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10조 넘기나

전망치 9.3조 상회…반도체만 6조 예상

디지털경제입력 :2017/04/04 17:03    수정: 2017/04/05 15:35

정현정 기자

오는 7일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가이던스) 발표를 사흘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호실적의 동력이 됐던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도 점차 사그라들면서 분기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3년 3분기 10조1천6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조3천44억원이다. 증권사들이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영업이익 전망치를 속속 올려잡으면서 컨센서스는 1개월 전 8조7천88억원 보다 6.8% 올랐다. 이같은 전망치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6조6천769억원 보다 크게 오른 수치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4분기 기록했던 깜짝 실적 9조2천208억원 보다도 높다.

10조원대 이상을 전망하는 곳도 있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0조50억원으로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기존 영업이익 추정치를 12.4% 올려잡았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10조원으로 기존 9조2천억원에서 상향조정했다. 이밖에도 IBK투자증권은 9조8천억원으로 시장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고, 한국투자증권은 9조7천억원, NH투자증권은 9조6천억원원 등을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호조가 두드러진다. 지난 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폭이 예상보다 크고, 시스템반도체 사업 역시 올해 초부터 10나노(nm) 핀펫 공정 양산을 시작하면서 실적 상승이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규모인 4조9천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지난 1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반도체 영업이익이 6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낸드플래시의 표준제품인 MLC 64Gb 고정거래가격은 3.56달러로 전달보다 9.54% 올랐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석달 연속 9%대의 증가율을 보이면서 지난해 연말에 비해 30%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D램 표준제품인 DDR3 4Gb의 고정거래가격은 2.75달러로 변동이 없었지만 지난 1월 전달보다 무려 38.7%의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NH투자증권 이세철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중국 메모리 산업 진출 지연에 따라 업황 호조가 확대되는 가운데 D램 및 3D 낸드 실적 증가로 분기 6조원대 이익을 시현할 전망"이라면서 "하반기 이후에는 분기 영업이익 8조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7일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가이던스) 발표를 사흘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수원 본사. (사진=삼성 뉴스룸)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도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이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분기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분기 평균 1조3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CD 패널 가격은 대형 인치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43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 가격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가격은 유지되고 있지만 전통적인 IT 비수기인 1분기에도 패널 가격이 유지되는 것은 LCD 업계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타격을 입었던 IT모바일(IM) 부문도 지난 1분기에는 2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제품 출하도 1분기 말부터 일부 이뤄지면서 모바일 사업도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3천억원대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변수는 환율이다. 1분기 평균 환율은 1천150원대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된 지난달 15일 이후에는 원화 가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원화 약세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 가격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갤럭시S8 출시시기가 다소 미뤄졌지만 갤럭시노트7 이후 대기수요 이월 효과에 기반해 제품 출하는 1분기 말부터 견조하게 발생할 것"이라면서 "최근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D램, 낸드, OLED, LCD 등 부품사업 모두 현재 진행되는 업사이클 강도가 심화되고 있고 세트사업 역시 지난해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7 출하량이 비수기에 갤럭시노트7 공백을 무리없이 메꿔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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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2분기 이후 실적 흐름에 더 많은 기대감이 쏠린다. 2분기 반도체 호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가 본격화되고 삼성디스플레이도 2분기부터 애플향 플렉서블 OLED 패널을 본격적으로 출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2조원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였던 10조1천600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갤럭시S8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긍정적인 만큼 판매량도 역대 S시리즈 중 출시 당해년도 최대 판매량인 4천850만대를 기록한 갤럭시S7에 버금가거나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갤럭시S8 효과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