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염바이러스, 치료 물질·방법 찾았다

비강-뇌 경로로 약물 전달해 치료

방송/통신입력 :2018/04/01 12:00    수정: 2018/04/01 13:00

치료제가 없는 뇌염바이러스에 대해 혈액이 아닌 코를 통해 투입하는 치료 물질이 발견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상경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연구팀과 쿠마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뇌염바이러스에 대한 siRNA를 비강-뇌 경로로 전달해 질병을 치료하고, 면역반응 생성도 유도됨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siRNA는 세포 내에서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 유전자 발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일본뇌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등은 뇌에 감염돼 뇌막염, 뇌염을 유발하며 면역계가 약한 유아나 노인의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약물을 혈액을 통해 투여하려고 해도 뇌척수액과 혈액을 분리하는 장벽으로 인해 약물이 뇌까지 전달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뇌염이 유발된 동물에게 siRNA를 투입했다. 혈액이 아닌 비강을 통해 약물을 뇌에 전달하자 이미 뇌염이 진행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과가 있었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도 형성됐다. 바이러스가 치료된 뒤 2차 감염됐을 때 추가 치료제 없이도 자연 치유로 이어졌다.

뇌염바이러스의 감염과 치료에 의한 적응면역 생성 과정

비강-뇌 약물전달에는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마우스 위치 교정 장치가 사용됐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바탕으로 siRNA를 활용한 뇌과학 연구, 뇌질환 치료제의 효능 평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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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치료제가 전무한 뇌염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영장류 실험을 통해 머리의 위치, 약물 전달 장치를 최적화하고, 임상 적용 가능한 뇌 특이적 약물전달 방법을 연구하고자 한다”고 후속 연구 계획을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30일 국제 학술지 '셀 호스트&마이크로브'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4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