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도 저사양 서버만 '편식' 못한다"

일반입력 :2014/07/14 18:22    수정: 2014/07/14 18:48

구글이나 페이스북같은 인터넷사업자들 주도로 고성능 하드웨어를 추구하는 방식이 예전과 비교해 확 달라졌다.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같은 단일시스템 사양을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저가 하드웨어 기반 분산 시스템에 투입하는 서버 댓수를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플래시 기반 애플리케이션 가속장치 공급업체 '퓨전IO'의 임원들은 단일 시스템에 성능을 높이는 방식으로 인프라 효율을 높이는 기법이 여전히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이들은 오히려 모든 인프라를 저사양 서버에만 의존하는 '편식'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민화 퓨전IO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일 본사 임원들과 함께한 인터뷰에서 (스케일아웃 인프라를 운영하는) 어떤 기업도 데이터센터 상면이나 전력 공급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없다며 서버 댓수가 많은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일수록 퓨전IO가 많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고객사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어디서든 페이스북이나 네이버같은 인터넷사업자가 고성능을 얻기 위해 '양면전략'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서버 댓수를 늘리는 '스케일아웃' 방식과 특정 구성요소의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단일 시스템 사양을 강화하는 '스케일업' 방식을 동시 채택한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한 포털업체가 쓰는 서버 단가는 대당 100만원도 채 안 되지만 우리에게서 공급받는 제품은 개당 몇백만~몇천만원 수준이라며 (고객사가 이런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는 이유는) 가령 똑같이 서버 10대를 추가한 성능을 낼 수 있다면 가급적 공간, 전력, 유지보수 자원을 절약하는 게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논리는 지금처럼 스케일아웃이 대세로 자리잡더라도 스케일업 용도인 'IO드라이브', 'IO스케일', 최근 출시한 'IO메모리' 등 퓨전IO의 애플리케이션 가속장치가 꾸준히 팔릴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다. 이는 그간 장기적인 퓨전IO의 성장 및 지속 가능성에 제기된 의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모양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세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시장 동향을 조사한 자료에서 전체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같은기간 퓨전IO가 공급한 엔터프라이즈 SSD 관련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흔히 말하는 '틈새시장'이 퓨전IO의 사업 기반이었다. 지난 1~2년새 외장 스토리지 업체들이 앞다퉈 기반 외장형 올플래시스토리지를 내놓고 경쟁을 강화하는 동안, 퓨전IO 주력 제품은 여전히 서버의 PCI익스프레스(PCIe)를 통해 캐시용으로 연결되는 일명 'PCIe플래시카드' 형태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 대표는 서버 시장 주류 플랫폼이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에서 x86 서버로 옮아 가는 시기인 만큼, PCIe 플래시카드 시장 전망이 밝다는 입장이다.

그는 세계 트렌드는 물론이고 보수적인 국내서도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대신 x86 서버로 넘어 오는 추세인데, 그 환경에서도 어떤 시스템은 고사양 서버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퓨전IO가 (서버 가속 기술의 전문성을 통해) 고사양 시스템의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퓨전IO 본사에서는 최근 선보인 신제품을 통해 기존보다 더 넓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데다 그간 글로벌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파트너들과 다져 온 기술 협력 관계가 퓨전IO의 차별성을 높여 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날 방한한 게리 오렌스테인 퓨전IO 마케팅 수석부사장은 (PCIe 플래시카드) 3세대 제품인 'IO메모리 어토믹시리즈'의 경우 기존 PCIe기반 가속, 워크로드 최적화, 가상화, 데이터베이스(DB) 효율 개선 역할을 포함하면서 '플래시 인지(flash-aware)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대응한다고 주장했다.

플래시 인지 애플리케이션은 그 이름처럼 애플리케이션 스스로 퓨전IO의 플래시 기술을 알아차리고, 그 특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동작하는 능력을 갖춘 것을 가리킨다. 퓨전IO는 파트너십을 통해 오라클 마이SQL(MySQL)이나 MS SQL서버2014가 이런 기능을 지원하며 그 효율이 디스크 대비 월등하다고 자부했다.

오렌스테인 수석부사장은 예를 들어 디스크 기반으로 마이SQL를 쓸 땐 데이터 오류에 대비해 쓰기 작업을 2번씩 하도록 돼 있는데, 자체 오류 확인이 가능한 퓨전IO 플래시스토리지를 쓸 경우엔 불필요한 동작이라며 신제품 어토믹시리즈를 적용시 마이SQL이 쓰기 작업을 1번으로 줄여 성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HW파트너 사례로 퓨전IO는 PCIe 플래시카드를 서버용 메모리로 공급하기도 하고, 자체 올플래시 어플라이언스 'ION'에 넣어 팔기도 한다며 퓨전IO PCIe 플래시카드 고객 중에는 OEM이나 채널 파트너도 있어, '델ION'을 내놓은 델처럼 자체 기술을 가미해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퓨전IO는 앞서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에서 x86 시스템으로 서버 시장의 무게중심이 바뀌어 온 흐름 역시 자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x86 서버 시장에서 저가 HW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동시에 더 확실한 성능을 요구하는 고사양 HW 수요도 느는 만큼 이를 지원할 퓨전IO의 사업 기회도 크다는 논리다.

짐 맥도날드 퓨전IO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서버 애플리케이션이 더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는 추세라며 전체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 퓨전IO 제품 영역인 '서버어태치드메모리' 시장 비중은 1%에 불과하다며 향후 이 분야의 퓨전IO 사업이 3~4배 성장하더라도 3~4%에 불과한 만큼 향후 성장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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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퓨전IO 임원들은 자사가 지난 2008년 제품을 처음 내놓고 3년전 상장한 이래 연간 2배씩 성장하며 지난해 4억3천700만달러 매출을 거두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실적이나 매출 목표 등 최근 성과에 대해선 분기별로 목표가 조금씩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 퓨전IO를 인수한 샌디스크와의 협력이나 향후 사업 계획, 조직 통합 일정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이번 분기 인수가 마무리되고, 양사 합병을 통해 퓨전IO의 엔터프라이즈 사업 영역이 더 많은 고객 가치를 제공, 기존 솔루션과 제품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는 점만 언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