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눈 뜬 PC 게이머들, 헤드셋에 눈 돌렸다

오버워치·배틀그라운드 등으로 소리 중요성 커져

홈&모바일입력 :2018/05/15 16:52    수정: 2018/05/15 17:33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 게임 등으로 시작된 PC 매출 상승세가 PC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등 핵심 하드웨어를 지나 주변기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보다 빠른 입력 속도와 내구성을 위해 고성능 키보드와 마우스를 교체한 이들의 종착지는 가상 7.1채널 등 입체음향을 지원하는 게임용 헤드셋이다.

■ FPS 게임에서 부각되는 소리의 중요성

배틀그라운드나 오버워치 등 FPS 게임의 승패에는 소리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사진=펍지)

게임을 구성하는 양대 요소로 영상과 음향을 들 수 있다. 특히 FPS(1인칭시점슈팅) 게임에서 소리는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상대방이 뛰어오거나 부딪히는 소리, 혹은 다른 플레이어에게 쏜 총소리 등 여러 소리를 정확한 방향에서 들려주는 헤드셋이 필요하다.

소리만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면 화면에 보이는 지도와 이를 조합해 총격을 피하는 것이 가능하다. 더 운이 좋다면 숨어서 저격중인 다른 플레이어의 허를 찌를 수 있다. 물론 정확한 마우스나 키보드 컨트롤과 민첩한 손놀림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대부분의 저가 헤드셋은 두 가지 면에서 게이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먼저 주위 소음이 그대로 들리는 오픈형 구조로 게임 몰입도가 떨어진다. 또 소리가 들리는 방향이 정확하지 않아 위치 파악도 쉽지 않다.

■ "게임용 헤드셋, 매년 성장중"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게임용 헤드셋 시장도 성장중이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는 "2016년 이후 연도별로 헤드셋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중이며 방학 시즌인 7·8월,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헤드셋 매출이 정점에 오른다"고 분석했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7.1채널 헤드셋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을 기준으로 방학과 연말을 앞둔 12월에는 3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고 지난 4월의 판매량은 최고치인 3.7배 이상으로 뛰어 올랐다.

판매 금액도 12월에 2.7배, 지난 4월에는 3배를 기록했다. 단순히 소리만 들려주는 헤드셋보다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가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음향 기능에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이 음성채팅과 가상 7.1채널 헤드셋을 구입하고 있다는 증거다.

■ 게임 주변기기·오디오 업체 모두 "게이머 잡아라"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서 게임 액세서리 업체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오디오 업체도 게임용 헤드셋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오디오 업체는 강점으로 꼽히는 안정된 소리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소리를, 게임 액세서리 업체는 게임에 특화된 음향을 바탕으로 입체음향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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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시리즈 아크티스 프로+게임댁.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 가능하다. (사진=스틸시리즈)

젠하이저가 지난 달 출시한 GSP600·GSP500은 FPS 게임에 최적화된 가상 7.1채널 헤드셋이다. 게임 음향효과에 자주 쓰이는 중저음을 강화했고 상대편 팀이나 같은 팀원들에게 음성을 보다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는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를 탑재했다. 두 제품 모두 가격은 30만원 이상이다.

게임용 주변기기 업체 스틸시리즈도 같은 시기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 가능한 아크티스 프로 헤드셋 라인업을 국내 출시했다. 40kHz까지 재생 가능한 진동판과 24비트, 96kHz 디코딩이 가능한 USB 외장 사운드카드인 게임댁을 결합한 최상위 제품은 2채널 헤드폰에서 입체음향을 재현 가능한 DTS 헤드폰X도 즐길 수 있다. 이 제품 역시 정가는 3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