기능과 개발 계획을 만드는 표준 절차이자 오픈JDK와 하모니 진영 관계사들이 참여하는 커뮤니티다.

다시 말해 오라클은 IBM과의 관계를 다진 반면 아파치 하모니 진영과의 갈등은 깊어질 전망이다. 이미 ASF는 지난해말 JCP에서 회원사를 대표해 자바 스펙과 호환성 검사툴 개발을 맡는 집행위원회(EC) 자격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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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ASF는 오라클이 JCP 회원사들에게 자바 라이선스 권한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JCP를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모니를 자바 스탠더드 에디션(SE)과 호환되는 '오픈소스 자바'로 공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자격을 요구해왔는데 그간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모니 프로젝트는 썬보다 먼저 자바를 오픈소스로 만들기 위해 시작됐는데, 나중에 썬도 오픈JDK를 시작하면서 라이선스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썬에 비해 오라클은 법적인 문제에 냉정한 편이다. 올초 하모니에 기반한 안드로이드 소스코드가 자바를 도용했다는 지적이 나온 사례도 그 연장선이다. 오라클은 이미 지난해 8월 구글에 소송을 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