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 논란 '아이폰X'…韓 출시 괜찮을까

"우려 해소 위한 명확한 소비자 대책 필요해"

홈&모바일입력 :2017/11/14 17:59    수정: 2017/11/14 18:03

애플의 아이폰X(텐)이 금주 국내 사전예약을 앞두고 잇따른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이폰X은 한국에서 오는 17일 사전예약을 시작해 24일부터 공식 출시된다.

아이폰X은 지난 3일(현지시간) 1차 출시국에서 출시된 이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 스피커 등 부품 곳곳에서 각기 다른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 발생 건수는 많지 않지만 이를 인지한 소비자들에게는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아이폰X과 함께 공개됐던 아이폰8의 경우에도 첫 출시 이후 배터리가 부풀어오르는 결함이 발생했지만, 별 다른 공식적인 조치 없이 국내에 출시됐다. 이후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아이폰8을 구매한 사용자의 제품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고, 교품으로 교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자 입장에서는 아이폰8에 유심을 끼운 직후 문제가 발생, 소비자가 인수 거부를 하더라도 대응 방안이 없다"며 "이통사나 애플코리아에서 별 다른 정책, 지침 방안을 내놓지 않아 소비자들이 아이폰 교품증을 받을 수 있는 AS센터를 안내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아이폰X 화면에 녹색 선이 나타나는 결함이 발생했다.(사진=맥루머스 포럼)?

■애플 소프트웨어 개선 방침…"완전한 우려 해소 어려워"

아이폰X에서는 ▲화면 번인(burn-in) 현상 ▲낮은 온도에서의 먹통 현상 ▲디스플레이 세로 녹색선 현상 ▲스피커 잡음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 애플은 일부 결함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개선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소프트웨어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기기를 교체해주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아직까지 결함에 대한 공식적인 원인 규명을 하지 않고 있어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결함의 원인으로 새로 탑재한 부품 간의 합이 잘 맞지 않는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문제 건수가 적은 만큼, 다양한 요인들로 인한 일부 기기의 불량인 것으로 입장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고사양화로 안정화를 조기에 이루지 못한 영향과 함께 미세먼지, 고염도, 엔지니어 영향 등 다양한 요인으로 소수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아직까지 발생 건수가 적고 대부분 결함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소할 수 있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더 이상 문제가 확산되지 않을 경우 시장의 우려가 일찍 수그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상반기 갤럭시S8을 출시한 이후 화면에서 붉은 빛이 도는 '붉은 액정' 이슈를 겪었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이를 해결했다. 지난해 갤럭시S7의 화면에서 분홍색 선이 나타나는 문제는 발생 건수가 적어 기기를 교환해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소했다.

애플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서 아이폰X을 공개했다. (사진=CNET)

애플은 OLED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 현상이나 섭씨 0도 이하의 추운 온도에서 화면이 작동하지 않는 먹통 현상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가령 번인 현상을 소프트웨어로 개선하면 색이 약한 픽셀의 빛 강도를 키우는 등 조치를 취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韓 이통사-유통망-소비자 위한 명확한 대응 방침 필요"

그럼에도 아이폰X의 결함을 직접 겪는 소비자에 대해 별 다른 보상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점에 대한 지적도 있다. 또 고성능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고가의 아이폰X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아이폰X의 국내 언락폰(무약정폰) 출고가는 환율 등을 반영해 64GB 모델은 142만원, 256GB 모델은 163만원으로 책정됐다. 이통사 출고가는 모델 별로 각각 136만700원, 155만7천600원으로 언락폰 가격 대비 5만원 이상 적지만 여전히 타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해서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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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업계 관계자는 "결함 발생 건수가 크지 않다고는 하지만, 애플은 판매자 입장에서 책임의 소지에 비해 처리 프로세서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도의적이든 자의적이든 제품 불량이 생기면 교품증을 내주는 것인데, 소비자가 이를 위해 이동하는 등 소비하는 시간이나 비용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8은 고가이고 아이폰X 대기 수요와 배터리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국내서도 판매 부진을 면치 못 하면서 벌써부터 높은 장려금이 나오고 있다"며 "아이폰X도 높은 가격에도 결함이 발생하는 만큼, 조금 더 명확한 정책과 대응 방침으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지 않는다면 새로운 수요를 끌어오지 못해 성장의 정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