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보안 20년..."그룹사 표준 솔루션 최다 공급"

[강소기업이 미래다㉚] 소프트캠프

컴퓨팅입력 :2018/04/10 14:05    수정: 2019/01/10 13:48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1999년 설립... 2014년 12월 코넥스에 상장

기업 환경에서 데이터 손실에 따른 자산 피해와 개인정보 유출 배상책임이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 지능형지속위협(APT) 공격과 랜섬웨어 감염을 예방할 악성코드 대책마련이 시급해졌다. 악성코드가 조직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로 이메일과 인터넷 웹사이트 및 USB저장장치가 꼽힌다. 이걸로 전달되는 문서파일 속에 숨어 있는 악성코드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시장이 커지고 있다.

문서보안업체 소프트캠프가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회사는 1999년 설립돼 문서보안에 특화한 기술력을 강화하면서 국내 정보유출방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왔다. 문서 디지털권한관리(DRM), 모바일 DRM, 엔드포인트 영역별 DRM, 문서 중앙화, 웹보안, 키보드보안, 공용PC관리 제품 등 내부정보유출방지 제품을 집중 공급해 왔다.

소프트캠프는 국내 금융권 및 일반 기업 시장에 그룹사 표준 정보유출방지 솔루션 공급 사례를 보유한 문서보안 전문업체로 자리잡았다. 2014년 12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해 2017년 매출 1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일본 시장 입지 확대와 다른 해외 지역 판로 개척에 나섰다. 그 행보의 중심에 악성코드를 품은 문서파일, 즉 악성문서를 잡는 '문서무해화(CDR)' 솔루션이라는 외부유입파일관리 기술이 있다.

■ 문서DRM 등 5개 분야가 주력...대기업과 금융 시장 위주 공략

소프트캠프는 운영체제(OS) 커널수준 보안기능을 수행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문서DRM, 영역DRM, 문서중앙화, 외부유입파일관리, 공용PC관리 등 5가지 분야 제품으로 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자동차, KT, LG, 신세계, 한화그룹 등 대기업 그룹사와 하나금융그룹,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등 금융지주사, 이외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국내 400여곳, 일본에 100여 고객을 뒀다.

소프트캠프 주요 사업분야

배환국 소프트캠프 대표는 "국내 문서보안 솔루션 업체 가운데 우리는 주로 대기업과 금융 시장에서 움직여 왔는데, 그룹사 표준솔루션 도입으로는 우리 사례가 최다일 것"이라며 "계열사간 데이터 이동시 암호화를 유지한 상태로 주고받아야 하기때문에 단일 제품을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서DRM 제품은 '도큐먼트시큐리티'다. PC, 서버, 맥, 웹, 외부저장장치, 노트북 등 환경을 지원한다. 여러 기기 환경에서 전자문서를 암호화하고 사용자 인증과 권한을 제어하는 솔루션이다. 소프트캠프는 '도큐먼트시큐리티'가 국내 시장에서 동종 솔루션 대비 금융권과 대기업 그룹사 도입사례가 가장 많다고 자부하고 있다.

영역DRM 제품은 'S워크'다. PC 가상화 기술로 일반 사용자 공간과 격리된 보안작업환경을 구현한다. 전자문서, 설계도면, 개발소스 등 일반 문서타입뿐아니라 다양한 비정형데이터유출을 방지하는 솔루션이다. 소프트캠프는 이 솔루션에 인터넷과 같은 외부위협으로부터 격리하는 쪽의 기능을 강화해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문서중앙화 제품은 '맥시온'이다. 업무데이터를 중앙 저장소에 집중화하고 통합 관리한다. 페이퍼리스 환경과 문서 협업을 위한 업무효율화 체계를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문서를 중앙화하는 기존 전사 콘텐츠관리(ECM) 또는 문서관리시스템(EDMS)과 연동할 수 있고, 기존 시스템 없이 클라우드스토리지 환경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공용PC관리제품은 'PC키퍼'다. PC키퍼는 시스템에 설치된 OS 및 애플리케이션과 저장된 데이터 등을 보호하고 유사시 복원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실수나 고의적 조작에 의한 시스템 변경, 고장, 자료유실을 방지한다. 1999년 회사설립과 동시에 국내에 출시한 이래 현재까지 약 20년간 초중고교 1만곳 이상에 공급됐다. 같은기간 일본수출도 계속돼 누적 고객사가 수천에 달한다.

