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약정 족쇄 풀기' 서비스 경쟁 나서

소비자 불만 줄이면서 데이터 제공량도 늘려

방송/통신입력 :2018/03/14 10:30

이동통신 3사가 '약정 족쇄 풀기' 서비스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요금제 경쟁에 앞서 소비자의 불만으로 꼽히는 약정 족쇄를 푸는데 통신사들이 앞다퉈 움직이는 모습이다.

KT는 14일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무약정 요금제'로 새롭게 출시하면서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3.3배까지 늘렸다. 특히 월 3만2천원대 LTE 요금제로 약정을 걸지 않고 월 데이터를 기존 300MB에서 1GB로 대폭 늘린 것.

■ 무약정 가입자 지키기, 집토끼 사수 전략?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무약정 요금제를 별도로 출시하게 되면 약정 기간이 끝난 가입자가 이득을 볼 수 있다”며 “1년 재약정을 통해 요금할인을 받을 수도 있지만 몇 달 간 사용할 경우 무약정 요금제로 갈아타 데이터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가 내놓은 무약정 요금제는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가 선보인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LG유플러스의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이 월 3만2천원대 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 700MB까지 늘렸다면, KT는 1GB로 더 늘린 셈.

SK텔레콤도 최근 약정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KT, LG유플러스처럼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는 식이 아니라 무약정 가입자에도 멤버십 포인트를 부여해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무약정 요금제는 약정이 만료된 가입자 외에 통신사 입장에서도 크게 나쁠 것이 없다. 약정이 종료된 가입자는 통신사 입장에서 잠재적으로 이탈 가능성이 높은 가입자다.

이들을 묶어둘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면서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입자 획득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재약정 가입자 할인반환금 유예와 같이 또 하나의 집토끼 지키기 전략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 데이터 제공량 대폭 확대, 기존 요금제와 경쟁하나

KT가 보편요금제에 근접하는 수준의 데이터 제공량을 내놨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정부가 입법예고를 통해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의 주요 골자는 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가량을 제공하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

KT가 내놓은 무약정 요금제는 3만원대에 1GB를 제공하기 때문에 월정액의 차이가 있지만 기존 약정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과 비교해 매우 큰 폭으로 늘었다. 약정 요금제와 비교하면 한 단계 상위 요금제를 쓸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내놓은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을 확 늘렸기 때문에 약정이 만료된 가입자 외에도 일반 가입자가 비슷한 값에 무약정 요금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주목했다.

무약정 요금제는 단말기 할인 지원금을 받거나 25% 요금할인을 받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기존 요금제와 비교해 KT의 무약정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전체 요금제 내에서 조정 가능성이 열렸다.

당장 LG유플러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관련기사

같은 방식의 요금제를 먼저 설계해 내놨지만, 경쟁사인 KT가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에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의 경우에는 무약정 가입자 대상으로는 멤버십 포인트 부여를 고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