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PC 내세운 레노버, 국내서는 여전히 PC 제조사

VR·AI 스피커 모두 국내 출시 불투명

홈&모바일입력 :2018/04/25 16:31    수정: 2018/04/25 16:35

레노버가 글로벌과 국내 PC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에서는 대만 제조사에 밀리고 프리미엄 제품은 신뢰성과 내구성에 의문을 갖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홈과 AI 스피커, VR 헤드셋 등은 국내 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 세계 1위 HP에 내 주고 국내 시장서도 밀려

레노버는 2013년 HP에서 뺏어왔던 전 세계 PC 시장 1위 자리를 2017년부터 다시 내줬다. 지난 11일 시장조사업체 IDC의 PC 출하량 집계에 따르면 올 1분기 HP는 1억 3천676만 대, 레노버는 1억 2천305만 대를 팔았다. 또다른 업체 가트너 역시 PC 출하량 점유율에서 HP가 우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레노버는 올 초 배터리 폭발 우려로 씽크패드 X1 카본 5세대 제품을 리콜하기도 했다. (사진=씨넷)

국내 시장조사업체 자료를 종합하면 현재 레노버 노트북의 시장 점유율은 톱5 바깥으로 밀려났다. 레노버의 주력 상품이었던 아이디어패드는 에이수스와 레노버 등 대만 제조사 제품에 크게 밀리고 있다. 두께와 무게 등 휴대성을 중시하는 13인치 시장에서는 LG전자 그램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업인 씽크패드 X1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레노버가 내세우는 고성능·고품질에 걸맞지 않게 신뢰성과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올 초에는 씽크패드 X1 카본 5세대 일부 제품에서 조립 공정상 결함으로 인해 배터리 과열 문제가 불거졌다. 과거 IBM 시절부터 씽크패드를 구입하던 마니아들이 다른 제품으로 돌아서는 일도 흔하다.

■ 한국레노버 "이제는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25일 서울 강남 잼투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는 "시장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PC와 태블릿, 혹은 PC와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합치면 개인용 기기 시장에서는 레노버가 1위다"라고 반박했다.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는

또 "레노버가 가격 대비 성능, 다시 말해 '싸게 판다'는 이미지도 있다. 그러나 대학생 등 젊은 층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큰 자산이기도 하다.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 불만이 많은 서비스나 품질 면에서도 개선하려 노력중이다"고 설명했다.

■ "PC 이외 스마트 기기 국내 출시 여부 불투명"

한국레노버는 이날 VR 헤드셋과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스마트 스피커 등 다양한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강용남 대표 역시 "레노버가 PC 전문 회사라는 이미지를 가진 소비자도 많지만 사실 매우 지능화되고 다양화된 플랫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중이다"라고 설명했다.

PC용 VR 헤드셋인 레노버 익스플로러의 국내 출시 우선 순위도 뒤로 밀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이날 공개한 스마트 디스플레이와 스마트 스피커는 정작 국내 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강용남 대표는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IoT 기기와 연동이 필요한데 구글 어시스턴트를 제공하는 구글과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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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용 VR 헤드셋인 레노버 익스플로러도 일러야 올 하반기 이후 출시될 전망이다. 한국레노버가 PC용 헤드셋 대신 단독형 VR헤드셋인 미라지 솔로를 우선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강용남 대표는 "미라지 솔로와 PC가 반드시 필요한 레노버 익스플로러를 동시에 내놓을 경우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레노버 익스플로러 출시는 미라지 솔로 다음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한국레노버는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PC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