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X 對 I-PACE…SUV 전기차 진검승부

가격·주행거리·판매 시기 비슷...승자는?

카테크입력 :2017/09/05 15:18    수정: 2017/09/05 16:32

내년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SUV 시장에서 테슬라의 모델 X와 재규어의 I-PACE(아이페이스)가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테슬라 모델 X는 애초 올해 내 국내 출시 예정이었다. 모델 S에 이어 모델 X 출시로 한국 시장 강화에 나서겠다는 것이 테슬라의 기본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 방침은 최근 수정됐다. 우선 모델 S ‘퍼포먼스(P)' 모델부터 출시를 진행하고 모델 X 출시는 내년으로 다소 늦춰졌다.

이 때문에 모델 X의 국내 출시 시기는 자연스럽게 재규어 I-PACE와 비슷해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전기 SUV를 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두 차종은 서로 닮은 점이 많다. 주행거리, 가격, 성격 등이 비슷하기 때문.

자체 충전 인프라 확보와 구매 고객에 대한 혜택 등이 순수 전기 SUV 시장 승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관건이다.

파나소닉 IFA 2017 부스에 배치된 테슬라 모델 X (사진=지디넷코리아)
재규어 I-PACE (사진=재규어코리아)

■모델 X 75D와 비슷한 I-PACE 90kWh 주행거리

두 차종의 주행거리를 우선 비교해보자.

재규어 코리아 측에서 밝힌 I-PACE 주행가능거리는 한번 충전 후 380km로 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측정 기준이다.

재규어는 한 때 I-PACE의 주행 가능거리를 500km로 표기해 대중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측정 기준을 가지고 있는 유럽 NEDC 기준이다. 외신에서도 해당 측정 기준이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재규어 코리아는 보다 현실적인 주행거리 표기를 위해 재규어 I-PACE 주행거리를 EPA 기준과 병행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90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된 I-PACE의 주행거리는 현재 미국 등에서 판매중인 테슬라 모델 X 75D 주행거리와 비슷하다.

모델 X 75D 주행거리는 한번 충전으로 237마일(약 381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이 역시 미국 EPA 측정기준이다. 100D의 경우 474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두 트림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들어올 경우, 미국 측정 기준보다 약간 낮게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

운전석 개방감이 장점인 테슬라 모델 X (사진=지디넷코리아)
재규어 I-PACE 실내 (사진=재규어 코리아)

■가격은 1억원대로 서로 비슷

재규어 코리아 측은 내년 하반기 국내 인도될 예정인 I-PACE의 예상 가격대를 밝혔다.

I-PACE의 가격대는 예상보다 높은 1억원대다. 한 때 8천만원대 판매가에 국고 보조금 혜택 까지 받으면 6천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실제 예상 가격대는 더 높았다.

I-PACE는 국내에서 총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배터리 팩 다양화 없이 편의사양 위주로 트림을 나눈 것으로 분석된다. I-PACE AWD SE는 1억원대, I-PACE AWD HSE는 1억1천만 원대, I-PACE 퍼스트 에디션 1억 2천만원대로 예상되는 것이 재규어 코리아 측 설명이다. 출시가 아직 한참이나 남았기 때문에,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을 받을지에 대한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비슷한 시기에 국내 판매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모델 X는 어떨까?

모델 X는 우선 미국 현재 판매 진행 흐름에 따라 75D, 100D 위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퍼포먼스 모델 도입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75D는 미국 현지에서 7만3천800달러(약 8천351만원)에 판매되며, 100D의 경우 9만300달러(약 1억218만원)에 판매된다. 모델 X 100D 기본 판매가의 경우, I-PACE AWD HSE 트림보다 약 8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물론 개별 옵션 선택에 따라서 I-PACE와 모델 X의 판매가는 달라질 수 있다. 판매가로 놓고 봤을 때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델 X 가격에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차종의 가격은 대중적으로 바라봤을 때 너무 비싼 편이다.

타이타늄 메탈릭 컬러가 적용된 테슬라 모델 X, 시승용으로 동원된 차량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재규어 브랜드 첫 전기 SUV I-PACE 콘셉트 (사진=재규어)

■전기차 인프라 대책 없는 재규어, 국내서 테슬라 이길까?

재규어 코리아는 지난 7월 12일 자신감 넘치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한 때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테슬라를 위협하는 라이벌, 재규어’라는 표기가 있기 때문. 현재까지 개발된 상용 전기차 중에서 테슬라를 견줄 수 있는 성능, 디자인, 럭셔리한 감성을 지닌 모델은 흔치 않다는게 재규어 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재규어가 테슬라를 이길 수 있는 킬러 콘텐츠는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체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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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가 테슬라를 이길 수 있는 충전 네트워크 또는 혜택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I-PACE가 내년 하반기에 출시되기 때문에 재규어로서는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시간이 없다.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애프터 서비스 대책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 빨리 사전 계약을 진행하는게 아닌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재규어 코리아는 우선 난 6월 론칭한 재규어 온라인 구매 청약 서비스인 ‘Find My Jaguar’와 오프라인 재규어 공식 전시장 내 전문가 상담 제도를 통해 고객의 궁금증을 풀어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