소프트캠프 2015-2017년 수출액 추이

도큐먼트시큐리티, S워크, 맥시온, 3가지 솔루션은 기업의 내부에서 밖으로 발생하는 정보유출 방지 역할을 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런데 나머지 하나인 외부유입파일관리 제품은 좀 다르다.

외부유입파일관리 제품은 지난 2013년 출시된 '실덱스'다. 실덱스는 악성코드를 품은 채 인터넷, 이메일, USB저장장치로 유입되는 외부 문서를 CDR기술로 정제한다. 악성문서파일로 시작되는 랜섬웨어 감염과 APT공격을 막는 솔루션이다. 한국뿐아니라 일본에서도 이 솔루션을 주력삼아 전반적인 사업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회사의 연매출에서 일본 비중은 10% 가량으로, 전년대비 늘어난 상태다.

■문서 무해화 솔루션 '실덱스'로 새로운 도약...중동, 태국 등서 호응

소프트캠프 설명에 따르면 실덱스는 솔루션에 탑재된 CDR엔진으로 문서구조 분석을 수행한다. 원래 문서에서 검증된 요소만 추출해 그 형식과 내용을 온전히 유지한 채 안전한 파일로 재구성한 뒤 들여보낸다. 이 과정은 문서 포맷 확인, 구조 분석, 구성요소 추출 및 검증, 재구성 및 검증 단계로 진행된다. 콘텐츠가 정상적으로 추출되지 않는 파일은 반입을 차단하고 관리자에게 알림을 보낸다.

소프트캠프 측은 실덱스가 일반 악성코드 탐지와 달리 문서형태 악성코드 대응에 최적화돼 있고, 신규 악성코드나 제로데이 취약점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망분리 환경 보안을 강화하고 업무 연속성을 보장하며, 기존 APT 대응솔루션과 백신과 달리 행위분석 인프라나 패턴분석 DB 유지관리에 드는 자원소모 및 성능저하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캠프 CDR 기술 소개

소프트캠프는 회사 설립 첫해 출시한 PC키퍼를 한국과 일본 시장에 모두 안착시켰지만, 향후 전략상 실덱스로 얻을 실익이 더 클거라 기대 중이다. 일본에서 지난해까지 실덱스 공급실적은 50건이었다. 소프트캠프는 지난해 현지 파트너와 손잡고 제품명을 딴 합작사 '실덱스주식회사'를 만들어 이 솔루션 사업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솔루션에 적용된 보안 기술력과 해외 시장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배환국 대표는 "3년전 실덱스 솔루션을 선보인 일본 전시회에서 한 이스라엘 회사도 CDR 솔루션을 들고 나온 걸 봤는데, 당시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 가진 경쟁사와 마주칠 거라고 예상을 못해 서로 놀랐다"면서 "현지에서 그쪽과 경쟁하고 있는데 올해 우리의 현지 사업경험을 살리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덱스는 일본에서 사카도시청을 비롯해 일본 지자체 수십곳에 구축돼 일본 무해화 시장을 공략 중이다. 소프트캠프는 올해 일본 지자체 1천800개 중 30%와 교육기관, 일반기업으로 실덱스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지에 구축한 파트너 영업채널을 활용해 교육보안시장과 기업시장으로 판로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오는 2020년 동경올림픽을 앞두고 공공기관 정보보안 강화 예산이 확보돼 있어 현지 시장과 지자체 수요에 맞춘 기능개선과 제품 최적화가 주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캠프는 실덱스로 일본뿐 아니라 다른 해외 시장 문도 두드리고 있다. 종교갈등 등으로 이스라엘 제품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중동에서 CDR기술로 보안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달(3월) 6~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 국립전시장의 IT솔루션 전시회(ISNR)에서 실덱스를 시연했는데 이미 현지에 CDR 개념이 보급돼 있어 호응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또 태국과 대만에선 본격적인 사업을 위한 파트너 업체를 각각 1곳씩 확보했고 점차 접근할 시장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해외 지역에는 클라우드 방식 서비스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소프트캠프 해외진출 구상

