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실제 연비 측정해 보니

평균 연비 33.2km/l까지 올라...가격-공간 편의성 아쉬워

카테크입력 :2016/02/01 17:22    수정: 2016/02/01 17:53

생애 첫 차 구입을 고려하는 젊은 소비자라면 수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다. 차량 가격, 연비, 편의 및 안전 사양 등 자동차를 선택하는 데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적지 않다.

만일 연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한번쯤 현대차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구매 리스트 맨 위줄에 올려봐도 좋을 듯 싶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아이오닉 신차발표회 현장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의 복합 연비는 22.4km/l(15인치 타이어 기준, 17인치 20.2km/l)”라며 “경쟁 차종인 토요타 프리우스(21km/l) 보다 높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과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이같은 현대차의 자부심을 오랫동안 이어나갈 친환경차량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경기도 분당 서현역에서 광주시 오포읍까지 약 40km 구간을 돌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실제 연비와 성능을 다각적으로 평가해봤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듯 한 미스트 메도우 색상이 적용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사진=지디넷코리아)
공간 편의성 보다는 연비를 우선적으로 설계된 듯 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뒷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시원한 가속감이 매력, 평균연비 33.2km/l에 달하기도

1일 준비된 시승차는 녹색 계열의 미스트 메도우 색상이 적용됐다.

이 색상은 고객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만 하다. 아이오닉이 친환경 전용 모델로 제작됐음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지만 쉽게 매력을 끌지 못한다. 오히려 신차발표회에서 등장한 폴라 화이트, 피닉스 오렌지, 마리나 블루 색상이 더 매력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날 시승의 가장 큰 목적은 연비. 막힘없는 간선도로를 돌며 아이오닉의 연비와 각종 편의사양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최고급 트림인 Q 풀옵션 모델(17인치 타이어)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 변속기가 탑재됐다. 이 변속기에는 저마찰 베어링과 저점도 오일이 활용돼 연비개선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일반 차량과 다른 구조의 계기반 클러스터 화면을 나타낸다. 사진 윗쪽은 일반 주행 모드시 작동되며, 아랫쪽 클러스터 화면은 변속기를 S(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등장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약 1시간 동안 이뤄진 시승에서 처음 15분간은 변속기를 D드라이브로 놓고 주행해봤다. 가속감은 나쁘지 않았다. 친환경차는 가속 능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현대차가 깨뜨리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언덕길에서도 시원하게 질주하는 매력도 크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차량 전용으로 개발한 최고출력 105ps, 최대 토크 15.0kgfm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최대 출력 43.5ps(32kW 환산 시), 최대 토크 17.3kgfm의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 최대 출력 141ps(5,700rpm), 시스템 최대 토크 27kgfm(1단), 24kgfm (2~6단)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주행 시간이 30분을 넘어서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연비 상태를 수시로 체크해봤다. 8인치 내비게이션에 부착된 하이브리드 운행 정보를 살펴보니 평균연비는 33.2km/l까지 올라갔다. 믿기지가 않았다. 정말 이 연비가 가능한 것인지 의구심도 들었다.

인생 최초로 '꿈의 연비' 33.2km/l를 기록한 순간. 이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지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25km/l대의 평균 연비를 유지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같은 의구심은 이내 곧 놀라움으로 변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해제 시키고 시속 100km 정도까지 가속 페달을 밟아보자 평균 연비는 26km/l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일반 차량보다 더 높은 연비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연비만큼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답답한 시내 주행에서 더 큰 장점을 나타냈다. 저속 EV 모드로 주행하는 일이 많아지자 연비는 다시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약 40km 최종 주행 후 확인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25km/l였다. 고속 주행시 이 차가 어떤 연비를 나타낼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시간 제약 때문에 더 오래 주행할 수 없어 아쉽다.

■가격·공간 편의성은 아쉬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연비에서 최대 강점을 보였지만 가격과 공간 편의성 부문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세제혜택 적용 전 판매가격은 2천438만~2천898만원이며, 세제혜택이 적용된 가격은 2천295만~2천755만원이다. 비슷한 크기의 아반떼 AD 가솔린(1천410만~2천165만원)과 디젤(1천630만~2천415만원)보다 최소 300만원 이상 비싸다. 쏘나타 2.0 CVVL(2천245만~2천955만원)과 맞먹는 가격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개별소비세 100만원과 교육세 30만원이 감면되는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적용됐지만 3천만원대에 육박하는 판매가격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심플한 느낌의 아이오닉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최상위 트림인 Q 모델의 경우 세이프티 선루프(45만원), 인포테인먼트 패키지(85만원), 스마트후측방경보시스템+퍼들램프(45만원), 세이프티 패키지 II(160만원), 패신저 패키지(30만원), 프리미엄 패키지(40만원) 풀옵션 사양을 추가하면 3천303만원(세제혜택 제외가격)에 이른다. 사고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등이 160만원의 세이프티 패키지II에 포함된 것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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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만큼 더 아쉬운 부분은 공간 편의성이다. 키 180cm 정도의 기자가 느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뒷좌석 레그룸을 괜찮았다. 주먹 1개가 여유로울 정도. 하지만 헤드룸 공간은 거의 없었다. 과속방지턱이 많은 구간을 지나갈 때 뒷좌석 승객의 머리 안전을 고려해야 할 정도다. 현대차가 공간 편의성 대신 연비에 더 큰 신경을 쓴 것이 아쉽다. 연비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편의성도 좀 더 고려해주면 안될까.

현대차는 올해 국내 1만5천대, 해외 1만5천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만대의 아이오닉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본격 판매되는 내년에는 국내 1만 5천대, 해외 6만 2천대 등 총 7만7천대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제시한 아이오닉의 올해 국내 판매 목표량은 1만5천대다(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