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대 거장' 폴 오텔리니 전 인텔 CEO 별세

8년간 CEO 역임…2013년 퇴임 뒤 자선활동

컴퓨팅입력 :2017/10/04 09:17    수정: 2017/10/04 16:2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폴 오텔리니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세상을 떠났다.

인텔은 3일(현지시간) 폴 오텔리니 전 CEO가 6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3년 오텔리니의 뒤를 이어 인텔 호의 키를 잡은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는 “폴의 죽음을 깊이 애도한다”면서 ‘그는 엔지니어들의바다 속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는 우리에게 고객을 최우선으로 둘 때만 승리할 수 있다는 걸 가르쳐줬다”고 공식 논평했다.

1950년 생인 오텔리니는 샌프란시스코대학을 졸업하고 1974년 UC 버클리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뒤 곧바로 인텔에 입사했다.

인텔에서 40년 동안 근무한 오텔리니는 2002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한 데 이어 2005년 크레이그 배럿의 뒤를 이어 인텔 5대 CEO로 취임했다.

폴 오텔리니 전 인텔 CEO (사진=인텔)

특히 오텔리니는 인텔 역사상 최초로 비엔지니어 출신 CEO였다. 이후 그는 2013년 사임할 때까지 8년 동안 인텔 호를 이끌었다.

오텔리니가 CEO로 재임하던 시절 인텔은 영광과 위기를 함께 경험했다. 오텔리니 취임 당시 388억 달러였던 인텔의 매출은 임기 말엔 540억 달러로 늘어났다.

오텔리니는 인텔의 서버 사업을 키워내는가 하면 애플을 새로운 고객으로 영입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그는 또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PC 시대 ‘윈텔’로 불렸던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인텔도 모바일 강풍을 이겨내진 못했다.

벤처비트의 평가처럼 인텔은 ‘모바일 보트’에 올라타는 덴 실패했다. 현재 삼성 갤럭시노트8, 애플 아이폰X을 비롯한 최고 스마트폰들엔 인텔 칩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런 시련에도 불구하고 오텔리니는 엔지니어가 주도하던 기술 지향 회사였던 인텔을 마케팅 지향 회사로 변신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오텔리니는 칩이 아니라 플랫폼 중심으로 인텔을 재조직하는 데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벤처비트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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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EO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오텔리니는 62세이던 2013년 사임했다. 당시 그는 인텔의 공식 정년인 65세를 3년 가량 남겨두고 있었다.

인텔 CEO에서 물러난 오텔리니는 청년들의 멘토 역할을 자임했으며, 자선 활동 등에 많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