배 대표는 "여러 제품을 갖고 일본 시장 문을 두드려 보니,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국산화해 해외서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제품은 수출이 힘들지 않나 싶더라"며 "한국 SW회사가 해외 나가려면 국산화는 별로 의미가 없고, 세계적으로 좀 새로운 제품을 내놓거나 이머징 마켓을 지향해야 먹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는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에 다른 접근을 취한다. 국내 시장에선 기존 솔루션 가운데 문서중앙화 기능과 역할을 보강하고 문서관련 플랫폼을 제공하는 신제품도 추가해 나갈 방침이다. 문서중앙화 솔루션은 중소기업의 영업비밀 보호와 기술탈취 대응을 돕는 역할을 하도록 보강한다. 문서보안솔루션에 추가 보안기능을 제공하는 신제품 출시와, '문서' 개념 자체를 확장해 메일보안 사업도 검토 중이다.

■ 설립때부터 수출지향…"일본부터 잡겠다"

소프트캠프는 문서를 더 안전하게 활용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SW 및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기업의 업무 중심인 '문서'의 개념적 범주를 넓히고, 문서 자체의 역할을 확장하고, 문서 활용과 관련된 정보의 추적성을 강화하는 '인텔리전스'를 제공하겠다는 메시지다. 이런 방향으로 국내서 기존 고객을 계속 만족시키고 새로운 서비스로 더 많은 고객층을 확보할 방침이다.

소프트캠프는 국내서 더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영업에서 파트너 업체를 통한 영업 강화를 꾀하고 있다. 파트너를 통해 금융권과 대기업을 넘어 중소기업,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업 시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서는 일본지사 '소프트캠프재팬'을 통해 기존 제품을 지속 공급하고, 현지 파트너 합작사 '실덱스주식회사'를 통해 실덱스 사업에 주력한다.

다만 회사는 미국 시장 접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거대한 시장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미 접근성과 효율 면에서 유리한 일본이라는 시장에 큰 기회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예 미국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단 일본 지역의 성과를 발판삼아 다른 지역 시장으로 확장하는 접근을 취하기로 했다.

배 대표는 세계 SW시장에서 미국이 50%, 유럽이 30%, 일본이 10%를 형성한다고 본다. 그가 다른 여러 지역 문을 두드리겠다면서 미국은 우선순위에 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 시장의 타이밍을 제대로 맞춰 움직여야 하는데, 회사 상황상 미국은 지금 때가 아니란 판단에서다. 지역적인 거리나 시장의 밀도 등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척박한 환경에 견딜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소프트캠프가 구상하는 실덱스 솔루션 수출전략

배 대표는 "중동뿐아니라 동남아, 유럽, 미국 시장에 들어갈까 생각도 있지만, 미국 특정 지역에 사무실 냈다고 해도 전미 수요를 커버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건 미국진출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우리는 밀도가 훨씬 높은 일본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1, 2위, 잘 봐도 3위에 들어야 한다"며 "그렇게 안착하고 수익을 낸 다음에야 다른 곳에서 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 배 대표 "정통 SW만들고 싶어 창업"..."깨닫는 사람이 좋은 인재"

배환국 대표는 중앙대와 중앙대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과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사학위를 받고나서 1995년부터 1998년까지 '미래산업'이라는 회사에 다녔다. 회사가 상장한 뒤 진행된 사내 신사업공모 과정에서 그가 제안한 '검색엔진' 사업이 채택됐다. 그는 1999년 시작한 '라이코스코리아'의 서비스 준비 단계에 참여했다.

