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헤드셋 '오큘러스 고' 사용기..."무겁지만 화질 굿"

페이스북 커넥트 가상현실 체험 행사 눈길

인터넷입력 :2018/05/31 18:23

국내에서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가 제작한 최초 독립형 VR(Virtual Reality) 헤드셋 ‘오큘러스 고’를 사용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페이스북코리아는 31일 서울 신사동 K현대미술관에서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 행사를 열고 오큘러스 고를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를 운영했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페이스북코리아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인스타그램·오큘러스의 최신 기능과 도구를 직접 이용해볼 수 있도록 기획한 행사다.

행사에서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오큘러스 고에 대해 “기존에는 VR 기기를 선으로 연결해 사용하거나 휴대폰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오큘러스 고는 세계 최초로 공개된 독립형 기기다”며 “라이브 이벤트를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는 소셜한 경험을 할 수도 있고, 직접 만들고 편집한 콘텐츠를 공유해 가깝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도 이날 직접 오큘러스 고를 체험해보고, 현장에서 오큘러스 고를 직접 이용한 사용자들에게 체험 소감을 들어봤다.

이용자들 "화질 선명하나 생각보다 무거워"

이날 행사장 1층과 2층에 마련된 오큘러스 고 체험 부스에는 오큘러스 고를 머리에 쓴 이용객들이 리모콘을 한 손에 쥐고 이리저리 휘두르는 장면이 펼쳐졌다. 인근에 거주하는 학생에서부터 행사를 즐기기 위해 지방에서 기차를 타고 달려온 사업가까지 오큘러스 고를 이용하기 위해 부스로 몰려들었다.

이용자들은 체험형 애니메이션 ‘코스터 컴뱃(Coster Combat)’이나 3D 게임 ‘스트레인저 띵스(Stranger Things)’ 등 다양한 앱을 선택해 오큘러스 고를 체험했다.

오큘러스 고의 해상도는 538ppi, 2560x1440 WQHD이며 본체는 머리에 쓰는 방식으로 착용한다. 기기 충전은 본체에 케이블을 연결해 이용할 수 있다.

리모콘은 메인 버튼 및 홈 버튼, 뒤로가기 버튼 총 3개의 버튼과 커서 보드로 구성돼 있다. 커서 보드를 손끝으로 이용해 작동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 리모콘을 휘둘러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기자가 오큘러스 고를 사용해본 결과 무엇보다 휴대폰용 VR 기기에 비해 선명한 화질이 강점이었다. 또한 기기와 안면부가 밀착돼 넓은 화각이 구현됐으며, 따로 음향 헤드셋을 쓰지 않고도 또렷한 음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가장자리로 갈수록 초점이 잡히지 않는 단점이 있어 초점을 맞추기 위해 고개를 돌려야 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오큘러스 고의 화질이 선명한 편인 것 같다고 밝혔다.

VR 게임에 관심이 많은 허승원 씨는 “오큘러스 고로 게임을 해봤는데, 해상도와 화질 면에서 만족한다”며 “다만 화면 주변부로 갈수록 초점이 잘 안 맞아 흐려보였다”고 말했다.

VR 기기를 처음 사용해본 권도원 씨는 “페이스북에서 행사를 한다기에 지방에서부터 올라왔다”면서 “게임이 재밌고 풍경이 입체감 있어 보여 좋다”고 설명했다.

기기 무게감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일부는 휴대폰용 VR 기기에 비해서는 무거웠고, 또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무거웠다고 밝혔다. 반면 이용자가 기기를 착용한 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시청하는 용도로 사용할 경우 불편한 점은 크게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허승원 씨는 “기존 휴대폰을 끼워서 사용하는 VR 기기보다는 무거운 느낌”이라며 “안경을 쓰고서는 볼 수 없어 불편했다”고 밝혔다.

이용자 A 씨는 "생각보다 오큘러스 고가 무겁진 않았다"면서 "가만히 앉아서 기기를 사용하기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오큘러스 고로 1천개 앱 사용 가능…인앱결제 방식

오큘러스 고로 각종 3D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넷플릭스 등 영상 플랫폼에서 영상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오큘러스 고로 이용할 수 있는 앱만 1천여 개에 달한다.

앞서 이달 초 개최된 페이스북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는 오큘러스 고를 공개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과 오큘러스는 향후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VR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지금까지 1천개의 앱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오큘러스 고는 독립형 기기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는 ‘스토어’를 보유하고 있다. 게임 및 영상 콘텐츠를 인앱결제 방식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용자 B 씨는 "여태까지는 내가 이동해서 즐기는 VR 콘텐츠가 많았다"며 “이번엔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귀신이 내게 다가오는 콘텐츠를 봤는데 너무 실감났다”고 표현했다.

허승원 씨는 “코스터 컴뱃이란 게임의 완성도가 꽤 높았다”며 "앞으로도 VR로 해석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 콘텐츠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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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국내엔 오큘러스 고 판매처가 없으며, 오큘러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 후 해외 배송으로 물건을 받아봐야 한다. 오큘러스 고 32GB 모델의 가격은 199달러(약 23만원), 64GB 모델은 249달러(약 29만원)이다.

페이스북 측은 당장 국내에 판매·유통망을 구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