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와 전쟁' 어나니머스, 어떤 공격할까

통신망 마비-멤버 정보 공개 등 유력

인터넷입력 :2015/11/17 10:02    수정: 2015/11/17 10:3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강력한 사이버 공격을 기대하라. 전쟁은 시작됐다.”

세계 최대 해커 조직 어나니머스가 파리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국가(IS)에 선전 포고를 했다. 이에 따라 어나니머스가 어떤 형태의 공격을 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14일(이하 현지 시각) 유튜브에 올린 2분30초 분량 동영상을 통해 ‘IS와의 사이버 전쟁’을 선언했다. 자신들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가이 폭스 가면을 쓴 어나니머스 회원은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전 세계에 있는 어나니머스가 IS를 추적해서 잡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가면을 쓴 어나니머스 멤버가 이슬람 무장단체 IS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선언하는 장면. (사진=유튜브 캡처)

■ 2003년 결성…사이언톨로지교 공격하면서 유명세

지난 2003년 포챈(4Chan)을 중심으로 결성된 어나니머스는 사이버 검열과 감시 반대 등을 기치로 내건 국제 해커 단체다. 하지만 중앙 집권적 조직 없이 분산 명령 구조를 갖고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어나니머스는 각종 악행과 연루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핵티비즘 단체다. 2008년 사이비 종교인 사이언톨로지 교를 공격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해 여러 단체들을 공격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어나니머스는 대표적인 인공 차별단체인 KKK와도 ‘사이버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012년 어나니머스를 ‘2012년에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로 올려놓기도 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012년 어나니머스를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에 선정했다. (사진=타임)

어나니머스의 ‘IS 사이버 공격 선언’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천 역시 16일 인터넷 판을 통해 “어나니머스의 공격 선언은 결고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 동안 어나니머스가 보여준 위력을 감안하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뉴아메리칸 시큐리티센터의 보안 전문가인 벤 피츠제럴드는 포천과 인터뷰에서 “어나니머스는 자신들만의 가치를 갖고있다”면서 “이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선 CIA나 IS 같은 단체와도 적극 대응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1월엔 경고 뒤 SNS 계정 마비시키기도

그렇다면 어나니머스는 IS를 어떤 방식으로 공격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선 어나니머스의 과거 행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1월 IS 멤버로 의심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 수 만 개를 차단해버렸다.

그 무렵은 IS가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를 공격한 직후였다. 당시 어나니머스는 IS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뒤 곧바로 SNS 계정을 차단해 버렸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어나니머스가 IS가 주로 활동하는 사이버 망을 마비시킬 가능성이다. 지난 1월 이미 한 차례 시도해서 성공했던 공격이다.

하지만 포천은 다른 가능성을 제기했다. 어나니머스가 이번엔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잊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벤 피츠제럴드는 포천과 인터뷰에서 “어나니머스가 IS 멤버들의 정보를 온라인 상에 공개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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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나니머스가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떤 행동에 나설 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이번 경고가 어느 정도 파장을 몰고 올 지도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최소한 어나니머스의 이번 경고는 IS도 가볍게 넘기긴 힘들 것이라고 포천이 전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