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시대에도 전쟁 승패는 명예와 헌신에 달려"

김진형 경동대 초빙교수 1일 ‘스마트 사회 지도자 포럼’서 강연

컴퓨팅입력 :2018/06/01 16:27

“군대는 산업 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싸움 방식이 바뀌어 왔습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든, 농업혁명이든 모든 시대를 초월하는 군대 가치는 명예와 헌신입니다. 어떤 산업혁명이 이뤄지더라도 승리하는 국가의 원동력은 바로 이것입니다.”

1일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열린 제260회 ‘스마트 사회 지도자 포럼’에서 김진형 경동대학교 초빙교수는 이같이 말하며 명예와 헌신으로 대표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했다.

이날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초월하는 군대의 가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1일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열린 제260회 ‘스마트 사회 지도자 포럼’에서 김진형 경동대학교 초빙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해군사관학교와 해군참모대학을 졸업했으며, 해군 군수 사령관, 청와대 국가 위기관리 센터장을 맡은 바 있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군대를 말한다’라는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의병의 날에 군대를 주제로 얘기하게 됐다"며 "군 출신이 무슨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냐고 의아하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인 만큼, 그 싸움 방식도 1, 2, 3차 산업혁명과 절대 무관하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인용하며 “산업혁명이라는 것은 격변적이고 격렬한 현상이 아니라 혁명 이전부터 계속 진행돼 온 점진적이고 연속적인 기술 혁신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농업혁명부터 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군대 문화를 설명하며, 전 시대를 초월하는 군대 가치가 무엇인지 발표했다.

그는 그리스 시대 때의 아테네, 스파르타와 같은 폴리스에서는 자신들의 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연스럽게 군대가 조직됐다고 소개했다. “그리스 시대 때의 군대는 아무나 갈 수 없었다”며 “시민권자가 있는 정식 시민자만이 갈 수 있었고, 아고라에 모여서 토의하고 국가 정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도 군에 참전했던 사람들만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마시대의 로마제국은 의무를 먼저 행해야 귀족, 사회 지도층이 될 수 있었다”며 “로마제국이 2천 년 역사를 지탱할 수 있게 한 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철학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오블리주 노블레스’가 더 정확한 개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역사상 최강 군대로는 몽골 군대를 뽑았다. 그는 “몽골은 승리하면 반드시 대가가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승리 자체가 명예로 인식됐다”고 말했다. “몽골은 약 30km마다 우체국의 역할을 하는 역참을 둬, 승리로 인해 얻게 된 물자를 집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며 “배달 사고가 난 적은 없었으며, 역참 시스템으로 몽골 군대는 엄청난 속도 경영을 할 수 있었고, 더 강하게 싸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어떤 산업혁명이 이뤄지더라도 승리하는 국가의 원동력은 군의 명예와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모든 전쟁이 벌어지며, 앞으로 새로운 개념의 전쟁 양식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하지만 전쟁은 정신적, 문화적 가치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군인들이 국가에 가지는 명예로운 헌신이 모든 시대를 초월해 전쟁 승리를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명예로운 헌신은 “로마 시대 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얼마 전 영국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을 언급하며 “메건 마클이 던지는 부케는 결혼식이 끝나고 무명용사에게 헌화 됐는데, 이는 무명용사가 국가를 지탱하는 가장 소중한 군인의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또 명예란 "아무도 보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와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는 자세"라며 “가장 명예로운 군인은 이름도 성도 없이 국가를 위해 싸우다 죽은 무명용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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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은 무명용사에 대해 대우가 낮다고 지적했다. “6.25 전쟁에 참전한 외국 무명용사에게는 태극무공훈장을 다 줬는데, 우리나라 무명용사에게는 한 명도 태극무공훈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가와 국민은 명예로운 헌신을 하는 이들을 지속해서 관리해줘야 한다”며 “어떤 산업혁명이 이뤄지더라도 승리하는 국가의 원동력은 군의 명예와 헌신”이라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