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임직원·삼성전자 유인책 골머리

주식 제공하고 삼성 맞춤형 칩 공급하고

일반입력 :2015/01/25 14:25    수정: 2015/01/26 07:42

이재운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용 반도체 기업 ‘퀄컴’이 최근 안팎에서 일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조치에 나섰다. 내부 임원진 이탈 방지와 대형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잡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퀄컴은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몰렌코프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회사 이탈을 막기 위해 거액의 주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퀄컴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퀄컴은 몰렌코프 CEO에게 현재가치 기준 약 5천만달러(541억1천500만원)를 5년에 걸쳐 나눠주는 이른바 ‘스톡 그랜트’를 부여했다.

스톡옵션과 달리 스톡그랜트는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해 언제든지 팔 수 있는 조건으로 회사 주식을 무상제공 하는 제도다.퀄컴은 최근 주요 경영진이 인텔 등 다른 주요 기업으로 이직하면서 내부 단속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특히 몰렌코프는 앞서 스티브 발머의 퇴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기 경영자로도 거론되는 등 타 업체가 지속적으로 탐내고 있는 인물이어서 퀄컴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또 창립자의 아들이자 회장인 폴 제이콥스에게 5년에 걸쳐 4천500만달러 가량의 스톡그랜트를, 데렉 에벌리 사장에게도 1천619만달러에 이르는 스톡그랜트를 각각 부여했다.

외부적으로도 고객사의 이탈을 막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IT 전문매체 GSM아레나는 24일(현지시간) 퀄컴이 삼성전자에 맞춤형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를 공급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제품 공급계약 과정에서 갈등이 생긴 것으로 알려진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위한 설계 변경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퀄컴은 차기 전략기종인 갤럭시S6에 탑재할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 공급구매계약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후 삼성전자가 자체 설계한 엑시노스 시리즈 전량 탑재를 적극 검토했고, 이 사실이 블룸버그통신에 의해 보도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더구나 발열 논란과 GPU 드라이버 오류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던 퀄컴의 입장에서 첫 하이엔드 64비트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810에 타격이 갈 것을 우려한 나머지 결국 삼성전자 측에 ‘백기’를 든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