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SM엔터 상호증자…'겹사돈 체제'

각각 SM C&C-아이리버의 2대 주주로

방송/통신입력 :2017/07/17 09:04    수정: 2017/07/19 10:02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가 상호 증자와 지분양수도를 통해 차세대 콘텐츠 사업에 맞손을 잡기로 했다.

SK텔레콤은 17일 자회사 아이리버와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SM C&C에 각각 250억원과 65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아이리버와 SM C&C에 각각 400억원과 73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양사는 계열사인 아이리버와 SM C&C를 주축으로 미래지향적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양사의 상호 증자에 따라 SK텔레콤은 SM C&C의 2대 주주에 오른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아이리버의 2대 주주가 된다.

또 아이리버는 SM엔터테인먼트 계열회사인 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SM MC)와 SM라이프디자인컴퍼니(SM LDC)를 흡수해 콘텐츠 기반의 신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SM C&C는 SK플래닛의 광고 사업을 인수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강화하게 됐다.

■ SKT-SM엔터테인먼트, 사업 인프라 공유 신성장 동력 발굴

SK텔레콤은 “양사가 사업 인프라 공유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이번 인수 합병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AI와 미디어 관련 역량, 음악 관련 기기 제작(아이리버)과 광고사업(SK플래닛)에 대해 풍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스타의 지적재산권과 콘텐츠 제작 역량, 팬들의 강한 로열티를 보유하고 있다.

ICT와 콘텐츠 분야의 최강자인 양사의 전략적 제휴로 한류 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AI 기반의 개인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하는 등 ICT와 콘텐츠의 융합이 가속화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문화 콘텐츠 파생 산업도 ICT와 결합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아이리버가 보유한 제품 기획 능력을 바탕으로 한류 연예 콘텐츠에서 2차, 3차로 파생되는 다양한 사업 기회들을 포착해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에도 한류 드라마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 드라마 판권 수익 외에도 연예인 브로마이드 판매, ‘천송이 코트’와 같은 의류 판매, ‘남이섬’과 같은 드라마 촬영지 관광 등 파생 산업이 활성화됐다. 이와 더불어 ICT 기술과 기기가 결합해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아울러 SM엔터테인먼트는 SK플래닛의 광고 사업과 콘텐츠 제작사업을 합쳐 일본 최대의 종합 광고대행 및 콘텐츠 기업인 ‘덴츠’를 벤치마크한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 아이리버, SM 콘텐츠 파생 신규 사업 기회 확보

아이리버는 총 65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SK텔레콤이 250억원, SM엔터테인먼트가 400억원 규모로 증자에 참여한다. 또, 아이리버는SM MC와 합병하는 한편, SM LDC를 300억원에 인수하며 100% 자회사로 두게 된다.

작년에 출범한 SM MC는 SK텔레콤이 46%, SM엔터테인먼트 관계사가 54% 지분을 갖고 있는 모바일 콘텐츠 제작 회사다.

SM LDC는 SM 일본팬을 대상으로 공연 도구 및 연예인 관련 상품을 제공하는 머천다이징 회사다. SM LDC는 팬들의 높은 로열티를 바탕으로 연 매출 110억원 이상의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아이리버와 SM MC의 합병 비율은 1 대 1.6041745이다. 최종적으로 합병 법인에 대한 SK텔레콤의 지분율은 46.0%, SM엔터테인먼트 관계사 지분율은 20.6%가 된다.

합병은 오는 8월 아이리버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을 예정이다. 합병 완료는 올해 10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SM LDC 주식 양수도는 9월에 마무리될 계획이다.

아이리버는 제품기획력과 디자인 측면의 강점을 보유함에도 주력 제품인 고품질 음향기기 아스텔앤컨이 틈새 시장에 머물러 성장에 한계가 있다.

이번 인수 합병으로 아이리버는 기존 아스텔앤컨 사업에 SM이라는 우군을 얻어 전세계 1천만 이상의 SM 팬 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을 펼칠 기회를 확보했다. 또 케이팝 팬을 대상으로 일본을 비롯한 중국과 동남아 시장 개척이 당장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아이리버는 국내외 샤이니 팬을 타겟으로 멤버 목소리로 대화하는 AI 스피커를 개발해 제공할 수 있다. 또 아스텔앤컨 이어폰 및 헤드셋 등에 ‘엑소’ 로고가 새겨진 특화 제품을 기획하고, 엑소 멤버들이 제품을 직접 착용하며 마케팅을 할 수도 있다.

■ SM C&C, SK플래닛 광고사업 부문 인수로 ‘콘텐츠+광고’ BM 발굴

SK플래닛은 광고 사업부문을 계열로부터 분리해 모회사에 대한 광고 의존을 넘어 창의적 경쟁력을 강화한다. SK플래닛 내 광고사업 부문은 물적 분할돼 SM C&C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SK텔레콤은 광고 사업을 완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SM C&C의 2대 주주로 참여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SM C&C에 650억원을 증자하며, SM C&C는 증자대금을 활용해 660억원에 SK플래닛의 광고사업 부문을 100% 인수한다.

또 SM엔터테인먼트와 해외 자회사 드림메이커는 SM C&C에 각 50억원, 23억원을 추가로 증자한다. SK텔레콤은 SM C&C의 지분 23.4%를 확보해 지분 32.8%를 확보한 SM에 이은 2대 주주가 되어 광고 사업 혁신을 지속 추진한다.

SK플래닛의 광고사업 부문 분할은 8월 말 SK플래닛 주총 승인 과정을 거쳐 오는 10월까지 SM C&C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SM C&C는 새로운 광고 회사의 경쟁력을 자사의 콘텐츠 경쟁력과 합쳐 일본의 덴츠를 벤치마크한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일본 최대의 종합 광고 대행사인 덴츠는 전통적 광고사업에서 벗어나 영상 콘텐츠 제작과 배급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 ICT + 콘텐츠, 뉴 ICT 생태계 구축

SM엔터테인먼트와의 주요 자회사 상호 증자와 지분 양수도는 ICT와 콘텐츠 분야 최강자가 서로 힘을 합쳤다는데 의미가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초 취임사를 통해 “혼자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고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한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뉴 ICT를 함께 만들어갈 콘텐츠 사업자를 모색해 왔으며, SM도 역시 ICT사업자와의 제휴를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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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미래에는 문화 콘텐츠가 ICT기술과 결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텔레콤과 SM은 향후에도 양사가 가진 사업적 인프라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지속 탐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