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퀄컴 잡을 조직 만들었다

모뎀·SOC개발실 합쳐…통합칩 사업 강화

일반입력 :2015/01/16 17:50    수정: 2015/01/19 10:48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가 모뎀개발실과 SoC개발실을 통합하고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와 통신을 담당하는 모뎀을 합친 통합칩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또 지난해 큰 폭으로 끌어올린 통합칩 출하량을 올해 더 확대해 시스템LSI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휴대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의 ‘탈(脫)퀄컴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모뎀개발실, SoC개발실을 합하고 통합 부서의 수장으로 강인엽 모뎀개발실 부사장을 임명했다. 박성호 SoC개발실 부사장은 공정개발을 담당하는 인프라디자인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통합 AP 출하량 큰 폭 확대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모뎀칩과 AP 통합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모뎀칩과 AP를 통합한 ‘엑시노스 모드AP’를 출시하며 브랜드 전략도 바꿨다.

통합칩 출하량도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20만개 수준에 머무르던 통합칩 출하량이 지난해는 670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32배에 달하는 고성장세다.

삼성전자의 AP 확대 전략은 올해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시스템LSI 분야에서는 앞선 공정에 속하는 14나노 핀펫 공정의 양산을 시작했다. 파운드리 고객사도 애플, 퀄컴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시스템LSI사업부 내에서 개발하는 모뎀, AP에도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하면 시스템LSI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퀄컴, 미디어텍 등이 모두 통합칩으로 시장을 공략할 때 통합칩 부재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지난 2013년에는 AP 출하량 기준으로 퀄컴, 미디어텍, 스프레드트럼 등에 밀리며 6위권으로 처졌다.

■모뎀개발실 위상도 끊임없이 변화

삼성전자는 그동안 모뎀칩 사업 확장에 골몰하며 칩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모뎀개발실의 위상도 삼성전자 전략에 따라 끊임없이 변했다.

삼성전자는 모뎀개발실을 무선사업부 DMC연구소 아래 두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모뎀개발실이 무선사업부 내에 있던 시기는 퀄컴에 대한 협상용 제품을 구현하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모뎀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모뎀개발실이 시스템LSI사업부로 이동했다. 올해는 SoC개발실과의 통합으로 조직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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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부서를 이끌게 된 강인엽 부사장은 DMC연구소 시절부터 모뎀 개발을 이끌어왔다. 퀄컴 출신으로 시스템LSI 개발 전문가로 손꼽힌다.

조직 개편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항상 있는 일”이라며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