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GPU가 답이다”

일반입력 :2014/03/26 07:29    수정: 2014/03/26 07:40

이재운 기자

<새너제이(미국)=이재운 기자>엔비디아가 GPU 시대 도래를 천명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빅데이터와 비주얼 컴퓨팅 시대의 도래로 GPU 성능이 강조되고 있는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의미다.

젠슨 황 엔비디아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개막한 GPU 테크니컬 컨퍼런스(GTC) 2014에서 모바일부터 자동차에 이르는 다양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병렬 컴퓨팅이 대세…GPU가 답이다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차세대 제품군 로드맵이다. 엔비디아는 우선 CPU만으로는 성능 개선에 한계가 있어 빅데이터 등 고성능을 요구하는 조건이 더 까다로워지고 있는 점에서 GPU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즉 CPU와 GPU가 함께 연산을 담당하는 이종 병렬 컴퓨팅(Heterogenious Computing)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가 내세운 기술이 ‘NV링크’다. NV링크는 PCIe보다 5배 이상 빠르게 여러 GPU 코어 간 통신(chip-to-chip communication)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엔비디아는 이를 더욱 강화해 GPU간 통신뿐 아니라 CPU와도 통신을 연결해 공동으로 메모리를 사용하는 ‘파스칼’ 아키텍처를 공개하고 오는 2016년 상용화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프로그래머는 데이터가 CPU나 GPU 중 어디에 있는지 고려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17세기 프랑스 과학자 블레즈 파스칼의 이름에서 따온 파스칼 아키텍처는 CPU와의 협업은 물론 DRAM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3D 메모리에 최적화된 설정도 갖춘다. 더 작은 부피 안에 더 많은 용량과 성능을 담아내고 전력 소모량은 줄인 3D 메모리 최적화로 현재 최신 아키텍처인 맥스웰보다 더 개선된 성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AMD가 UMA라는 가상 메모리 개념을 통해 설명했던 바와 비슷한 맥락이다. 양 사는 서로가 더 저전력을 구현한다고 주장한다. 단 AMD는 CPU와 GPU 기술을 모두 갖고 있어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반면, 엔비디아는 GPU에서 가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CPU와 3D 메모리 제조사와 협업을 통해 대응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엔비디아는 두 분야에서 각각 오랫동안 관계를 가져 온 IBM, SK하이닉스와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 학습' 인공 지능이 더 똑똑해진다

한편 황 CEO는 PC용 제품인 타이탄Z와 모바일용 쿠다 제품인 테그라K1 등을 소개하며 ‘기계 학습(Maching Learning)’이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로봇이나 컴퓨터 등 기계가 사물을 인식할 때 복잡한 사물간 차이와 형태를 인지하고 이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이를 위해 공개된 타이탄Z는 쿠다 코어 5천760개를 적용해 슈퍼컴퓨터급 GPU 성능을 일반 PC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했다. 황 CEO는 GPU가 기존 CPU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례로 과거 500만달러를 들여 만든 구글의 ‘구글 브레인’의 경우 1천개의 서버에 2천개의 CPU와 1만6천개 코어를 갖췄지만 이미지 하나를 인식하는데 3일이나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엔비디아 쿠다 코어를 사용한 스탠포드대학의 3개의 GPU 가속화 서버는 12개 GPU와 1만8천432개 코어만으로 구글 브레인과 비슷한 속도를 내는데 비용은 3만3천달러 밖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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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는 “GPU를 CPU와 함께 움직이는 병렬 컴퓨팅 기술이 비주얼 컴퓨팅과 빅데이터 시대의 필수적인 요건”이라며 “과거 CPU만의 연산으로 3일씩 걸리던 작업을 이제 단 몇 시간 내에 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며 각종 로봇 개발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GPU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외에도 황 CEO는 아우디 차량에 테그라K1 기반 셋톱박스를 적용해 과거 차량 뒷편을 꽉 채울 정도의 장비를 통해 가능했던 자동 운전 기능이 이제 트렁크 구석에 조그맣게 자리한 셋톱박스 하나로 가능하게 됐다며 고성능 GPU가 미래 기술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