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보조금...자급제 폰 시장 꿈틀 조짐

단말 먼저 싸게 사고 이통 서비스 골라 가입

방송/통신입력 :2018/03/20 17:30    수정: 2018/03/21 07:55

국내에서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90종 가까운 자급제 폰이 나왔지만, 외산 단말기 외에는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그런데 이 시장이 최근 꿈틀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출고가 100만원 안팎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이동통신사 매장이 아니라 오픈마켓과 같은 온라인 장터에서 자급제 폰으로 구입한 뒤 서비스에 가입하면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소비자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 이통사 지원금보다 자급제 폰 약정할인 부각

이런 인식은 작년 하반기 갤럭시노트8가 출시된 직후 약정할인율이 25%로 오르면서 생기기 시작했다. 이통사에서 단말기 구입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약정 할인을 받는 것이 소비자에겐 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갤럭시S9이 출시되면서 이 환경이 더 강화됐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갤럭시S8이 출시됐을 때에는 갤럭시노트7 리콜 이후 시장에서 가입자 유치전을 위한 우회 지원금 지급도 많았지만, 갤럭시S9 초기 시장에서는 통신사 간 지원금 경쟁도 거의 없다" 설명했다.

지원금이 많으면 자급제 폰보다 이통사 판매 단말을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은데 갤럭시S9이 출시되면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자급제 폰으로 이동한 고객층이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구매자가 주로 선택하는 월 6만원대 LTE 요금제로 약정할인 가입을 맺으면 2년간 통신비 할인 비용은 39만6천원이다.

문제는 이통 3사가 지급하는 단말기 구입 지원금은 모두 이보다 적다는 점이다.

당연히 약정할인 가입자 비중이 치솟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약정할인 가입을 할 때에는 자급제 폰이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플라자는 이달까지 삼성카드로 결제할 경우 최대 11%를 할인하고 예약판매가 아니더라도 급속 무선충전기 등의 사은품을 추가로 제공한다.

또 6월말까지 진행하는 중고폰 보상판매까지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급제 폰을 구입할 경우 기존에 통신사가 단말을 판매하는 것과 비교해 실제 값을 낮출 여지가 많다는 점도 주목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기기를 구입해 할부원금을 매달 통신비와 함께 납부하는 것보다 온라인몰에서 카드 무이자 할부를 통해 사면 할부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며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에서 스마트폰은 고가의 상품이라 기존 할인쿠폰으로 깎을 수 있는 금액도 커지고 마일리지 누적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직까지 이통 3사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분할상환수수료 5.9%를 내야하나 온라인몰의 자급제 폰은 카드 무이자 할부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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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 폰의 장점은 더 비싸지 않게 단말을 구매하면서도 가격 서비스 등을 고려해 알뜰폰까지 통신사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서비스 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