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솔라리스 OS, 12는 없다?

컴퓨팅입력 :2017/01/25 16:01

오라클이 지난주 유닉스 운영체제 솔라리스의 새로운 개발로드맵을 공개했다. 당초 올해 솔라리스12를 내놓겠다던 계획 대신, ‘솔라리스11.next’란 단어가 등장했다.

23일(현지시간) 오라클은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솔라리스 로드맵에 대한 짧은 설명글을 올렸다. [원문 바로가기]

이 글에 따르면, 오라클은 솔라리스에 지속적 전달(CD, continuous delivery) 모델을 적용한다. 버전업을 하지 않고, 최신 기능 업데이트를 현재보다 더 빈번하게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10에 도입한 업데이트 모델과 유사하다.

오라클은 솔라리스11에 기반한 ISV 애플리케이션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상황에서, 버전업 형식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객 요구사항을 발빠르게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오라클 스팍, 솔라리스 로드맵(2017년1월13일자)

신규 OS 버전을 내놓는 현 모델에선 기존 솔라리스 버전 기반 애플리케이션에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규모 업데이트보다 마이너 업데이트를 자주 제공해 변화폭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오늘날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용자 요구사항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민첩함이 요구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오라클은 솔라리스의 최신 개발로드맵을 지속적으로 공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솔라리스의 현재 최신 버전은 솔라리스11.3이다. 오라클은 솔라리스11과 오라클 솔라리스 클러스터4프리미어 및 확장 지원을 각각 2031년 1월과 2034년 1월까지 확장해 제공한다. 오라클은 매년 지원만료 시점을 재검토해 공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라클의 이같은 결정은 서버 운영자에게 상반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우선 대규모 업데이트에 따른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호환성 테스트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OS 버전업이 시스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견인하기 때문이다.

반면, 마이너 업데이트라 해도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문제를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 애플리케이션 구동 환경이 OS와 완벽히 별개로 구현되지 않았다면, 약간의 OS 변화에 애플리케이션 작동이 불가능할 수 있다.

오라클이 도입하기로 한 CD 모델의 경우 사용자 근무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

CD 모델은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시스템 운영을 한 조직 안에서 함께 책임지는 ‘데브옵스(DevOps)’ 조직운영모델을 기본 전제로 한다. 개발 담당자는 시스템 운영환경의 예정된 변화를 기획단계부터 반영하고, 운영 담당자는 신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이 기존 운영환경에 주는 영향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이 경우 '개발-테스트-프로덕션' 등의 개발운영 주기가 매우 짧다.

만약 잦은 업데이트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 데브옵스 조직모델을 마련하지 않은 기업 IT부서는 과거보다 몇배의 부담을 안을 수 있다.

한가지 더해 오라클이 솔라리스 OS에 전과 같은 투자를 이어갈 것인지 불투명해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오라클은 솔라리스와 함께 스팍 프로세서 로드맵에서도 신규 칩셋 개발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비슷한 시점에 오라클 시스템사업부 스팍 인력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업계는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로 확보했던 스팍과 솔라리스에 대한 투자를 줄이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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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입장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오라클 솔라리스의 판매는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탑재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형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오라클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검증해 공급하는 만큼 잦은 업데이트에 따른 사용자 부담 증가는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최근 애플리케이션은 컨테이너와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추세여서 OS 업데이트가 전처럼 민감하지 않다"며 "다만, 과거에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최신 환경 유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