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코드제로 청소기로 다이슨 잡는다”

인버터 모터+전기차 배터리 名品 무선청소기 완성

일반입력 :2015/04/05 11:00    수정: 2015/04/05 12:12

정현정 기자

<창원=정현정 기자>“코드제로 경쟁력의 핵심은 세계 1위 세탁기 기술력을 통해 축적된 인버터 모터와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다이슨이나 후버 같은 청소기 전문 업체들이 갖지 못한 부분입니다. LG전자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다이슨을 이기는 거죠.”

LG전자가 로봇청소기 ‘로보킹’부터 ‘침구킹’, ‘핸디스틱’에 더해 올해 초 진공청소기 ‘싸이킹’까지 청소기 전 제품군에 무선 기술을 적용하면서 ‘코드제로’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영국 다이슨과 맞붙겠다는 각오다.

신석홍 LG전자 청소기BD담당 상무는 3일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LG전자 창원사업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비자들은 장애물 없이 편리하게 청소하는 것을 원하면서도 무선청소기의 흡입력이 떨어지거나 청소성능이 저하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선은 없애면서 기존 유선청소기와 동일한 청소 성능을 제공하는 코드제로로 글로벌 청소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 1979년 국내 업체 최초로 진공청소기를 출시한 이후 2003년 국내 최초 로봇청소기, 세계 최초 인버터 모터 적용 청소기, 2007년 세계 최초 먼지 압축 컴프레서 청소기, 2010년 자동으로 사용자를 따라오는 세계 최초 '오토 무빙' 청소기, 2011년 카메라를 2개 적용해 공간 인식 능력을 높인 세계 최초 '듀얼아이' 로봇청소기 등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LG전자 청소기를 대표할 만한 브랜드는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코드제로 청소기 출시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국내 출시 후 입소문을 타면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넘어서더니 올해 들어서는 월 평균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코드제로가 국내 청소기 전체 매출액의 46%를 차지하며 LG 청소기 대표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무선청소기의 최대 장점은 청소시 선을 꽂았다 뺐다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준다는 점이다. 하지만 배터리를 전력으로 사용하다보니 흡입력이 유선청소기 대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청소 중 배터리 방전도 무선청소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꼽는 불만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부터 무선청소기 개발에 나선 LG전자는 ‘스마트 인버터 모터’와 ‘배터리’로 사용편의성과 청소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특히 ‘세탁기 박사’로 불리는 조성진 H&A 사업본부장 사장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면서 세탁기의 모터 기술을 청소기에 결합해 BLDC(Brushless Direct Current) 모터를 독자 개발하는 등 시너지가 본격화됐다.

개발 단계부터 창원 집에서도 코드제로 청소기 전 제품군을 직접 사용하며 보완할 점을 연구한 조 사장은 최근에도 청소기 관련 개발 사항을 직접 챙기고 있다.

코드제로 무선청소기에는 흡입력과 사용시간 확보를 위해 세탁기의 DD(다이렉트드라이브)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스마트 인버터 모터가 적용됐다. 일반 모터보다 30% 가량 적은 전력으로도 유선 청소기 수준인 200W의 흡입력을 제공한다. 이는 10파운드 볼링공을 끌어당길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최대 전압 80V의 LG화학 고성능 배터리도 탑재됐다. 500회 충·방전 이후에도 초기 대비 80% 이상의 성능을 유지한다. 주1회 사용 기준으로 10년이 지나도 80%의 성능을 낸다는 의미다. 또 휴대폰처럼 배터리팩 2개를 제공해 이를 교환하면 한 번에 최대 70분까지 청소가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이동편리성을 위해 사용자를 자동으로 따라오는 오토무빙시스템, 먼지를 지속적으로 자동으로 압축해서 많은 먼지량을 담을 수 있는 자동먼지압축 시스템을 싸이킹 제품군에 구현했다. 핸디스틱 제품의 경우 머리카락이 엉켜서 일일이 잘라줘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던 기존 핸디스틱 청소기의 단점을 없애주는 ‘안티헤어브러시’ 기능을 탑재했다.

이달 출시되는 핸디스틱 신제품에도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채택해 흡입력을 강화하고 내구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날 LG전자는 코드제로 싸이킹을 어깨에 매고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백팩 액세서리도 깜짝 공개했다. 액세서리는 전원 코드가 없어 이동에 제약이 없는 코드제로 청소기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으로 청소기를 가방처럼 등에 맬 수 있어 계단이 많은 장소, 책걸상이 많은 교실 등 비좁고 복잡한 공간에서도 쉽게 이동하며 청소하는 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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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프랑스, 독일, 스페인, 호주, 중국 등 16개국에 코드제로 청소기를 출시하며 선진 시장인 유럽과 북미를 비롯해 신흥시장인 중동과 아시아 등으로 출시 지역을 크게 넓힐 예정이다.

현재 전세계 청소기 시장에서는 다이슨이 20% 수준의 시장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코드제로 풀라인업으로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에서 다이슨의 아성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