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카 시대의 '인텔인사이드'는 어떤 모습?

IoT 시대 맹주 꿈꾸는 인텔 스마트카 플랫폼 전략

컴퓨팅입력 :2016/06/30 17:44    수정: 2016/06/30 17:53

자동차가 사물인터넷(IoT) 기술 트렌드의 격전지로 대두됐다. 몇몇 완성차 제조사와 IT업체가 소위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한 동맹 관계를 형성하면서다. 현대자동차는 시스코와, BMW는 삼성전자와, 포드는 아마존과, 폭스바겐은 LG전자와, 볼보·르노닛산·도요타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크고 작은 협력을 추진 중이다. [☞관련기사: '車-IT 스마트카 동맹' 어디어디 있나]

인텔은 자사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 및 보안 기술을 탑재한 IT플랫폼으로 차량용인포테인먼트 영역과 기존 전장 기술 시장을 공략한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갖고 있다. [사진=인텔]

커넥티드카는 IT로 탑승자의 편익을 극대화한다는 비전을 상징한다.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2가지 필수 요소가 있다. 판단을 위한 두뇌와,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연결(connectivity)이다. 여기에 더해 자동차가 시시때때로 사람의 필요를 알아차리고 그에 적절한 선택사항을 제시하거나, 최적 결과를 나름대로 판단한 동작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IT인프라의 판단을 위한 구성요소가 '프로세서'다. IT와 접목되는 자동차, 커넥티드카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로세서 기술을 주특기로 삼아 온 인텔은 최근 자사 프로세서 역할을 데이터센터 바깥으로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인텔의 목적지에 IoT 시대의 격전지로 떠오른 커넥티드카 영역도 포함된다.

인텔은 자사 DNA를 투입한 전장용 프로세서와 그 작동을 위한 주변부 기술 요소들의 연결 및 보안성에 초점을 맞춰, 자동차 관련 업종의 커넥티드카 시나리오 실현을 유도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인텔은 오는 2020년까지, 즉 4년 이내에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인프라(V2I), 차량과 보행자(V2P), 차량과 클라우드(V2C) 등의 연결이라는 주제가 업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며 관련 전망을 제시했다.

■"전장용 반도체-시스템SW, 고성능CPU-응용SW로 바뀐다"

인텔은 기존 차량내 ECU를 비롯한 전기전자장치 영역에서 시스템소프트웨어 대신 범용 프로세서와 응용소프트웨어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자사 범용 프로세서 기술과 이를 활용하는 플랫폼의 잠재력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자료=인텔 Automotive IoT 보고서 일부 발췌]

인텔은 5G 통신이 본격 시작되는 2020년부터 차량과 여러 사물간의 연결이 이뤄지는 시대가 될 것이라 봤다. 그만큼 "더 빠르고 효율적인 무선 통신이 가능해지고, 자동차의 전장(전기·전자장치) 기술이 '주행'과 '안전'에서 '새로운 경험 창출'로 바뀔 것"이라 내다봤다. 이미 차선이탈방지, 상향램프 자동전환, 자동 긴급제동시스템, 주차보조시스템 등 운전보조시스템(ADAS)을 갖춘 상용차를 보면 전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장의 개념이 IT를 포괄하고 있고, ADAS는 편의 기능을 넘어 자율주행 수준까지 다가가는 시대에 맞게, 차량에 쓰이는 두뇌도 진화해야 한다는 뉘앙스다.

현재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 및 센서의 아키텍처와 통신방식은 표준을 따르고 소프트웨어(SW) 개발, 테스트, 배포는 CMMI 프로세스에 맞춰져 있는 등 표준 및 통제된 조건과 절차가 존재한다. 완성차 한 대엔 수백개의 전자제어장치(ECU)간 네트워크(CAN)로 복잡한 통신이 이뤄진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SW는 오랜 안정성 검증을 거친다. 특히 SW는 소스코드 수백만줄의 신뢰성 검증에 4~5년이 걸린다. 출고 후 패치 등 업데이트가 필요하면 정비 센터를 찾아야 한다. 개발, 테스트, 배포시 내부 통제 수준이 높은 방식이다.

