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배상금 소송…팀 쿡 안 나온다

5월 속개…양사 임원-업계 전문가 총출동

홈&모바일입력 :2018/04/24 09:10    수정: 2018/04/24 11:0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1차 특허소송 파기 환송심이 오는 5월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시작된다. 배상금 산정을 위한 이번 재판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조너선 아이브는 출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23일(이하 현지시간) 5월 14일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시작될 재판의 증인 명단을 제출했다고 미국 씨넷이 보도했다.

증인 명단에는 업계 전문가와 두 회사 핵심 경영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하지만 애플의 CEO인 팀 쿡과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는 명단에서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디자인 특허 배상금 재산정을 위한 소송이 열리게 될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사진=씨넷)

■ 애플 디자인 구루 조너선 아이브도 증인 명단서 빠져

이번 재판은 디자인 특허 등이 쟁점이 된 삼성과 애플의 1차 특허소송 파기 환송심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016년 12월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제품 전체 이익 상당액을 배상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과 함께 사건을 하급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사실상 삼성의 주장을 수용한 판결이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구체적인 배상액은 하급법원이 다시 논의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재판은 대법원 결정에 따라 삼성이 애플 디자인 특허 침해로 배상해야 할 금액이 얼마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다.

이번 재판의 근거 조항은 미국 특허법 2189조다. 특히 이 규정 중 ‘제조물품(article of manufacture)’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는 것이 핵심 쟁점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재품에선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을 전망이다.(사진=씨넷)

삼성은 특허권 침해의 대상이 된 제조 물품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디자인 특허 침해는 사실상 스마트폰 전체 가치를 훼손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애플 측에선 조너선 아이브 대신 디자인팀 수석 책임자인 리처드 하워스가 증인으로 나설 계획이다. 하워스는 이번에 쟁점이 된 둥근 모서리를 비롯한 애플 디자인 특허 공동 개발자 중 한 명이다.

하워스와 함께 제품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그렉 조스위악도 증언대에 설 예정이다. 아이패드 출시 등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조스위악은 애플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라고 씨넷이 전했다.

이 외에도 애플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수잔 케어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수잔 케어는 ‘해피 맥’과 휴지통을 비롯해 매킨토시의 초기 아이콘을 만든 인물이다.

팀 쿡과 조너선 아이브 대신 증인으로 출석할 그렉 조스위악 부사장. (사진=씨넷)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토론토대학 컴퓨터과학과 래빈 바라크리쉬난 교수를 비롯해 산업디자인 전문가인 알란 볼, 회계 및 손해분석 전문가인 줄리 데이비스 등도 애플을 위해 증언할 계획이다.

또 애플의 재고담당 부사장인 토니 블레빈스는 제품 및 공급망, 재고 관리 등에 대한 증언을 할 예정이다.

■ 삼성은 저스틴 데니슨 부사장이 핵심 증인

삼성 쪽에선 미국법인의 저스틴 데니슨 모바일 제품 전략 담당 부사장이 나선다. 데니슨 부사장은 삼성의 ‘홀리스틱 디자인’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홀리스틱 디자인이란 단순히 상품 차별화 수준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고객 접점까지 포괄적으로 참여해 브랜드 차원의 종합 가치를 창출하는 디자인 방식을 의미한다.

데니슨 부사장은 홀리스틱 디자인 관점에서 삼성 제품이 얼마나 고객 친화적인지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런 설명을 통해 쉽게 분해하고 재조립할 수 있는 점 덕분에 고객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부각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드루 블랙카드 제품 마케팅 담당 부사장도 공격수로 나선다. 블랙카드 부사장은 삼성 기기의 어떤 부분에 애플 디자인 특허가 사용됐는지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블랙카드 부사장 역시 고객들이 쉽게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삼성 스마트폰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에 대해서도 증언할 예정이다.

저스틴 데니슨 삼성 부사장. (사진=삼성 뉴스룸 영상 캡처)

또 기업디자인센터의 김진수 부사장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김진수 부사장은 이번 재판의 쟁점이 된 삼성 스마트폰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다.

씨넷에 따르면 김진수 부사장은 삼성의 디자인 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삼성이 고객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디자인을 어떻게 추구하고 있는지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 역시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도 다수 증인으로 제출했다. HP디자인 부사장 출신인 신시내티대학 샘 루슨트 교수는 ‘제조물품성’을 어떻게 규정할 지에 대해 증언할 계획이다. 또 마이클 와그너는 삼성의 이익과 배상해야 할 액수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들 외에도 삼성의 마케팅 과학 및 전략분석 책임자인 팀 베너와 디자인 전문가 피터 브레슬러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피터 브렉슬러는 1심 재판 때 애플 증인으로 출석했던 인물이다.

삼성은 또 아이폰 제품 마케팅 관리자 출신인 스티븐 싱클레어와 함께 애플 임원들인 블레빈스, 하워스, 조스위악 등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