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 메이커, 장거리 전기차 자존심 경쟁

앞 다퉈 2018년 장거리 주행가능 전기차 출시 계획 밝혀

홈&모바일입력 :2016/04/15 17:20    수정: 2016/04/18 08:41

300km, 321km, 346km, 400km, 500km, 765km...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전기차 업체들이 현재까지 발표한 출시 예정 전기차 최대 주행가능거리다. 이들이 제시한 주행거리는 현재 국내 출시된 전기차 평균 주행거리인 100~200km보다 약 2~3배 긴 수준이다.

전기차의 장거리 주행 가능 실현을 위해서는 고밀도 기술이 접목된 배터리 탑재가 필수다. 이 때문에 전기차 업체 뿐만 아니라 배터리 업체들도 장거리 주행 전기차 실현을 위한 연구 및 기술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2018년 전기차 장거리 주행' 시대 꿈꾸는 한국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은 오는 2018년을 기점으로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기에 맞춰 장거리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업체들의 선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용 전원공급장치 업체 파워프라자는 2018년 최대 765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초소형 로드스터형 전기차 ‘예쁘자나R2'(옵션배터리장착 모델 기준, 일반형 440km)를 소량 생산할 계획이다. 765km 주행거리 실현을 위해 LG화학에서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 셀과 자체 설계한 81kWh 배터리, 카본 화이버 소재를 썼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파워프라자는 예쁘자나R2가 테슬라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출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 콘셉트로 제작된 예쁘자나R2가 가속성능에도 큰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워프라자에 따르면 예쁘자나R2의 제로백은 4.6초. 최고주행속도는 199km/h다.

제네바모터쇼 현지에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은 파워프라자 예쁘자나R2 (사진=파워프라자)
예쁘자나R2 측면 (사진=파워프라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2018년 장거리 전기차 시대를 열기 위한 움직임에 본격 나섰다.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현대차 ‘마음드림’ 행사에서 “3~4년 뒤 주행가능거리가 300km가 넘는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의 말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8년을 기준으로 장거리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대거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도록 개발된 르노삼성 SM3 Z.E. 전기차도 오는 2018년부터 장거리 주행 가능한 배터리가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상태 르노삼성 전기차프로젝트 담당 이사는 지난 3월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EV프리뷰 행사에서 “유럽 르노 ZOE 차량에 우선적으로 장거리 주행 가능한 배터리가 적용될 예정”이라며 “이같은 기술이 향후에 르노삼성 SM3 Z.E.에도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판매중인 SM3 Z.E. 최대 주행 가능거리는 135km다.

SM3 Z.E.(사진=르노삼성)

■무서운 美中 전기차 전략 ‘한국보다 더 빠르게’

국내 업체들은 2018년을 계기로 장거리 주행 가능한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해외업체들은 이보다 더 앞서 장거리 전기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이미 모델 X, 모델 S, 모델 3 삼각 편대 전략을 세웠다. 최저 346km, 최대 486km 주행 가능한 3대 라인업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신형 모델 S를 출시한데 이어, 상반기 내 중국에서 모델 X SUV를 출시한다.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모델 3는 오는 2017년 북미지역 중심으로 출시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에는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모델 3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라인업과 치열한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 모델 3 (사진=테슬라)
쉐보레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모델 3의 라이벌로 손꼽히는 GM 쉐보레 '볼트(Bolt) EV'는 올 연말 출시될 예정이다.

한번 충전에 최대 326km까지 주행가능한 볼트 EV는 모델 3(3만5천달러, 약 4천만원)보다 3만달러대(약 3천437만원)의 판매가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어낼 전망이다. GM은 곧 출시될 볼트 EV의 주행 가능거리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일부 중국 현지 업체들의 국내 진출 선언에 이어 장거리 주행 전기차 출시 계획 등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최대 300km까지 주행 가능한 중국 업체 JAC의 SUV 모델 iEV6S는 올해 하반기 제주도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iEV6S는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돼 국내 자동차 산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모델 중 하나. 심양 JAC 해외판매총괄은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고밀도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2020년 이후부터 4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을 출시할 것”이라며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이 이후에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면 출시 예정인 차량에 삼성SDI 배터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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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에 전시된 중국 최초의 전기 SUV JAC iEV6S (사진=지디넷코리아)
중국 BJEV 주력 모델 BJ 200 (사진=BJEV)

중국 최대 전기차 메이커로 알려진 베이징자동차 자회사 BJEV는 내년에 장거리 주행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핑 첸 BJEV 수석 엔지니어(상무급 대우)는 15일 열린 SNE리서치 주최 전기차 컨퍼런스에서 “최대 500km까지 주행가능한 고성능 전기차를 2017년 출시할 계획이며, 가격적인 측면은 아직 고민중이다”고 밝혔다.

BJEV는 국내 SK이노베이션과 전기차 배터리 네트워크 구축을 이루고 있다. 핑 엔지니어는 “장거리 주행 전기차 출시를 위해 SK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삼성SDI, LG화학과의 접촉도 늘려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