배 대표는 1998년 7월까지 미래산업 SW개발실 SW개발자 업무를 맡다가 라이코스코리아 법인 개발실 개발팀장으로 1999년 6월까지 일했다. 그런데 그에게 라이코스코리아 서비스 사업은 '이상하게 재미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1999년 7월 1일 라이코스코리아 서비스가 오픈한지 3일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2주도 채 안 된 1999년 7월 15일, 소프트캠프를 설립했다.

소프트캠프는 1999년 설립이래 2004년까지 공용PC관리제품 PC키퍼, 문서DRM제품 도큐먼트시큐리티, 키보드보안제품 시큐어키스트로크 등을 출시하고 디지털이노베이션대상 정보통신부장관상 수상 및 중소기업청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 업체가 됐다. 2005년부터 2010년 사이에는 중소기업청 기술혁신 이노비즈 우수기업, 지식경제부 신성장동력 우수기업에 선정됐고 일본 문서DRM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11년엔 문서중앙화 솔루션 맥시온을 출시하고 일본에서 가상디스크 접근통제시스템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2012년 미국과 일본에서 커널영역 키보드보안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2013년 CDR솔루션 실덱스를 출시했고 2014년 코넥스시장에 상장했다. 2015년 SW산업발전유공자포상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 IT융합기업인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고 CDR솔루션 GS인증을 획득했다. 2016년 산자부 산업보안대상을 받고 PC가상화솔루션 S웍스FX를 출시했다. 2017년 사무실을 판교로 이전하고 일본에 CDR 올인원 솔루션을 들고 진출했다.

소프트캠프 연혁

2018년 4월 현재 소프트캠프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주요 분야 DRM 솔루션과 CDR 파일무해화 솔루션을 통해 기업 정보유출 위협을 막는 보안업체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 대기업, 금융권, 공공기관 등 3천여개 고객사가 회사 제품을 도입했다.

배 대표는 약 20년전 창업을 결심한 배경을 묻자 "(검색서비스는) SW기술보다 미디어에 가깝게 느껴졌고 나는 정통 SW사업을 해 보고 싶어, 라이코스코리아 쪽을 그만두고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던 후배들과 같이 다른 회사를 만들었던 것"이라며 "대학원에서 인공지능을, 세부전공으로 인공생명을 전공했는데, 우리 솔루션이나 서비스 어딘가에도 인공지능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전공분야인 인공지능은 산업계의 화두일뿐아니라 그의 '인재상'과도 얽혀 있는 키워드였다. 배 대표가 생각하는 좋은 인재는 어떤 사람이냐는 물음에 그는 '깨달음'을 언급했다. 깨닫고, 행하고, 배우고, 익힌다, 4가지 덕목을 나타내는 '각행학습'이라는 말이 있는데, 4가지 다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일단 출발점인 깨달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깨달음이 요즘말로는 '창의'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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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대표는 "인공지능이 어느날 갑자기 '바둑은 이만하면 됐으니 체스를 해보자' 하지 않는다"며 "자신에게 부족한 것, 뭔가 새로운 것, 뭘 해야한다는 동기, 이런것을 알 수 있으려면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깨달음을 넘어간 나머지 단계는 동물도, 인공지능도 할 수 있지만, 깨달음 자체는 사람의 고유한 능력이고 인공지능은 가장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환국 소프트캠프 대표

또 "깨달은 다음은 직접 행동해 비용을 치르고 결과를 확인하는 단계"라며 "성과를 얻든 못 얻든, 해냈다면 뭐가 된다는 점을, 못 했다면 어때서 안됐다는 걸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지 못하고 핑계를 대거나 엉뚱한 탓을 하고 넘어가면 학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배운 것이 있다면 그걸 익혀서 점차 더 잘 해 가는 사람이 좋은 인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