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체스대결과 다른 점은

인터넷입력 :2016/03/09 15:06    수정: 2016/03/09 15:1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바둑이 열을 뿜고 있다.

9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시작된 대국에서 알파고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에서 해설을 맡고 있는 전문가들조차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다.

세기의 대국이 계속 되면서 자연스럽게 두 가지 장면이 오버랩되고 있다.

1997년 개리 카스파로프와의 IBM 딥블루 간의 체스 대결. 그리고 2011년 IBM 왓슨과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 챔피언 브래드 러터, 켄 제닝스 간의 퀴즈 대결이다.

두 이벤트 모두 IBM 슈퍼컴퓨터가 승리하면서 인공지능의 힘을 과시했다.

이세돌과 격돌 중인 알파고가 예상 외로 강력한 실력을 보여줘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바둑TV 중계화면 캡처)

그렇다면 앞의 두 이벤트와 이번의 바둑 대결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국의 디지털 문화 전문잡지인 와이어드는 “바둑은 체스나 제퍼디 퀴즈와는 경기 방식부터 다르다”고 평가했다.

바둑 고수들은 체스 선수들과 달리 직관적으로 경기를 한다는 것. 반면 체스 챔피언들은 가능한 각 수들의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상대적으로 컴퓨터와 비슷한 추론 방식인 셈이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바탕에 깔려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딥블루나 왓슨은 데이터 분석 쪽에 최적화됐다. 따라서 둘 모두 체스나 퀴즈란 특정 프로젝트용에 가까웠다.

하지만 알파고는 조금 다르다. 가치망(value networks)과 정책망(policy networks)이란 두개의 신경망에다 몬테카를로 트리 검색(MCTS)을 결합한 알파고는 추리 능력까지 갖고 있다. 이 부분이 이전의 똑똑한 컴퓨터들과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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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9일 대국에서도 초반 포석 땐 교과서적인 바둑을 구사했다. 하지만 초반을 넘어가면서 현장에서 해설 중인 바둑 전문가들조차 깜짝 놀랄 창의적인 수를 두기도 했다.

와이어드는 이 같은 차이를 지적하면서 “알파고는 이미지 구분하고 말을 알아듣는 등의 다른 인공지능 영역으로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