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사 초읽기...DS부문장 김기남 유력

31일 이사회...사장단 인사-조직개편 논의할 듯

디지털경제입력 :2017/10/30 15:05    수정: 2017/10/31 09:43

삼성의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의 분수령이 될 삼성전자 이사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 그룹 안팎에서는 권오현 부회장의 퇴임과 맞물려 이뤄질 이번 인사가 대규모 세대교체를 이루는 사장단 인사로 이어질 지 주목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권 부회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DS 부문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으로는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이 유력하다.

이사회에서는 또 의장을 맡고 있는 권 부회장의 후임과 사장단 인사안에 대한 보고와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장단 인사 시기는 내달 초가 유력하다. 권 부회장은 지난 13일 퇴임 메시지를 통해 '이사회에 후임자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이어, 19일에는 '후임 인사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이사회서 인사 윤곽...DS부문장·삼성디스플레이 대표 결정될 듯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다음 날인 1일엔 수원에서 48주년 창립기념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늦어도 31일까지는 인사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문장 인사의 경우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 사안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대표 선임 등 굵직한 사안을 논의할 기구가 삼성전자 내부에 딱히 없기 때문에 이사회를 통해 인사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통상 12월 초에 그룹 차원에서 인사를 실시했다. 사장단 인사 이후 자연스럽게 각 계열사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함께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인사의 경우 불가피하게 조속히 진행되는 모습이다. 올 초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으면서 직무를 대신해 온 권 부회장이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공백이 커질 우려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이사회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임 인선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특히 삼성이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한만큼 대규모 인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권 부회장의 퇴진이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경력의 인물이 지명될 수도 있고, 현재 쓰리-톱(3-TOP) 체제인 디바이스솔루션(DS),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부문 등 조직 전반이 재편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더 나아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후임이 결정될 수도 있다. 현재 권 부회장이 맡고 있는 이사회 의장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다. 권 부회장이 용퇴를 선언한 만큼 순조로운 인수 인계를 위해 이사회 의장 인선을 조기에 마무리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예상과 달리 이번 인사가 대규모로 이뤄지기 보다는 '원포인트 인사'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 부회장의 사퇴 선언 이후 세대교체 등 온갖 추측성 보도가 쏟아지면서 성급한 발표가 삼성 내부적으로 득이될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두고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내부적으로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31일 어느 정도 최소한의 윤곽이 드러나면 다음달 중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권 부회장을 이을 새로운 DS부문장엔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등이 거론된다. 사진은 김기남 사장.

■ DS부문장에 김기남 사장 유력…전동수·진교영 등도 거론

삼성전자 이사회는 우선 권 부회장의 용퇴로 공석에 놓인 DS부문장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인사와 조직개편 흐름은 자연스럽게 계열사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DS부문장인 동시에 대표이사직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겸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신임 DS부문장 역시 DS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할 것으로 본다.

현재 DS부문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부문장들 역시 각 부문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서다.

권 부회장을 대신할 새로운 DS부문장엔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부사장) 등 다수의 인물들이 거론된다.

김 사장과 전 사장이 각각 1958년생인 점과 진 부사장이 1962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52년생인 권 부회장이 주목하는 세대교체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 내부에선 신임 DS부문장으로 김기남 사장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2월 반도체총괄에 오른 김 사장은 1986년 삼성전자 반도체 D램 PA팀 팀장으로 입사한 후 삼성종합기술원 원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반도체 등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역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권 부회장이 맡던 DS부문장 후임으로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또 김 사장이 직무체계상 권 부회장의 직속 라인인 점 역시 그가 유력한 후임자로 점쳐지는 이유다. 김 사장은 권 부회장과 함께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기도 했다.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부사장).

또 다른 후보로는 전동수 사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과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전 사장은 삼성전자에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해 메모리반도체 사업부장까지 거친 '반도체맨'이다. 특히 3D낸드플래시 기술 개발에 큰 공을 세우면서 전 사장이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반도체의 성장 발판을 닦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사장급이지만 부문장 하마평에 오른 진교영 부사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진 부사장 역시 1997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반도체 한 우물만 파 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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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진 부사장은 26일 신임 DS부문장으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위에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답한 바 있다.

한편, 권 부회장이 겸직해 온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직엔 박동건 상근고문과 이동훈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