인텔은 이런 차량용 반도체와 SW개발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제조사들이 전용 반도체 대신 카메라, 레이저, 센서 등이 연결되는 최신 ADAS의 고성능 요구에 대응하고, 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개방형 SW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범용 프로세서를 쓸 것이라 전망했다. 전장 기술 영역에서 "고성능 CPU와 더 복잡한 응용SW가, 특수 목적으로 개발된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시스템SW의 자리를 차지(대체)"한다는 관측이다.

또 인텔은 달라지는 차량용 반도체와 SW개발 환경에선 자동차 업계가 SW결함을 발생 즉시 해결하려 노력하고, 무선으로 SW패치나 업데이트를 배포하려 할 것이라 내다봤다. 자동차 업계에선 무선 환경에서 안전하게 커넥티드카 구성요소를 식별하고 SW를 배포할 방법을 찾고 있으며, IT보안 업계가 이 요구에 부응하는 암호화 기술, 장치 인식 기술을 활용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 커넥티드카 구현 기술 구성요소들

인텔의 커넥티드카 전략 핵심 솔루션 '인비어클솔루션'의 개념도. 인텔은 범용프로세서 아톰 SoC를 포함하는 컴퓨트모듈과 개방형 아키텍처로 묘사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결합해 전장 및 완성차 제조업계가 커넥티드카 시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텔은 인비어클솔루션(In-Vehicle Solutions)이라는 커넥티드카 구현 솔루션을 갖고 있다. 인비어클솔루션은 인텔의 프로세서와 보안기술 및 이를 탑재한 SW 개발 및 구동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인텔은 자사 솔루션이 범용 프로세서 기반으로 개방형 표준을 지원한다는 걸 장점으로 내세웠다. 차량용 반도체 소형화 및 경량화 요구, SW 품질관리 어려움, 연결 대상 확대에 따른 복잡성 증가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텔은 커넥티드카를 위한 프로세서로 아톰 기반 시스템온칩(SoC)을 제시했다. 이는 전체 IoT 영역에서 아톰 SoC와 개발 환경, 운영 모델을 동일하게 가져갈 수 있는 쿼크 및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인프라와의 연계를 고려할 때 복잡한 커넥티드카 인프라와의 일관성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메시지다. 인텔은 또 자사 SoC가 ▲SW 개발, 테스트, 배포시 공급망 관리 전략 ▲차량 센서, 프로세서, 카메라 SW를 중앙집중형으로 접근 ▲용도에 맞는 고성능, 저전력 등 선택 ▲첨단 ADAS에 맞는 고성능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인텔 IVI 시스템 개발 플랫폼은 ▲아톰E3800 SoC ▲업계 요구 수준에 맞는 안정성과 신뢰성을 갖춘 팬리스 구조 ▲검증된 I/O 및 그래픽 드라이버 ▲차량용 부트로더 등을 포함한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를 사용해 ▲내비게이션 및 GPS ▲인터넷과 클라우드 연결 ▲카메라를 통한 위험 사전 대응 ▲ADAS 등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더불어 멀티미디어 처리, DVD 재생, 오디오 및 비디오 관리, 음악 및 영상 스트리밍 처리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음성인식, 텍스트 인식, 제스처 인식, 터치스크린 등 UI 구현을 할 수 있다.

인텔이 인비어클솔루션의 프로세서와 개발 플랫폼에 더해 강조한 요소 하나는 보안이다. 회사측은 "맥아피 솔루션으로 커넥티드카에 설치되는 하드웨어, SW, 데이터센터 연결 등 종단간 보안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2년전 데이터에 초점을 맞춰 제시한 IoT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관련기사: IoT 노린 인텔의 야심만만 플랫폼 시나리오]

인텔은 "임의로 문을 여는 것부터 가속, 브레이크, 운전대 등 주행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외부에서) 해킹할 수 있어 ADAS와 자율 주행의 편리함 이면에 잠재된 보안 위협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면서 "업계는 내부 전장 제어 체계를 보호하는 것과 외부 연결을 어떻게 (안전하게) 할 것인가에 고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텔이 커넥티드카 솔루션 전략에 포함시킨 보안 기술 적용 개념도.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하드웨어 보안 서비스, 하드웨어 보안 등 개별 영역에 갖춰야 할 보안 요소들을 나열하고 있다.

