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배터리 교체비, 국내선 3만4천원"

애플 발표에 소비자 분노…집단소송 계속 확대

홈&모바일입력 :2017/12/31 08:59    수정: 2018/01/01 11:30

애플이 현지에서 아이폰 배터리 교체를 위한 일부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배터리 교환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애플코리아는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 본사가 밝힌 배터리 교체 비용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같은 날 애플 본사는 업데이트를 통해 고의적으로 아이폰 성능을 낮춘 데 대해 해명하고, 내년 1월 말부터 12월까지 해당 아이폰 모델에 대한 일부 배터리 교체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 아이폰6S, 아이폰6S플러스, 아이폰SE, 아이폰7, 아이폰7플러스 모델의 배터리를 교체할 경우 전체 비용 79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8만4천 원) 중 50달러(약 5만3천 원)를 지원한다. 이에 배터리 교체 비용은 29달러(약 3만9천 원)가 된다.

팀 쿡 애플 CES. (사진=씨넷)

배터리 교체 비용 10만원→3만4천원 인하

애플코리아는 10만원인 배터리 교체 비용을 3만4천원으로 인하한다고 전했다. 전체 금액에서 6만6천원을 낮춰준다는 셈이다. 시기와 적용 모델은 미국 현지와 동일하다.

애플코리아는 "애플 보증 외 아이폰 배터리 교체 비용을 원래 가격에서 50달러에 상응하는 6만6천원을(79달러에 상응하는 10만원에서 29달러에 상응하는 3만4천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애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곧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애플 제품이 뛰어난 내구성으로 정평이 나 있고, 경쟁업체 제품보다 훨씬 그 가치를 오래 유지한다는 것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객 우려를 해소하고 지지를 보답, 애플의 저의를 의심했을지도 모르는 모든 분들의 믿음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추운 환경이나 오래된 배터리가 탑재된 아이폰이 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늦췄다고 밝혀왔다. 배터리 충전량이 적거나 수명이 다하면 최고 전력량을 공급할 수 없게 돼 다운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논란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iOS 업데이트를 통해 고의적으로 낮췄다는 사실을 시인했음에도, 끝까지 일부 배터리 교체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강남구 김모씨(32세)는 "그동안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배터리가 적게 남으면 꺼지는 등 현상을 영문도 모른 채 겪어왔다"며 "배터리 교체 비용을 내려준다고 해도 장사하는 것처럼 보여서 아이폰을 줄곧 사용해 온 소비자로서 애플에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애플이 추운 환경이나 오래된 배터리가 탑재된 아이폰에서 갑자기 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늦췄다고 인정했다.(사진=씨넷)

■거세지는 소비자 반발…집단 소송 움직임 지속될 듯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집단 소송의 움직임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는 법무법인 한누리와 휘명이 집단 소송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한누리가 시작한 관련 소송 원고 모집에는 10만 명 이상의 아이폰 사용자들의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휘명은 다음주 초까지 현재 모집한 당사자들을 위한 소장을 접수하고, 이후 모집된 인원은 추가 소장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한누리 측은 "애플은 지난해부터 성능 저하 업데이트의 부작용에 대해 전혀 알리지 않았고, 고객에게 선택권도 부여하지 않았다"며 "애플의 은폐 시행사건은 단순히 부주의나 과실이 아니라 고객의 충성을 배반,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로 엄중한 책임추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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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애플코리아는 30일 iOS 10.2.1 버전이 설치된 아이폰6 이후 모델에서 iOS 진단을 통해 아이폰 배터리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면 알림이 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코리아는 "이는 안전 문제는 아니고, 단지 배터리 교체가 필요할 수 있음을 알려 주기 위한 것"이라며 "사용자는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때까지 계속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앱을 실행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스크롤하는 동안 프레임 속도가 더 늦어지고, 다른 성능이 감소되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