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갑' 엘런 머스크를 해부한다

엘런 머스크의 가치있는 상상을 읽고

일반입력 :2015/03/24 10:24    수정: 2015/03/24 23:21

황치규 기자

엘런 머스크는 정말로 대담한 사업가다.인터넷 결제 업체 페이팔을 매각한 뒤 그는 인터넷 분야에서 다음 사업 아이템을 찾지 않고 항공우주 회사인 스페이스X,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 태양광 업체 솔라시티를 세워 지구를 구하기 위한 그만의 지구방위(?)프로젝트에 승부수를 던졌다.

스타트업하고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은 분야에 과감하게 베팅한 것을 보면 머스트는 아주 배짱이 두둑한 사나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의 크기만 놓고보면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는 현실적인 인물로 비춰질 정도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사는 방식을 바꾸려 했다면 엘런 머스크는 세상을 바꾸려 한다는 말은 머스크가 가진 야심을 상징한다.

'엘런 머스크의 가치 있는 상상'은 머스크가 가진 야심의 DNA를 다양한 시각에서 보여주는 책이다. 기존에 나온 '엘론 머스크의 대담한 도전'이라는 번역서는 머스크의 지금 모습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국내 저자가 쓴 이 책은 과거와 현재에 걸쳐 다양한 관점에서 머스크라는 대담한 사나이를 해부한다. 저자가 다양한 자료를 갖고 머스크의 디테일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성격도 많이 궁금했는데, 책만 읽고서는 머스크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듯 하다. 그럼에도 그는 생각과 행동의 동기화율이 꽤 높은 스타일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책에 따르면 머스크는 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다. 어릴때부터 나름 IT에 소질이 있었던 것 같다. 12세에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서 만든 블래스터라는 게임을 500달러에 팔아, 천재소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머스크는 18세에 꿈을 안고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고 2년후에는 다시 미국 대학 편입했다. 이후 스탠포드대학원 입학했지만 이틀만에 자퇴했다. 미국을 뒤흔들기 시작한 인터넷 열풍 때문이었다.

자퇴 후 머스크는 남동생과 함께 미디어 서비스 zip2를 창업했고 이후 컴팩에 3억7천만달러에 매각했다. 매각한 돈을 갖고 인터넷 결제 업체 엑스닷컴 창업했는데, 엑스닷컴은 이후 컨피니티와 합쳐져 페이팔로 새로 태어났다. 통합 후 머스크는 페이팔 CEO를 맡았지만 스티브 잡스처럼 회사에서 추방당하는 신세에 처했다. 페이팔 CEO에서 해임된 후 회사를 나와 스페이스X, 테슬라, 솔라시티 설립을 주도했다.

머스크의 과거는 대충 이렇게 요약된다. 그의 현재는 여전히 불확실성 속이다. 스페이스X, 테슬라, 솔라시티 모두 나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속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시행착오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항공 우주와 자동차, 에너지 산업에서 기존 업체들의 견제와 반격은 엘런 머스크의 도전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꿈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에 대한 엄청난 확신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멘탈 만큼은 정말로 세다는 생각이 든다.그는 일벌레다.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한다. 개인적으로 돈도 거의 쓰지 않는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주로 입으며 가족 여행 외에는 휴가도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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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인생은 당분간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일 것 같다. 그가 줄을 뛰어넘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지 줄에서 떨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결과를 지켜보는 것은 구경꾼 입장에서 무척이나 짜릿한 일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테슬라나 솔라시티는 나름 해볼만한 승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화성에 갈수 있게 하겠다는 스페이스X의 비전은 엘런 머스크 생전에는 힘들지 않을런지..머스크가 들으면 기자가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지적을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