■인텔과 자동차 기술업계 IoT 협력사례들

인텔이 직접 갖춘 솔루션 기반의 커넥티드카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시점 자체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인텔이 5G 시대의 시작과 맞물리는 2020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자동차 업계와 다양한 협력 사례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긴 어렵지 않다. [☞관련기사: 인텔, 5G 시대 어떻게 대비하나] 다음은 인텔의 ADAS와 커넥티드카에 초점을 맞춘 IoT 전략 추진 사례들이다.

우선 5년 전부터 인텔과 협력을 공식화한 현대기아차의 사례가 있다. 2015년형 현대차 제네시스와 기아차 K9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인텔칩 기반이다. K9의 경우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외에 텔레매틱스 서비스 'UVO'까지 단일 플랫폼으로 제공되고 있다. [☞관련기사: 인텔, 현대·기아차와 손잡고 '스마트카' 시동] [☞관련기사: 기아 K9 탑재CPU, 알고보니 인텔 아톰]

인피니티Q50의 시동을 걸 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스플레이에 '인텔인사이드' 로고가 표시된다. 이어 앱 형태로 뜨는 내비게이션 조작, ADAS 기능,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조작할 수 있다. [☞관련기사: 인텔 IoT-스마트카 전략에 '타이젠' 투입] [☞관련기사: [안녕 스마트카⑤] '터치를 부르는 車' 인피니티 Q50]

BMW의 내비게이션시스템 '커넥티드드라이브' 역시 인텔 프로세서를 채택하고 있다. 커넥티드드라이브는 전기차 모델 'i3'에도 적용됐다. i3 운전자는 이걸로 길안내, 실시간 뉴스, 주식, 날씨 등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음악 스트리밍,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 수도 있다. [☞관련기사: BMW, 600마력 '뉴 M760Li xDrive' 내달 제네바서 첫 공개]

인텔은 완성차 제조사뿐아니라 주요 부품업체와도 협력 중이다. 인텔 설명에 따르면 전기차 부품사업을 벌이고 있는 LG전자와 텔레매틱스 개념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LG전자는 인텔의 자동차 관련 컴퓨트, 네트워크, 보안솔루션을 바탕으로 차세대 텔레매틱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딥 러닝과 '센서 퓨전' 등 기술이 반영될 것이라고 인텔 측은 밝혔다. [☞관련기사: LG전자, 車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표준화 주도]

인텔은 LG전자같은 '제니비(GENIVI)' 연합 참여 파트너와의 협력뿐아니라, 상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솔루션업체인 블랙베리 자회사 'QNX'와의 ADAS 솔루션 개발 협력도 추진해 왔다. [☞관련기사: 스마트카 플랫폼, "오픈소스-MS 함량미달?"] 인텔과 QNX는 아톰칩 탑재 모듈에 QNX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얹어 ADAS와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더 쉽고 빠르게 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범용 인텔 프로세서와 QNX RTOS의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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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인먼트시스템이나 ADAS와 별개로 인텔은 운전자와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기술 협력 사례도 확보 중이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인텔의 '리얼센스' 카메라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 얼굴을 인식하는 차를 만들었다. 자동차가 운전자를 먼저 알아보고 자동으로 잠금을 해제할 뿐아니라, 탑승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른 음악을 재생해 준다. 도로 장애물을 3D 카메라로 인지해 운전자에게 알려 주고, 주차시 전방위(360도) 촬영 이미지를 보여 주기도 한다.

인텔은 실험적인 차량용 부품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차량 관련 사업자가 아닌 카네기멜론대학과 협력한 '프로그래머블 헤드라이트' 얘기다. 카메라로 주행 상황을 감지하고 여러 상황 정보를 수집하는 헤드라이트다. 고속 주행시 적외선 카메라 기능으로 도로 위험을 감지하고, 눈이나 비가 내릴 때에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작동한다. 더 자세히 식별해야 하는 대상에 초점을 맞춰 각도와 빛의 세기를 조정하기도 한다. 일반 LED가 아니라 '디지털라이트프로세싱(DLP)' 광원을 채용했다. 인텔 코어 i7 장치로 정보를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