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기준 IFRS15, 통신사 진짜 고민은

확 바뀐 회계장부, 시장 오해 가능성 커졌다

방송/통신입력 :2018/01/04 17:53

새해부터 국내 상장사가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5를 도입하는 가운데 통신업계가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매출 인식 시점의 변화에 따라 생기는 회계장부 상의 수치 변동이 시장에서 오해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오는 4월 1분기 실적발표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5를 적용한다. 통신사 별로 사내 회계기준 변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IFRS15를 도입하면 장기적으로 이익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전 회계기준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도입 초기에는 상당한 혼란이 뒤따를 수도 있다.

대표적인 변동은 단말기 판매 매출이다. 통신사가 무선 서비스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때 단말 판매 매출은 그간 한꺼번에 반영됐다. 하지만 IFRS15 체계에서는 가입자의 약정 기간 동안 나눠서 적용하게 된다.

출고가 72만원의 스마트폰을 판매했을 때 72만원의 매출이 한번에 기록된 것과 달리 2년 약정 가입자의 경우 24개월 동안 매달 3만원씩 매달 발생하는 매출로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SK네트웍스가 유통을 담당하는 SK텔레콤과 달리 단말을 직접 유통하는 KT와 LG유플러스의 매출은 내년 첫 분기 실적에서 적지 않게 줄어들 수도 있다.

단말기 매출의 회계처리 변경과 함께 마케팅비 지출의 인식 기준도 큰 영향을 받는다.

선택약정할인 가입자의 요금 할인금액이 마케팅비로 편입되면 앞으로는 할인금액이 마케팅비로 인식된다. 이전까지는 할인금액이 매출에서 덜어내는 식이지만, IFRS15 체계에서는 선택약정할인으로 인한 매출은 늘어나고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공시 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단말기 매출 인식과 같이 1회 지출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의 약정기간 동안 분할해 인식한다.

단말 판매 수익 인식이 통신사의 매출을 급감시킨 것처럼 보이게 한다면 마케팅비 인식은 매출을 늘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새해 1분기 실적은 회계 인식 시점 변화로 인해 이전 분기 실적과 비교해 상당히 변화 폭이 크다.

관련기사

문제는 변화된 실적을 시장에서 왜곡된 시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요금 인하 압박을 받을 때마다 통신사의 실적 자료를 두고 서로 다른 기준으로 보는 관점 때문에 논쟁으로만 번졌는데 IFRS15에서 바뀐 회계장부를 두고 어떤 해석이 나올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IFRS15를 적용한 첫 실적에는 취약계층 요금감면과 관련한 매출 감소가 이뤄질 것이지만, 이 부분은 희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