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삼성과 7차 협상 앞두고 분열

일반입력 :2014/09/02 11:19    수정: 2014/09/02 11:32

김다정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피해자 가족 모임인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이 삼성과 7차 협상을 하루 앞두고 두 갈래로 갈라졌다.

이에 대해 반올림은 삼성이 교섭단을 분열시켰다고 주장했고, 삼성은 '사실무근'이라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2일 반올림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반올림에 소속돼 삼성전자와 협상을 벌여왔던 8명 가운데 6명이 피해자 가족으로 삼성전자와 별도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반올림 소속 협상 대표단에는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를 비롯 2명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우선 오는 3일로 예정된 7차 협상에는 반올림과 결별한 6명의 유족 대표단만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반올림에 남은 황상기, 김시녀 씨와 이종란 노무사, 공유정옥 간사, 임자운 변호사 등 활동가 세 명은 3일이 아닌 별도의 일정을 사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대응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반올림은 1일 '7차 교섭을 앞둔 반올림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함께 고생해온 분들과 뜻을 잘 모으지 못해 안타깝다며 삼성이 제시한 8명 우선 보상안이 교섭단을 분열시켰다고 말했다.

반올림은 협상 대표단 8명을 우선 보상하겠다는 삼성의 제안에 거부하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며 산재신청자 10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보상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협상단 내 이견이 생기며 결국 보상을 우선시하는 6명 측과 산재 인정을 우선시하는 2명으로 나뉘게 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1일 공식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 '반올림과의 협상상황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반올림이 주장한 내부분열의 책임이 삼성에 있다는 주장은 왜곡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3개월 동안 진행해오던 협상이 본격적인 궤도에 막 오르려던 시점에, 발병자·가족, 활동가 사이에 예상치 못한 이견이 불거진 것에 대해 안타까움과 함께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저희는 반올림이 협상을 하면서도 여러 차례 장외집회를 통해 회사를 비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장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왔다며 하지만 반올림이 오늘 ‘교섭을 앞둔 반올림의 입장’이란 글을 통해 자신들 내부 분열의 책임이 회사에 있다고 주장한 것은 명백하게 사실을 왜곡한 것이어서 바로잡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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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저희는 반올림이 발병자와 가족의 입장을 존중하기를 바라며, 3일 협상장에서 모든 문제가 투명하게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지금까지 6차례의 협상을 벌여왔고 지난 6차 협상 당시 반올림 협상 대표로 참여한 8명 중 5명이 삼성전자와 우선적으로 피해 보상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의견을 밝히면서 내부 의견 갈등의 조짐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