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치열한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승자는?

파나소닉 美 출하량 늘자, 업체별 경쟁 치열

홈&모바일입력 :2017/03/28 13:45    수정: 2017/03/28 13:48

“원통형 배터리의 효과가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현재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 전념하고 있는 파나소닉의 경영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한 전기차 업계 전문가의 말이다. 파나소닉의 입지가 흔들리면, 회사 내 주력 제품인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시장 확장이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나 파나소닉은 이같은 예측과 달리 승승장구하고 있다.

파나소닉 '2170' 배터리 셀이 생산되는 테슬라 '기가팩토리' (사진=테슬라)

SNE 리서치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선두에 올랐다. 4.6GWh 출하량으로 지난 2015년(2.6GWh)보다 약 70.5%나 성장한 것이다.

파나소닉 배터리 출하량에 힘입은 테슬라는 지난해 두드러진 판매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스웨덴 글로벌 전기차 데이터베이스 분석사이트 ‘이비볼륨스’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S는 지난해 전년 누계 대비 2% 오른5만935대가 판매돼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 1위에 올랐고, SUV 타입의 모델 X는 2만5천372대가 판매돼 7위에 올랐다.

파나소닉과 테슬라 효과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이에 대응하려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21700’ 원통형 배터리로 승부거는 삼성SDI

파나소닉은 앞으로 지름 21mm, 길이 70mm의 ‘2170' 원통형 배터리 셀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존 지름 18mm, 길이 65mm의 ’18650' 배터리 셀보다 한층 더 강화된 셀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파나소닉 2170 배터리 셀은 오는 7월부터 생산예정인 보급형 모델 3에 탑재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11월 가진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2170 셀은 가장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가장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테슬라와 파나소닉등을 맞서기 위해 ‘21700’ 원통형 배터리 셀 홍보를 강화했다. 이 역시 지름 21mm, 길이 70mm 크기를 지니고 있다.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21700 배터리 셀은 지난해 4월 베이징모터쇼 전시 당시 기존 ‘18650’셀보다 에너지 용량을 최대 35%까지 늘렸다. 삼성SDI는 이후 1년여동안 기술 연구 끝에 에너지 용량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렸다.

에너지 용량을 끌어올린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셀은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는 미국 루시드모터스 차량에 탑재될 전망이다.

루시드모터스는 그동안 차세대 원형 배터리 셀 개발을 위해 삼성SDI와 서로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에너지 밀도를 더 높이고 출력, 안전, 충전 시간 등에서 최고 수준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삼성SDI는 앞으로 21700 원통형 배터리 셀이 94Ah 이상 각형 배터리셀과 함께 미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원통형 배터리 셀이 전동공구, ESS 등에 활용시켜 원통형 배터리의 표준으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LG화학도 적극 나서는 원통형 배터리 셀

LG화학은 그동안 원통형보다 파우치형 배터리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해왔다.

LG화학은 지난해 부산모터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홍보 부스에서 자사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전시했다. 이 자리에서 LG화학은 “파우치형 배터리는 각형 및 원통형 배터리보다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무게의 팩에 더 많은 용량으로 더 많은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전기차 입지가 점차 강화되면서, LG화학도 더 이상 파우치형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LG화학 원통형 배터리 셀이 탑재된 파워프라자 예쁘자나R2 (사진=파워프라자)

LG화학은 최근 국내 전기차 중소기업 ‘파워프라자’,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패러데이퓨처, 루시드모터스 등과 손잡고 원통형 배터리 셀 공급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에서 원통형 배터리 셀을 공급받는 세 업체는 각자 장거리 주행 전기차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파워프라자의 경우 최대 765km 주행가능한 초소형 로드스터 전기차 ‘예쁘자나R2'를 내년 양산할 예정이며, 루시드모터스와 패러데이퓨처등도 내년 600km 이상 주행 전기차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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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지난해 6월 비(非) IT분야 시장 공략을 위해 ‘20650’ 원통형 배터리 셀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LG화학은 해당 셀이 기존 18650 배터리 셀보다 에너지 용량을 24% 이상 개선시켰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LG화학의 20650 셀이 향후 출시될 전기차에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LG화학이 기술개발을 통해 좀 더 효율을 높은 원통형 배터리 셀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