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구형 아이폰 재고 처리 안간힘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출시 연도별 선호도 하락

방송/통신입력 :2018/01/23 17:10

이동통신 유통망에서 구형 아이폰 재고떨이가 한창이다. 신제품이 나오면 구형 스마트폰은 제값을 받기 힘들지만, 최근 들어 아이폰을 둘러싼 움직임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 유통망 내에서 애플 아이폰을 두고 악성재고로 남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은 다른 제조사 브랜드와 비교해 구형폰도 제값을 받는 편이다. 또 중고폰 시장에서도 제품 보증 기간만 남겨둔다면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생겼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배터리 게이트와 관련한 이슈를 피하기 어렵다. 사용기간이 오래 지난 후에 일부 기종의 iOS 업데이트와 관련한 문제지만, 실제 매장에서 구형 아이폰을 찾는 소비자들에 판매를 권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시내 한 대리점주는 “최신폰은 가격 때문에 꺼리면서 고사양을 원하는 매장 방문객의 경우 재고가 남아있는 구형 아이폰을 비교적 싼 값에 권하는 일이 많았다”며 “하지만 배터리 게이트 이후 실제로 쓰면서 큰 문제는 없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기울어져 구입을 권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와 별도로 올해 아이폰 신제품이 2종으로 나뉜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8이 국내에 출시된 이후 더욱 비싸고 고사양 제품인 아이폰X가 잇따라 나왔다. 아이폰8 역시 최신 제품이지만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두 번째로 밀렸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아이폰8보다 1년전 출시작인 아이폰7이 다시 후순위로 밀리면서 아이폰6S 이하부터는 과거와 비교해 1년 가량 빨리 헐값이 매겨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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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5C나 아이폰SE는 별도의 타겟 소비자 층을 가졌기 때문에 출시 시기에 따른 가격 변동에 영향이 없었다”며 “아이폰X의 등장으로 아이폰6S는 과거에 2년전 아이폰과 같은 대우를 받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형 아이폰의 판매 여력이 떨어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악성재고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유통망에서 자체 정리 뿐만 아니라 이통사가 직접 출고가와 지원금을 조정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