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큰 기회…'AI 퍼스트’ 전략 세우자”

[4차 산업혁명, 이렇게 준비한다]③이상홍 센터장

과학입력 :2017/02/03 17:20    수정: 2017/02/03 17:21

최경섭 기자

“'CES 2017' 전시회는 전 세계 산업의 패러다임이 이미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전환됐음을 입증하는 자리였다. 국가 R&D 정책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AI(인공지능) First' 전략에 맞춰야 할 때다.”

연간 1조원대 규모의 ICT(정보통신기술) R&D 프로젝트를 직접 진두지휘 하고 있는 이상홍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센터장.

이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이 성장정체에 직면한 대한민국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인 인공지능(AI)에 R&D 역량을 집중하는 ‘AI First’ 전략도 제시했다.

ICT R&D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홍 센터장을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 해야 하는지, 또 올해 추진할 역점 사업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 “4차산업 역량 집중...'AI First’ 전략 세우자”

-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언급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기술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ICT 시장의 트렌드 변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올 초, 미국에서 개최된 CES 2017에서 거대한 트렌드의 변화를 직접 목격한 얘기를 먼저 해야겠다. 특히 올해 전시회 에서는 아마존이 음성인식 AI솔루션 ‘Alexa'로 CES의 ‘히든 챔피언‘으로 급부상했다.

아마존의 개방형 인공지능 플랫폼인 Alexa는 향후 가전제품은 물론 스마트카, 로봇 등에 탑재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구글, 애플, 테슬라 등 신흥 밴더들이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인 것을 비롯해 IoT(사물인터넷), AR/VR(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들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처음 언급된지 불과 1년만에 AI를 비롯해 주요 기술들이 상용화 단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4차산업혁명 시대가 목전에 와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ICT R&D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인데.

“CES에서 목격했던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AI, 즉 SW 기술이 있다. 수많은 차량과 차량, 차량과 시스템, 차량과 사람 등을 연결하는 IoT 기술과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이 결집돼 자율차 기술이 가능한 것처럼, SW 혁신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앞당겨 질 수 있는 것이다..

과거 PC시대에서 웹, 현재 모바일 중심의 ‘모바일 온리’ 시대로 진화한 것처럼, 미래에는 SW 혁신이 중심이 되는 'AI First' 시대를 맞을 것이다.

국내 R&D 정책기조도 이같은 패러다임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 플랫폼 개발, AI 시장창출에 역량을 집중하는 'AI First' 전략이 절실하다.”

■ “4차 산업혁명, 대한민국에 큰 기회”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준비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는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이 25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대한민국에 더 큰 위기를 가져올지, 아니면 대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지 평가해 주신다면.

“ 2000년대 초 한때 5%대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글로벌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는 3% 내외의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영국의 EU 탈퇴,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주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3차 산업혁명을 통해 성장의 모멘텀을 경험한 바 있다. 컴퓨터, 사람, 그리고 모든 사물의 연결을 기본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 여기에 AI, 가상현실, 빅 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 신산업을 얼마나 빨리 이식하는가가 숙제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지능정보 산업은 이제 막 개화기 단계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이 없는 만큼, 우리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

특히 국내 기업중에 전자,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는 점은 큰 강점이다. 향후 자율차, VR, 로봇 시대가 도래 하더라도, 시장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서 국내 업체들이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는 시대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ICT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 무엇보다, ICT가 기존 판을 바꾸는 동인이자, 새로운 판을 형성하는 ‘마중물’ 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12월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범 정부부처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주요 ICT기술에 대한 경쟁력 확충뿐만 아니라, 산업과 산업을 넘어서, 기술과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적 인재육성도 시급하다.

신산업 발굴을 위해서는 부처 간 역할 분담, 협업도 절실하다. 아울러,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에 대한 규제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인식을 전환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 기관 독립 추진...“국내 최대 ICT R&D 역할하겠다”

- 취임 한지 3년을 맞는다. ICT R&D 전담기관 으로서 올해 역점을 두는 분야가 있다면. 내부적으로 추진중인 기관 독립은 어떻게 진행중인가.

“국가 R&D 전략으로 제시한 ‘AI First' 를 앞세워 지능정보 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기술개발, 인력양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먼저, 인공지능 기술사업화 지원, 표준화 추진 등을 통해 AI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하고 AI R&D 로드맵도 수립하겠다. 또한 AI에 특화된 ITRC 7개, SW스타랩 7개, SW중심대학 6개 등을 신규 선정하는 등 지능정보사회에 필요한 창의적인 인재 육성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또한 ‘연결성(Connectivity)’ 강화를 위해 5G, 양자정보통신에 대한 핵심 역량 강화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11월 19일 미국 산호세 주립대학교에서 SW 전공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 ‘TOPCIT 시범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3월중에는 블록체인 글로벌 컨퍼런스를 개최, 산업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뢰성, 투명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분야로, 자율차, 지능형로봇, 사물인터넷 등에 광범위하게 도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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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R&D 전담기관 으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기관 독립 작업도 추진중이다.

IIPT는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국내 최대 ICT R&D 수행기관의 역할을 해 오고 있지만, 법률상 타 기관의 부설기관으로 지정돼 있어 정책집행이나 지원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미 국회에 ICT특별법 개정안(IITP 독립법인화)이 발의된 상태이고, 관련 부처에서도 큰 이견이 없어 2월 임시국회 처리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