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법률가, 변호사 일자리 위협할까?

[ATS 2017] 임영익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대표

컴퓨팅입력 :2017/11/22 18:43

"인공지능(AI) 판사 세계에서 인간 판사는 없어질까요? 한동안 그럴 일은 없습니다. 왜냐? AI에도 가이드는 필요하기 마련이니까요. 다만 이런 막연한 상상 때문에 앞으로도 전문가들의 저항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임영익 인텔리콘 메타 연구소 대표는 2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지디넷코리아 아시아테크서밋(ATS)에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 법률가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인공지능과 리걸테크(Legal Tech)'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최근 30년 동안 수학, 통계학 등이 법률의 영역에 슬며시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 '터미네이터' 같은 AI…인간에게 유용한 '기계'일 뿐

임 대표가 몸을 담고 있는 인텔리콘은 AI 법률 서비스를 만드는 곳이다. 인텔리콘은 AI와는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법 영역에 기초과학을 융합, 자동화 머신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인텔리콘메타연구소 임영익 교수

임 대표는 "과학은 수십년 동안 연속적으로 자연스레 발전돼 왔고, 법 영역에도 침투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AI 법률가는 막연하게 비유와 상징 속에 존재하는 터미네이터같은 존재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실상은 오토메이션(Automation), 즉 기계적인 것에 불과하다"면서 "인공지능 판사에게 인간의 권위를 넘길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세간의 우려와는 반대로 AI가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종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법률가는 최근 생긴 개념 아냐…법률가들 저항 심했다"

임 대표에 따르면 AI 법률가는 상당히 오랫동안 논의됐던 주제다. 법 판결을 자동화하려는 시도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존 위그모어'라는 판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수리 모델링으로 판결 과정을 수식화하려고 했지만, 이는 그 당시 주류 법률가 집단의 보수적인 인식 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에도 AI 법률가를 만들려는 시도는 근 70년 가까이 지속됐지만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법률가들이 심하게 저항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법률계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리차드 포스너 판사는 "왜 숨고 두려워하느냐"면서 "AI 판사의 도래가 멀지 않았고, 판사들은 준비하라"고 일침을 내릴 정도였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의대와 법대는 인기가 있었고, 현재도 그렇다"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와 변호사가 똑똑해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와 변호사들은 그들만의 라이센스를 만들어 진입장벽을 높였고, 이에 따라 정보가 비대칭해졌기 때문"이라며 "다시 말해, 이는 정보의 비대칭이 깨지는 순간 제일 먼저 위협받는 직업이 변호사와 의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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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임 대표는 AI 법률가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실생활에 필요한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알파고가 아무리 우수한들, 그것은 게임에 불과합니다.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인간에게 실생활에서 필요한 것이 개발됐을 때 비로소 우리는 AI의 진가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