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폰은 처음이야"…갤럭시S8 써보니

인피니트 디스플레이 몰입감 엄청나…빅스비는 평가 일러

홈&모바일입력 :2017/03/30 05:19

정현정 기자

(뉴욕(미국)=정현정 기자)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57층에 위치한 '인피니티 풀’은 세계적인 명소로 유명하다. 수영장 가장자리에 물을 흘러넘치게 만들어 가장자리를 보이지 않게 해 마치 경계가 하늘과 맞닿는 시각 효과를 연출했다.

갤럭시S8에 탑재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Infinity Display)가 이와 비슷한 효과를 준다.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로 좌우 베젤을 아예 없애고 상하 베젤도 최소화하면서 광활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디스플레이 몰입감을 극대화시켜준다. 동영상을 보거나 인터넷 브라우징만 해도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갤럭시S8의 디자인 공식은 전작들과 완전히 달라졌다. 기존 갤럭시 시리즈는 둥근 모서리와 타원형 홈버튼이 탑재된 엇비슷한 형태로 이뤄져왔다. 전면부만 보고서는 어떤 모델인지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였다. 디자인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에서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했다.

갤럭시S8의 브라우저에서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을 실행한 모습. 기존보다 더 많은 콘텐츠가 한 화면에 담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갤럭시의 상징과도 같았던 전면 홈버튼을 없애고 화면 모서리도 디자인에 맞춰서 매끈하게 처리했다. 상하좌우 완벽히 균형이 잡힌 디자인에 전면 모든 컬러는 블랙으로 마감해 전면이 디스플레이로 가득 찬 느낌을 준다. 전후면은 고릴라글래스로 마감해 매끈한 조약돌 같은 느낌을 준다.

갤럭시S8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듯 한 두 달 전부터 흘러나오는 유출 이미지들에 감흥이 없을 법도 했지만 실제 만져보니 "이제까지 이런 스마트폰은 없었다"는 반응이 절로 나올만큼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다. 사람의 눈이 간사하다는 말처럼 갤럭시S8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에 익숙해지자 바로 지난해 나온 갤럭시S7의 두꺼운 상하베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는 화면 크기가 각각 5.8인치와 6.2인치로 전작 갤럭시S7과 엣지의 5.1인치, 5.5인치 보다 커졌다. 하지만 화면비율을 기존 16:9에서 18.5:9로 바꾸면서 세로 길이를 늘리고 베젤은 최소화해 그립감을 살렸다. 대화면과 한 손 조작 편의성이라는 쉽지 않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여기에 심미감까지 더했다.

갤럭시S8의 신기능 '스냅윈도우' 사용 예. 위쪽에 실시간 검색어 부분만 잘라서 배치한 후 아래 부분에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띄워 사용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8.5대 9 비율의 장점을 최대로 살릴 수 있는 부분은 멀티태스킹이다. 안드로이드7.0이 지원하는 멀티윈도우 메뉴를 통해 아래 위로 두 개의 앱을 배치하고 쓰기 편하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스냅윈도우'라는 기능으로 한 발 더 나아갔다. 예를 들어 포털사이트에서 서비스하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 부분만 잘라서 위쪽에 붙이고 아래쪽에는 다른 앱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홈버튼이 사라진 자리에는 압력센서가 탑재된 소프트키가 자리잡았다. 기존 갤럭시 사용자라면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큰 불편은 없었다. 동영상을 시청할 때는 소프트키 부분이 사라지고 다시 압력 센서 있는 부분을 터치하면 홈버튼 기능이 살아난다. 기존에 홈버튼과 결합돼있던 지문인식 센서는 뒷면 카메라 모듈 옆으로 이동했다. 스마트폰을 쥐었을때 검지가 닿는 위치로 큰 불편은 없을 것 같다.

갤럭시S8의 후면 디자인. 색상은 메이플 골드. (사진=지디넷코리아)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도 세련돼졌다. 홈화면은 삼성전자가 '클린홈'이라고 이름 붙였을 만큼 시계와 간단한 아이콘 몇 개로만 이뤄져있다. 또 기존 '앱스' 아이콘이 사라지고 화면을 어디서나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리면 앱스 화면이 나타나도록 했다. 앱을 한꺼번에 여러개 멀티 셀렉트 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 홈화면을 정리하는데 편리함이 높아졌다.

갤럭시S8에 탑재된 새로운 기능 중 하나는 바로 얼굴인식이다. 속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 갤럭시S8을 쳐다보기만 해도 바로 잠금이 해제된다. 특별한 절차 필요없이 화면을 깨워 셀카를 찍듯이 자연스럽게 화면을 바라보면 된다.

이로써 갤럭시S8은 지문인식, 홍채인식, 안면인식이라는 세 가지 생체인증 방식을 탑재한 유일무이한 스마트폰이 됐다. 갤럭시노트7에 처음 탑재됐던 홍채인식은 성능과 활용도가 개선됐다. 굳이 세 가지 생체 인증 방법이 필요할까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대문, 현관문, 금고의 잠금 방법과 요구되는 보안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빠른 속도가 관건인 잠금해제에는 얼굴 인식을 사용하고 모바일 뱅킹 등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서비스에는 더 안전한 홍채인식을 사용하는 식이다.

애플 아이폰7 플러스(왼쪽)와 삼성전자 갤럭시S8 플러스를 비교한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갤럭시S8의 신기능으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다. 시리나 어시스턴트처럼 "뉴욕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줘", "아빠에게 전화 걸어줘" 하는 식으로 음성 명령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전 인식을 통해 카메라로 제품을 찍어 정보를 검색하거나 바로 구매를 할 수도 있다. 랜드마크를 사진으로 찍으면 주변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음성 서비스의 경우 갤럭시S8 글로벌 출시 일정에 맞춰 함께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장에서 수개월 간 딥러닝 트레이닝을 거친 빅스비로 시연을 했을 때는 "화면 캡쳐해서 OOO한테 메시지 보내줘" 같은 비교적 복잡한 요청도 척척 수행해냈지만 짧은 시연으로는 주인을 학습하는 인공지능 서비스의 큰 장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또 빅스비가 내세운 것이 외부 써드파티 앱들과도 연동되는 개방성인 만큼 이후 SDK 공개 등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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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S8에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빅스비'를 실행한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공개하면서 카메라, 디스플레이 해상도, 프로세서, 배터리 등 성능을 구구절절히 설명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 최초 10나노 공정 프로세서, QHD+(2960x1440) 해상도 디스플레이, 방수·방진 기능, 고속 무선 충전, 4GB 램(RAM) 등 현존 최고 수준의 성능은 기본이다.

갤럭시S8은 미드나잇 블랙, 오키드 그레이, 코랄 블루, 아틱 실버, 메이플 골드 이렇게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특히 갤럭시S8과 함께 처음 등장한 '오키드 그레이'가 지난해 코랄 블루에 이어 킬러 색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살짝 보랏빛이 감도는 회색으로 남성과 여성 소비자들 모두에게 소구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