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I업체 출신 스타트업 개발자 "일이 많아 즐겁다"

직방 개발팀 곽소현 매니저의 변신 스토리

인터넷입력 :2016/09/21 09:53    수정: 2016/09/21 11:41

최근 SBS 스페셜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요즘 것들의 사표'가 화제다. 소위 연봉 높고 복지 좋은 대기업에 다니던 청년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퇴사하는 내용을 다뤘다.

얼마 전 만난 직방 개발팀 곽소현 매니저도 이 프로그램에 나온 청년들과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그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 계열 SI업체에서 나와 직방에 입사했다. 개발이 너무 좋았지만, 연차가 쌓여갈수록 실무보단 관리직이 돼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이직을 결심했다.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직방에 근무하고 있는 한 개발자 선배를 동문회서 만나 이야기를 듣고 이직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성취감이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

곽 매니저는 전 직장에서 계열사 파견 근무를 통해 해당 기업의 내부 솔루션 개발이나 운영 등을 담당했다. 짧게는 3~4개월, 길게는 1년 단위의 파견이었다. 대기업 산하 SI업체 특성상, 개발자는 자신이 관심있는 기술을 새로 접목해 보거나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의 틀을 바꾸는 의사 결정은 현장 개발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성격의 일이 아니다.

직방 개발팀 곽소현 매니저

"비즈니스 특성상 B2B 업무로 기업 내부 사람들만 아는 개발 작업만 하다보니 시스템도 무겁고 보람을 느끼기 어려웠어요. 일반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고, 인지도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직할 곳을 찾던 중 동문회에서 직방에 다니고 있는 선배를 만났고, 선배는 당시 직방을 200%만족하는 직장이라고 추천했다. 그는 선배랑 이야기하면 할수록 업무에 대한 깊이가 있고 역량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이 이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만들었다.

"입사할 때 두 번의 시험과 세 번의 면접을 봤어요. 코딜리티라 부르는 온라인 코딩시험과 서버 프로그래밍 테스트가 그 시험이고 세 번의 면접은 파트리드 면접, CTO면접, 대표 면접 순이었습니다."

곽 매니저가 입사 면접 시 기억에 남았던 점은 지원한 사람이 진짜 개발을 좋아하는지, 왜 개발을 시작하게 됐는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는 거였다고 말했다.

"평소에 개발을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적성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큰회사 있을 때는 분업이 되어 있으니까 제 파트만 하면 되는데 여기는 개발자가 적으니 그만큼 할 일이 많고 또 여러 일을 해야 해요. 일이 많다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줄 몰랐습니다."

그는 개발팀 내 백엔드 파트 소속으로 올해 6월에 직방이 새롭게 선보인 아파트 단지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대동여지도팀이 수집한 정보를 올리고, 관리하는 어드민 페이지를 개발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참여하고 모든 부문을 관여하며 작업의 결과물을 보니 일에 대한 만족도와 성취감이 올라갔다.

"이전에는 어떤 솔루션 개발에 참여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것 없이, 구원투수처럼 문제 해결하고 빠지는 역할만 하다 처음부터 인차지(In-charge)로서 직접 유관부서와 회의하고, 데이터 작업, 어드민 페이지 개발 등 모든 부분에 관여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는 처음에 5년차 매니저로 책임자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파트 리더부터 CTO까지 최대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건 결정해보고 리더로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입사한지 10개월이 지나 그가 느끼는 회사에 대한 감정은 어떨까.

"직방은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기회를 주는 곳이에요. 이 회사 개발팀의 장점은 서로의 전문분야에 대해 존중해 주고 기술에 대한 트렌드나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매우 장려하고 권장하죠. 보여주기식 야근이 없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업무를 좋아하고 열정있는 인재들이 남아서 충분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분위기는 당연히 장려하고요."

이 회사에선 야근 하면 오히려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 개발에 대한 열정이 있고 공부를 더 하는 것은 눈치를 주거나 배척하는 문화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개발을 좋아하고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여러모로 좋은 환경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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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직방이 쌓은 양질의 데이터를 가지고 의미있는 정보를 뽑아내는 일(일종의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기존에는 데이터를 다루는 전문 파트가 없었는데, 현재 개발팀 내 데이터 파트를 구성한 상황으로, 데이터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서 활용가능한 유의미한 정보들을 뽑아낼 수도 있고, 이를 신규서비스에 적용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