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F1 혼이 담긴 르노 '클리오'

민첩한 핸들링 갖춰...ADAS 부재는 아쉬워

카테크입력 :2018/05/16 12:28

“클리오에 탑재된 1.5 dci 디젤 엔진은 르노의 F1 기술이 접목됐습니다.”

르노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CLIO)의 파워트레인을 담당한 세바스띠앙 브라카르 파워트레인 개발수석 엔지니어가 15일 강원도 강릉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전한 말이다.

클리오는 지난해 서울모터쇼 부스에 자리잡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클리오가 지난해 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르노삼성차 내 리더십 변화 등을 거치면서 클리오의 출시가 자연스럽게 연기됐다.

출시 전까지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은 클리오는 이달부터 국내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젠(ZEN) 트림이 1천990만원, 인텐스가 2천320만원에 판매돼 유럽 지역보다 약 1천만원 저렴한 가격대를 갖췄다.

이날 미디어 시승회 코스는 강릉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부터 하슬라 아트월드까지 편도 62.7km로 이뤄졌다. 고속주행, 핸들링, 코너링, 멀티미디어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한 코스라는 것이 시승을 진행한 르노삼성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르노 클리오 (사진=르노삼성차)

■핸들링 반응 속도 빠른 소형 해치백

르노 클리오의 차체 크기는 전장 4천60mm, 전폭 1천730mm, 전고 1천450mm, 축거(휠베이스) 2천590mm로 전형적인 소형 B세그먼트 해치백이다.

클리오에 탑재되는 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은 QM3에 활용됐던 것과 같다. 최고출력 90마력(4000RPM 도달시), 최대 토크 22.4kg.m(1750~2500 RPM 도달시)다.

엔진 자체적으로 수치상 부족해보일 수 있지만, 이 엔진은 QM3보다 클리오에 더 잘 어울린다. 초반 가속은 2%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엔진 회전수가 약 2천RPM에 이를 때 안정적인 고속 주행 성능을 이끌어낸다.

클리오가 내세울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는 코너링이다. 급격한 경사의 헤어핀 구간이나 급커브 구간에도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스티어링 휠 그립감도 괜찮은 편이다. 경쾌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환영할 만하다.

넓은 A필러 시야를 갖춘 르노 클리오 주행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디넷코리아가 이용한 클리오 시승차가 강릉 내 급격한 경사 헤어핀 구간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르노삼성차 제공)

■에어컨 틀고 다니니 연비 15.9km/l

중간 휴식지인 하슬라 아트월드부터 스카이베이 경포호텔까지 클리오의 주행 연비를 살펴보기로 했다. 짧은 거리지만, 클리오의 실용성을 파악해볼 수 있는 기회다.

7인치 크기 클리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한켠에 자리잡은 온도계를 살펴보니, 섭씨 30도를 가리켰다. 이날 기자 뿐만 아니라 현장에 참석한 르노삼성차 직원들조차 땀을 흘릴 정도로 날씨가 무더웠다. 이 때문에 에어컨 온도를 낮게 설정하고 바람세기를 무려 3단 이상 설정하고 주행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차가 밝힌 르노 클리오의 정부 공인 표준 연비는 17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연비 17.7km/l, 도심 16.8km/l, 고속도로 18.9km/l다.

전체적인 시승 흐름은 차량의 성능을 파악하는데만 주력했다. 도로 내 규정 속도를 최대한 맞추면서 가속성능, 추월 가속 성능, 제동 능력등을 고르게 살펴봤다.

그 결과, 클리오 클러스터 상에 나온 연비는 15.9km/l다. 복합연비보다는 못 미치지만, 조금 더 오래 주행하면 르노삼성차가 제시한 연비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날 다른 기자들의 연비를 살펴본 결과 17km/l대를 기록한 기자들도 꽤 있었고, 19km/l대를 기록한 기자도 있었다.

온카 스마트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결된 르노 클리오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포테인먼트 차별화 시도, ADAS 부재는 아쉬워

르노 클리오에는 ‘스마트 커넥트 II' 시스템이 들어간 7인치 디스플레이가 센터페시아 부근에 있다. 이 센터페시아를 통해 차량 설정, 내비게이션 설정, 후방 카메라 실행 등을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클리오 내에서 토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온카’를 즐길 수 있다.

국내 기업 유브릿지에서 개발한 ‘온카’는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경쟁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스마트폰 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을 차량 디스플레이에 띄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음악이나 다른 스마트폰 콘텐츠를 띄울 수 있는 풀 미러링 기능이 있고, 스마트폰 내 민감한 콘텐츠 투여를 방지하는 사생활 보호 기능이 마련됐다.

르노삼성차 직원의 도움을 받아 온카 테스트를 해봤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데 필요한 시간이 단 10초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고, 시스템 반응속도가 스마트폰을 누르는 것처럼 빠르게 반응한다. 카카오내비나 T맵 등의 어플리케이션도 깨끗하게 보인다.

클리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T맵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을 연동시켜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클리오는 심지어 T맵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지도 정도 데이터를 활용해, 순정 내비게이션에서도 빠른 길안내를 유도할 수 있다. 이 역시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유저 대상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클리오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소비자 확대에 나설 준비를 했지만, 차선이탈경고시스템 등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부재는 아쉽다. 적어도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만 탑재되더라도 운전자와 탑승객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데, 클리오는 이점이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클리오는 또 자동주차보조시스템이 빠졌다. 이 시스템이 실행되는 버튼은 원해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오른편에 자리잡는데, 우리나라 판매 차량에 이 사양이 빠지면서 해당 버튼 자리에 AUX 단자와 USB 포트가 자리해 있다.

르노 클리오 뒷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르노삼성차는 앞으로 수입 판매하는 차종에 프랑스 르노 엠블럼을 달고, 국내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에 르노삼성 고유 태풍 엠블럼을 부착시키는 투 트랙 전략을 진행한다. 클리오도 이 전략의 일환으로 판매되는 차종 중 하나다.

F1 기술이 접목된 클리오가 국내에서 성공할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아직 클리오가 왜 국내 시장에서 필요한지에 대한 르노삼성차의 자체 마케팅과 고객 설득 방침이 부족하다. 이미 수많은 편의장치와 안전사양이 탑재되고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 트렌드를 클리오가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르노삼성차는 클리오의 가능성을 믿는 분위기다. 1천만원대의 가격과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수입 소형 해치백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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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르노 클리오 시승] ‘펀 드라이빙 해치백', 강원도 강릉에서 몰아보니(+클리오 T맵 연동*온카 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