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다 제 불찰…모든 책임 지고 가겠다"

항소심 최후 진술…'청탁은 없었다' 거듭 강조

디지털경제입력 :2017/12/27 19:27    수정: 2017/12/28 07:07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 재판에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며 "모든 법적 책임은 제가 지고 도덕적 비난 또한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모든 일이 저와 대통령의 독대에서 시작됐다"며 "원해서 간 게 아니라 오라고 해서 간 것 뿐이지만 제가 할 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선대 이병철, 이건희 회장 못지 않은 제가 되고 싶었다"면서 "제 꿈은 삼성을 열심히 경영해 세계 초일류 기업의 리더로 인정받는 것이었다. 여기에 재산, 지분, 자리 욕심은 추호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꿈을 위해서 어느 누구의 힘도 빌릴 생각이 없었다"면서 "제가 왜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까지 주면서 청탁을 하겠느냐"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측에) 청탁을 하겠나. 그런 적 없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뉴스1)

이어 이 부회장은 "대통령이 도와준다면 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모두 다 저한테 달린 일이었다"며 "대통령 할아버지인들 도와줘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방진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자신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실타래가 꼬여도 너무 복잡하게 엉망으로 엉켜버렸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함께 기소된 전직 임원들을 풀어달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여기 계신 (최지성, 장충기 등) 분들은 회사 일을 열심히 하시다가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면서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최지성, 장충기) 두 분을 풀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제가 다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질타하고 꾸짖는 분들께는 송구하기 그지없고, 저를 위해 애쓰는 분들께 죄송하다"며 "바닥까지 떨어진 기업인으로서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생각하면 앞이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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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영수 특별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1심 때와 같은 징역 12년형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내년 2월 5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