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눈, UHD폰 화질 차이 느낄까?

내년 출시 전망 속 두 가지 시선 공존

일반입력 :2014/04/22 18:25    수정: 2014/04/23 15:22

정현정 기자

일반 HD의 4배 해상도인 QHD 스마트폰이 올해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풀HD 보다 4배 선명한 UHD 스마트폰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TV를 통해서만 볼 수 있던 풀HD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에서도 본격 구현된 것이 불과 지난해라는 점을 고려하면 스마트폰의 해상도 진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는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한다.

우선 지나치게 높은 해상도는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UHD 스마트폰 경쟁의 산물로 나온 ‘오버스펙(초과사양)’이라는 반론과 함께 수요와 가격 문제라는 한계를 고려할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화면 스마트폰의 인기와 초고화질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로 인간의 눈이 인식할 수 있는 해상도의 한계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시기의 문제일 뿐 UHD 스마트폰으로의 진화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내년 UHD 해상도(3840x2160)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하량은 2천580만대로 전체 휴대폰 판매량 예상치 19억680만대의 1.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도 내년 UHD 해상도 스마트폰의 등장을 점치면서 U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하량이 내년도 2천3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UHD는 기존 풀HD(1920x1080) 보다 해상도가 4배 가량 높다. 화면크기가 40인치인 TV를 기준으로 인치당화소수가 110ppi 수준이지만 6인치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하면 화면밀도가 734ppi까지 높아진다.

애플은 지난 2010년 326ppi를 구현한 아이폰4를 출시하며 사람의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화질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의미에서 망막이라는 뜻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이후 고해상도 스마트폰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레티나 디스플레이 역시 300ppi 이상이라는 기술적 정의에서 화면과 눈이 떨어진 거리를 기준으로 화면 내의 픽셀을 볼 수 없다는 의미로 확장됐다.

특히 스마트폰은 TV와 달리 훨씬 눈에서 가깝게 사용하고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디테일도 충분히 구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모바일에서 풀HD 이상의 해상도는 굳이 필요치 않다는 회의론이 점차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5.7인치~6.3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의 등장도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필요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디스플레이 업계관계자는 “애플이 정한 300ppi 이상이라는 정의는 30cm의 거리를 두고 측정했을 때의 기준으로 평균 1m 이상 거리에서 시청하는 TV와 달리 바로 눈 앞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경우 이 기준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물리적인 한계가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UHD 스마트폰의 등장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은 교정시력이 1.0 기준 보통 사람이 스마트폰 평균 시청거리인 20~30cm 거리에서 보았을 때 최대로 구별 가능한 해상도는 437ppi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씨넷은 AV전문사이트 레퍼런스홈시어터가 만든 4K 계산기를 이용해 대화면 스마트폰에서 최적의 해상도를 계산한 결과 6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을 얼굴에서 8인치(20.32cm) 떨어진 상태에서 사용한다고 가정을 때 이상적인 해상도는 2506x1426으로 QHD 해상도인 2560x1440에 거의 근접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UHD 스마트폰 등장에 앞서 올해는 QHD 스마트폰이 초고해상도 스마트폰 시대를 열게 됐다. 이르면 6월 출시될 예정인 LG전자 G3에는 QHD 디스플레이 탑재가 유력하다. 삼성전자 역시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S5의 파생모델을 비슷한 시기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는 이미 세계 최초로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X플레이 3S’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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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과는 무관하게 초고해상도 스마트폰의 시장성에 대한 의문은 존재하는 상황이다. 풀HD 스마트폰이 등장한지 고작 1년이 흘렀고 QHD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시장이 아직 초기 형성단계라는 점이 고려요소다.

한 업계전문가는 “여전히 스마트폰에 QHD 디스플레이는 오버스펙이라는 회의론이 있는 상황에서 QHD 스마트폰을 선보일 경우 가격 문제에 더해 얼마나 많은 수요가 발생할 지 의문”이라면서 “지난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풀HD 디스플레이가 올해 본격 대중화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제조사들도 풀HD쪽으로 전략제품 물량을 많이 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