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신 X-ray 제작'에 한발 다가서다

고감도 디텍터 합성소재 개발…방사선 피폭량↓ 촬영 범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10/11 11:21    수정: 2017/10/11 16:27

국내 연구진이 CT 등 엑스레이(X-ray) 촬영 시 방사선 피폭량을 대거 줄이고 더 넓은 범위를 촬영할 수 있게 해주는 유기금속 합성소재를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종합기술원 소속 연구팀(김용철·한인택)이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방사선 피폭량을 10분의 1 이하로 저감하는 '디텍터(Direct Radiography Detector)' 소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디텍터는 의료용 X-ray 촬영 시 사용되는 X선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이미징 센서 장치다.

필름에서 디지털 평판 디텍터로 발전해 온 X-ray용 디텍터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그동안 대면적으로 만들기 어려웠다.

이 때까지 디텍터에 쓰였던 최신 기술은 '비정질 셀레늄'이란 소재를 진공으로 증착해 제작하는 방식이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소속 연구팀(김용철·한인택)은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방사능 피폭량을 10분의 1이하로 저감하는 디텍터 소재를 개발했다. 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X-ray 디텍터 연구 그래픽.

X선은 투과성이 뛰어나다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X-ray 촬영 시 환자가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될 우려도 있다.

비정질 셀레늄을 사용하면 X선이 빛으로 전환되는 중간과정 없이 전기 신호로 검출된다.

이 때문에 비정질 셀레늄은 기존 필름 X선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이 방식은 촬영 면적을 넓히기 어렵다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 비정질 셀레늄 소재를 적용한 디텍터로 촬영할 수 있는 최대 범위는 흉부 X-ray 정도에 불과한 것.

삼성이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액상 공정을 통해 얼마든지 대면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디텍터에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능력이 뛰어나 태양광 발전에 주로 쓰였던 유기금속 '페로브스카이트' 반도체 소재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 결과, X-ray 감도는 이전 제품 대비 20배 이상 향상됐고, 생산 단가도 대폭 줄었다.

또 페로브스카이트가 적용된 디텍터는 감도가 높아 사용 시 적은 X-ray 조사량으로도 의료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피폭량을 대폭 줄이면서도 저렴한 저선량 X-ray 디텍터를 구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신을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엑스레이(X-ray) 기기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한인택 상무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투과 성질이 매우 높은 X선에 적용하기 위해선 태양전지 1천 배 이상의 두께가 필요하다"며 "동시에 X선에 의해 변환된 전기신호를 잘 보존하는 성능확보가 필순데,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합성 방법은 이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김용철 박사(전문연구원)는 "남아있는 기술적 문제들이 개선되면 방사선 피폭량을 현재의 1/10 이하로 줄인 X-ray 의료 영상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온라인에 '유기금속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대면적, 저선량 X-ray 디텍터'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