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K뱅크, 연내 '인터넷은행' 시대여나

시스템 구축 한창…하반기 본인가 신청 계획

인터넷입력 :2016/07/06 14:27    수정: 2016/07/06 14:56

손경호 기자

정체된 금융업계를 뒤흔들 '메기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반기 본인가를 앞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두 회사는 올 상반기부터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담인력을 충원하면서 하반기 본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8월 중순~9월 말에 본인가 신청 예정인 K뱅크는 예정대로라면 연말부터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11월부터 그동안 구축한 전산시스템에 대한 통합 테스트를 진행한 뒤 늦어도 12월까지는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따라서 카카오 역시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위원회 주최로 경기도 판교 카카오뱅크 설립 준비법인에서 개최된 현장간담회에서 윤호영 한국카카오주식회사 공동대표, 안효조 K뱅크 준비법인 대표는 각각 이 같은 일정으로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윤호영 한국카카오주식회사 공동대표, 안효조 K뱅크 준비법인 대표.

■카카오뱅크-K뱅크 앞으로 일정은…

카카오뱅크는 LG CNS 상암IT센터를 주전산센터, KT 분당 IDC를 재해복구센터로 구축하는 방식으로 오는 10월까지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 금융결제원 등이 은행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지급결제망을 연동하고 테스트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K뱅크는 카카오뱅크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전산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덕분에 8월까지 구축을 완료한 뒤 8월 중순~9월말에 본인가를 신청, 올해 말부터는 영업을 개시한다는 목표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6월말 현재 각각 117명, 83명 인력으로 운영되는 중이다. 지난 3월 말 공개채용을 실시했던 카카오뱅크에는 3천여명 지원자가 몰렸으며, 이중 40명이 채용됐다. 윤호영 대표는 "직급제가 아니라 성과를 중심으로 한 전 직원 연봉제를 운영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며, 프로젝트 매니저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K뱅크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직무별 수시/공개 채용을 통해 연말까지 최대 120여명을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안효조 대표는 "공채를 통해 입사한 직원이 곧 100여명을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11월~12월 중 본인가를 신청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영업을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자료=한국카카오주식회사)
K뱅크는 8월~9월 중 본인가를 신청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자료=K뱅크 준비법인)

■소상공인 대출, 100% 비대면 모바일 계좌개설 선보일 것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두 간편송금, 중금리 대출과 이를 위한 정교한 신용평가모델, 오픈API를 활용한 외부 핀테크 서비스와 연동 등을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웠다.

윤 대표는 계좌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모바일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하듯 쉽게 쓸 수 있는 간편송금, 현금이자와 함께 음원이나 게임포인트 등 비현금 이자를 제공하는 등의 사업모델을 소개했다. 중금리 대출을 위해 카카오는 주주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카카오 스코어링'이라 불리는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주주사인 이베이가 서비스 중인 지마켓, 옥션에서 물건을 판매하고 있지만 결제대금이 제 때 입금되지 않아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간편 셀러론'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온라인 쇼핑몰을 사용하는 소상공인들이 관리자페이지에서 계좌조회, 대출신청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가 본격 출범한 이후에는 24시간 상담해주는 금융봇, 밴사와 결제대행사 등 중간사업자 없이 고객과 판매자를 연결하는 카드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제휴사나 주주사들에서 공통으로 쓸 수 있는 카카오유니버셜포인트 등 서비스도 제공된다.

K뱅크는 본인가를 거쳐 영업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3단계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한다.

안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바라는 점에 대한 1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결론이 편리하고, 금리에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기존 은행들도 인터넷뱅킹을 많이 하고 있는 만큼 아예 새로운 것보다는 조금 더 혜택을 주는 쪽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100% 비대면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다른 은행계좌로 소액을 이체하는 등 방법을 써야한다.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발급받은 계좌가 있어야만 하는 셈이다. 안 대표는 "모바일로 10분 안팎으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면서, 대출, 결제, 자산관리솔루션 등도 이러한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금리 대출을 위한 핵심인 신용평가모델에 대해서는 기존 KT가 보유한 통신DB, BC카드 결제DB, 주주사DB, 기존 신용평가사 DB 등을 조합해 5%~6% 금리로 대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주사, 제휴사를 활용한 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모바일 은행'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예를들어 올레KT대리점에서 K뱅크 활용법을 알려주거나 GS25 편의점에서 각종 결합혜택을 제공, 각종 O2O 기반 상품과 제휴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대 국회서 은행법 개정안 논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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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감담회를 주재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혁신적 IT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으로 기대했던 긍정적인 효과들이 지난해 11월 예비인가 이후 시장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성과중심 연봉제를 도입한 것이 모범사례로 꼽힌다"고 밝혔다.

이어 임 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는 소유, 거버넌스 측면에서 (인터넷전문은행들에게) 도움이 되는 은행법 개정안에 대해 더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 신용정보법 개정 등을 통해 비식별화된 정보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