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 시행 1주일...참여 활발

대형 게임사 모범...중국 게임은 시간 걸릴 듯

디지털경제입력 :2017/07/07 09:17    수정: 2017/07/07 09:42

남혁우, 이도원 기자

지난 1일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안'(이하 강화안)이 시행된 가운데 주요 게임사가 활발한 참여를 보이고 있다.

이번 강화안은 한국게임산업협회 주도로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논란을 줄이고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도입됐다.

또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된 기존 방안을 바탕으로 확보한 데이터와 소비자들의 민원 등을 바탕으로 수정 및 개선을 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 게임사가 자율규제에 적극 참여했거나 참여 의지를 밝힌 것은 정부의 강제 규제보다 업계의 자율 규제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는 청소년의 게임 플레이 시간을 강제적으로 통제하는 셧다운제가 존재한다.

셧다운제는 여성가족부와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비슷한 내용으로 중복 규제해 실효성에 논란이 심화된 상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게임빌, 그라비티 등 주요 게임사는 자율규제 강화안을 적용했다. 네오위즈, 와이디온라인 등 중견게임사들도 빠른 시일 내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7월 1일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안이 시행됐다.

■게임업계 “자율규제 강화안으로 이용자 신뢰 회복”

넥슨은 2년 전부터 마비노기영웅전, 피파온라인3 등 자사가 서비스 중인 모든 아이템의 개별확률을 공개하며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41개 게임 중 40개 게임의 확률을 공개했으며, 나머지 1개 게임은 조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M 출시와 함께 확률형 아이템의 개별 확률을 공개하며 자율 규제 개선에 참가했다. 또한 파이널블레이드, 리니지 레드나이츠 등의 서비스 게임에 대한 확률을 모두 공개했다.

넷마블게임즈도 지난달 30일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등 주요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강화안에 맞춰 확률 정보를 개선했다.

스마일게이트, 카카오 등은 개발사 협의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적용을 완료할 예정이다. 자체 개발작 외에 퍼블리싱작의 경우 개발사와 협의가 우선 필요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대형 게임사 뿐 아니라 중견게임사들도 자율 규제에 대한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웹젠의 경우 서비스 중인 뮤오리진의 아이템 확률을 공개했다. 네오위즈, 엠게임, 와이디온라인, 그라바티 등도 서비스 중인 게임에 적용했거나 적용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확률 공개에 적극 동참한 것은 이용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용자 합리적 소비 위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확률형 아이템'은 특정 범위 내의 아이템 중 하나가 무작위로 주어지는 방식으로 그 동안 사행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용자가 얻고자 하는 아이템의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명시되지 않아 불합리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시작한 강화안은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의 확률을 모두 공개하거나 등급별 확률을 정확한 수치로 공개해 이용자의 혼란을 줄이도록 했다.

또한 구입가격 보다 가치가 낮은 아이템은 포함될 수 없도록 명시하는 등 이용자가 아이템을 구입하면서 불합리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조치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율규제 게임사 인증마크 리스트.

자율규제에 참여한 각 게임사는 게임 공식 홈페이지와 게임 내 설정 페이지를 통해 아이템 확률을 공개한 상태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은 독립 조직인 자율규제 평가위원회를 설립해 업체가 자율규제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을 실시한다. 인증 마크를 부여받더라도 자율규제를 3회 이상 지키지 않으면 인증을 취소하는 등 적극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게임 시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데이터를 확보해 강화안을 발전시킬 예정이다.

■업계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중국 게임사 대응이 관건

그렇다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가 빠른 시간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복수의 전문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동안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었던 만큼 업계의 노력은 지속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중국산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일부 게임사의 경우 자율 규제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행동으로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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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 주요 게임사는 이번 자율 규제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산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사”라면서 “중국 개발사를 설득하는데 어렵다며 자율 규제 참여를 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에서도 자율 규제를 따르는 곳과 아닌 곳을 명확히 판단해 추가 장치를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관계자는 “개발 소스를 수정하거나, 이를 공개하는 권한이 중국 게임사에 있다 보니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강제 규제가 아닌 자율 규제여서 설득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그래도 한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자율 규제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