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에 맞춤 키보드 더하니…”노트북 안부럽네”

에이서 아스파이어 스위치10 리뷰

일반입력 :2014/07/14 14:46

권봉석

에이서 아스파이어 스위치10(이하 스위치10)은 윈도 8.1을 쓴 10.1인치 인텔 태블릿이다. 인텔 아톰 Z3745 쿼드코어 프로세서(1.33GHz), 메모리 2GB, 저장공간은 64GB SSD다. 화면은 1366×768 화소, 10.1인치이고 보호유리와 IPS LCD 패널을 일체화한 제로갭 기술로 두께를 줄이고 화면 밝기와 시인성을 확보했다.

함께 제공되는 키보드 독을 이용하면 태블릿 이외에 노트북, 텐트, 디스플레이, 텐트 등 네 가지 모드로 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13을 기본 제공해 인증만 거치면 바로 업무가 가능하다. 태블릿 부분 두께는 8.9mm, 무게는 585g이며 키보드 독을 끼웠을 때 무게는 1.17kg이다. 배터리는 내장형이며 한 번 충전해 최대 8시간 쓸 수 있다. 색상은 실버 한 종류이며 가격은 46만 9천원.

노트북 수준의 사용성 제공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인텔 태블릿, 특히 아톰 프로세서를 쓰는 태블릿 중 키보드독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제품은 흔치 않다. 화면 크기가 10인치를 넘어 키보드를 붙이면 제법 노트북처럼 쓸 수 있을 것 같은 태블릿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용 키보드가 있다 해도 블루투스 방식이고 자유롭게 시야각을 조절할 수 없다. LG전자 탭북처럼 태블릿과 노트북을 합친 제품이 있지만 키보드 영역이 좁아 타이핑이 불편하다.

스위치10은 실질적으로 11인치 크기의 노트북과 크게 차이 없는 키보드독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키 크기도 제법 커서 네 손가락을 기본자리에 올리고 타이핑해도 될 정도고 왼쪽/오른쪽 시프트와 스페이스바도 넓어서 타이핑하기 편리하다. 타이핑하다 터치패드를 건드려 한 줄이나 한 문단이 통째로 지워지는 일도 드물다. 다만 키보드독에 달린 USB 단자가 단 하나 뿐이라 확장성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아쉽다. 유선 마우스를 쓰면 USB 메모리스틱을 꼽을 자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네 가지 형태로 변신하는 태블릿

태블릿 본체와 키보드독은 자석으로 고정된다. 버튼이나 래치 등 고정장치가 없어 금방 빠질 것 같지만 결합된 상태에서 태블릿 화면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어도 쉽게 빠지지 않는 단단함을 보인다. 태블릿과 키보드독을 양손으로 잡고 힘을 가해야 분리될 정도다. 다만 USB 플래시 메모리나 외장형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연결한 상태에서 키보드독을 바로 분리하면 저장된 데이터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 두 부품을 분리할 때 보이는 경고 메세지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미있는 점은 태블릿 화면을 반대방향으로 돌린 다음 키보드독에 꽂아도 정상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때는 오동작을 막기 위해 키보드와 터치패드 입력이 무효화되며 USB 단자는 그대로 쓸 수 있다. 태블릿을 반대로 삽입한 상태에서 각도를 조절하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기 좋은 디스플레이 모드로, 거꾸로 뒤집어 세우면 텐트 모드로 쓸 수 있다. 비슷한 컨셉으로 나온 레노버 노트북, ‘요가’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화면을 분리할 수 없는 요가와 달리 스위치10은 태블릿 부분만 떼어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보기 편한 제로갭 디스플레이 “테두리가 두텁다”

이제는 10만원 대 초반 보급형 태블릿에서도 TN패널을 쓴 제품을 찾기 힘들다. 그만큼 IPS 디스플레이가 보편화되었다는 증거다. 달리 말하자면 시야각 등 품질로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의미도 된다. 스위치10은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에 도전했는데 손가락이 맞닿는 보호유리와 LCD 패널 사이의 간격을 없앴다. LG전자 스마트폰 옵티머스G에서 처음 쓰였고 같은 회사 7인치 인텔 태블릿인 아이코니아 W4에도 쓰였던 방식이다. 공기층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두께를 그만큼 줄일 수 있어 휴대도 편리하다.

스위치10은 사양 그대로의 성능을 보여준다. 웹서핑이나 풀HD 동영상 재생, 오피스 프로그램 정도는 부드럽게 작동된다. 엄청나게 빠르지는 않지만 실 사용에는 크게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다. 저장장치는 64GB이며 전력소모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 eMMC(하이닉스 HCG8e)를 썼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크리스탈디스크마크’로 간단히 확인한 결과 최대 읽기 속도는 145.8MB/s, 최대 쓰기 속도는 51.25MB/s 정도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보다는 빠르지만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업데이트할 때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간단한 온라인 게임 정도는 문제 없지만, 당연히 본격적으로 3D 게임을 즐기기에는 무리인 사양이다.

결론 : 가격 대비 성능은 수준급…강력한 휴대성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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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10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써서 가격을 합리적으로 낮췄으면서도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웹브라우저를 돌리는데 충분한 성능을 확보했다. 하지만 일반 USB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고작 하나 뿐인데다 USB 2.0 규격만 지원한다는 점에서 보급형의 한계는 여전하다. 저장공간이 64GB에 불과해 외부 저장장치 활용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USB 2.0은 만족할만한 속도를 내기 어렵다.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썼다는 점 때문에 몇 년 전에 유행했던 넷북이 연상되는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스위치10에 쓰인 Z3745 프로세서는 ‘아톰’이라는 이름만 같을 뿐 성능과 전력 효율은 비교가 안될 만큼 큰 차이를 보인다. 휴대성이 강점이며 주력 노트북으로 쓰기에는 명확한 성능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구입한다면 상당한 만족감을 줄만한 제품이다. 보너스로 오피스 홈앤스튜던트 2013이 기본으로 제공돼 곧 바로 업무에 활용하기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